소호·온라인/쇼핑몰로 일어서자

성공쇼핑몰 섹시로

주님의 착한 종 2007. 5. 4. 16:18

속옷 쇼핑몰 `섹시로`

 

품질은 기본, 익명성 보장 필수

취업정보 사이트인 파워잡(www.powerjob.co.kr)이 최근 남녀 직장인

83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23%가

‘인터넷 부업’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

인터넷 관련업이 직장생활과 병행할 수 있을 것이란 점,

최소비용으로 어느 장소에서든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 지적했듯이 모든 일을 직접 겪으면서 배우기엔 시간이

너무 짧다.

이미 진출한 창업자들로부터 소중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면 그만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인터넷 시장에선 희소가치가

높은 틈새시장이 끊임없이 생겨나고 융합한다.

이제 ‘미래의 부’는 인터넷을 통하지 않고는 움켜잡을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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옅은 잠이 스멀스멀 의식을 파고들던 새벽 2시.

켜켜이 자료들이 쌓여 있는 사무실 한 구석에서 ‘띠리리릭’ 휴대전화

벨 소리가 들려왔다. 40대 중반의 여성이 전화를 걸어 온 거였다.

이유는 간단했다. 속옷을 주문하려는데 도무지 결제가 안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곧이어 속옷 주문은 성상담으로 이어졌다.

 

그 여성은 남편과 ‘밤일’을 계획하던 중 말다툼이 벌어졌고 끝내

인터넷에서 속옷을 주문하면서 마무리하려던 참이었단다.

그렇게 여성이라면 쉽게 속내를 드러내기 어려운 ‘성 트러블’을

상품 주문과정에서 전화 상담자에게 토로하고 만 것이다.

그녀는 다음날 e메일로 자신이 품어왔던 고민을 처음으로 털어놓게

됐다며 고맙다는 글을 보내왔다.

인터넷 사이트 순위평가 업체인 랭키닷컴(www.rankey.com)에서 속옷

쇼핑몰 분야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섹시로(Sexyro.com) 이 기준(33)

사장이 얼마 전 겪은 일이다.

그는 속옷 구매 이유가 ‘밤일’ 때문인지 비슷한 사례가 가끔 일어

난다고 말한다.

쇼핑몰 자체가 성인 사이트를 연상하게 하지만 꼼꼼히 뜯어보면

섹시한 속옷을 보여주는 것 이외에 별다른 이상징후는 보이지 않는다.

 

쇼핑몰 이름을 ‘섹시로’로 지은 이유는 간단하다.

검색 사이트 인기 키워드 가운데 ‘섹시’가 단연 으뜸을 차지했기 때문.

아무래도 인기 키워드를 딴 쇼핑몰이라면 네티즌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예상이 적중했는지 ‘섹시로’는 시장 진입에 당당하게 성공했다.

이 사장의 마케팅 방식이라야 고작 검색 사이트에 등록한 것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섹시로는 단순한 아이디어만으로 나름대로 짭짤한 수익을 거둔 셈이다.

상품 이미지 실물 보듯 다양하게 시각화
이 사장은 한성대 영문학과를 나왔다.

이미 1999년부터 인터넷 사업에 뛰어들어 쏠쏠한 재미도 본 경험이

있다. 그는 지금도 서울 구의동 테크노마트 벤처타운에 있는

(주) C019에서 사이버 캐릭터 기획과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투잡스족’인 것이다.

지난 2001년 3월부터 이 사장은 자유인이 되고 싶었다.

자신만의 고유한 개성을 찾을 수 있는 인터넷 창업을 꿈꾼 것이다.

그러던 중에 대학 재학 시절 아르바이트를 하던 속옷 제조업체가

생각났다. 몇몇 업체 사장과는 오래 전부터 인연을 맺어온 터였다.

이때부터 제조업체를 돌아다니며 섹시한 팬티와 슬립, 망사 스타킹

등의 틈새 상품을 고르기 시작했다.

상품을 고른 뒤에는 도·소매상이 밀집해 있는 반포시장이나 남대문

시장 등을 기웃거리며 부지런히 시장을 뒤져봤다.

시장조사의 핵심은 ‘가격’과 ‘상품 회전율’이었고, 상품기획 기준은

오직 한가지, 즉 ‘섹시함’이었다.

물론 연간 1조3천억 원대 시장규모를 갖춘 고급 기능성 란제리나 패션

속옷 시장에 비한다면 야한 속옷 시장은 보잘것없어 보인다.

어차피 ‘밤일’을 위한 속옷은 처음부터 대중적이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대기업들이 조심스럽게 진출하기 시작했다.

이는 성 문화가 적극적으로 바뀌고 있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대기업이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보아 성장 전망은 비교적 밝은 셈이다.

창업을 준비한 지 9개월 만인 2002년 1월, 드디어 섹시로를 열었다.

그런데 임대 쇼핑몰은 개성이 없어 싫었으므로 주문제작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제작비를 아끼기 위해 어떤 형태로든 공짜로 만들어야 했다.

결국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의 프로그래머들을 괴롭히고 어깨 넘어

배워가며 쇼핑몰을 구축했다.

그에겐 쇼핑몰을 설계하는 데 중요한 원칙이 있었다.

섹시한 속옷을 팔기 위해선 상품 이미지와 설명을 입체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섹시로의 레이아웃을 훑어보면 실물과 차이

나지 않도록 선명도를 높이고 제품을 여러 각도로 시각화했다.

 

두 번째 원칙은 익명성 보장이었다.

은밀한 욕망의 분출구, ‘밤일’을 위한 액세서리인 속옷을 주문하는 고객이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것을 꺼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개인정보를 받지 않기로 했다.

이 때문에 섹시로의 고객은 100% 비회원이다.

그러나 단골고객을 파악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전화번호와 e메일 정도면 단골고객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쇼핑몰을 개설하기 직전 1천만 원의 자금으로 사무실을 얻었고,

집에서 쓰던 PC나 디지털카메라를 사무실에 옮겨 놓았다.

사무용품도 중고로 샀다.

섹시로를 연 지 3일 뒤 첫 주문이 들어왔다.

이 사장에게 쇼핑몰을 만든 뒤 가장 기뻤던 일을 꼽으라면 단연

‘첫 주문’을 꼽는다. 상품은 주문이 이루어질 때마다 현금으로 사온다.

창업한 지 3개월쯤 지나자 방문자 수도 늘어났다.

매일 평균 2천여 명이 방문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때부터 하루 평균

10건 이상의 주문이 들어왔다. 월 매출도 700만원 이상으로 늘어났고

슬슬 이익도 나기 시작했다.

배송비나 관리비, 반품 손실분을 감안해도 15% 정도의 마진을 챙길 수

있었고, 창업비도 별로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속옷 전문점의 시설투자 및 물품구입 비용이 1억 원

안팎이고, 평균 주문건수도 20∼30건 안팎(평균 주문액 2만원선)인

점을 고려한다면 대단한 실적이 아닐 수 없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섹시로는 비슷한 판매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장의 애초 목표와는 달리 실적이 크게 어긋난 것도

사실이다. 애초엔 매일 1만 명 이상의 방문에 100건 정도의 주문을

예상했던 것이다.

항상 그렇듯이 창업 초기에 수립된 계획은 얼마든지 축소되거나

수정되기 마련이다. 오히려 이를 계기로 사업방향이 더욱 뚜렷해 진

면도 없지 않다. 이제는 제법 단골고객도 많아졌다.

아무래도 주 고객은 30∼40대 이고, 20대가 뒤를 잇는다.

성별로 따지면 남녀 각각 50% 정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는 익명성이 큰 몫을 차지한 듯하다.

평균 구매 액은 2만원에서 4만원 대다.

창업자는 멀티플레이어 역량 갖춰야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주문액수가 크지 않아 건수가 늘어도 매출

수준이 높지 못 하다. 수익성이 취약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또한 속옷 제조업체가 300여 개가 넘지만 대부분 영세하다 보니

거래조건이 열악한 편이다. 재고관리도 쉽지 않다.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재고상품의 대부분이 상품기획용 샘플이거나

반품 상품인데, 무려 500만원 어치에 이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반품률이 5%로 아주 낮은 편이라는 것이다.

주문상품이 저가인데다가 반품하자니 귀찮기 때문에 고객들이 반품을

꺼린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지금까지의 성공 포인트를 세가지로 꼽는다.

“하나는 상품력입니다.

괜찮은 품질의 섹시한 저가 속옷은 틈새시장에선 충분한 경쟁력이 있죠.

두번 째는 익명성을 보장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는 신속한 배송처리와

게시판 관리죠.”

하지만 배송문제는 아직도 그를 괴롭힌다. 이미 몇 차례 배송업체를

바꾸기는 했지만 신통치는 않다.
그는 아직 속 시원한 해법은 찾지 못한 듯했다.

그렇다면 직원 수는 얼마나 될까.

저녁 때 잠깐 들러 일하는 아르바이트 1명과 이 사장 둘뿐이다.

이 사장은 쇼핑몰 창업자의 핵심역량으로 세가지를 꼽는다.

“가장 먼저 끈기가 있어야 합니다. 창업 초기에는 쉴 틈 없이 뛰어다녀야

하거든요

두 번째는 멀티 플레이어가 되어야 하죠.

최소한의 컴퓨터 지식은 필수입니다. 게다가 상품기획부터 배송까지

책임져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트렌드를 읽어야 합니다.

적어도 자신이 취급하고 있는 상품과 시장추이는 제대로 살필 줄

알아야겠죠.”

그에게는 꿈이 있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에서 개발중인 사이버 캐릭터를 활용해
개인 맞춤형 속옷 쇼핑몰을 만드는 것이다.

올해 안엔 일본어 판 ‘섹시로’를 만들어 수출도 시작할 계획이다.

‘욕망이 크면 가능성도 크다’고 했던가.

‘섹시’라는 키워드로 무장한 그의 사업적 욕망이 섹시로를 어떻게

변신시킬지 주목된다.

 

출처 : 김기사애첩 ,, 원문보기 글쓴이 : 김기사애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