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마음/마음을 열고

어떤 개의 이야기

주님의 착한 종 2007. 4. 12. 10:42

 

지금 전남 순천에 살아있는 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전남 순천에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자식 없이 한 마리의 개를 자식 삼아

살고 계십니다.
집이 가난하여 할아버지가 가끔 산에서 나무를 해와 먹고 살았는데

할머니는 백내장으로 눈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이 두 할아버지 할머니는 자식이 없으므로 그 개를 자식 삼아

사랑을 다해서 키웠는데 키운 지 3년이 되는 어느 날 할아버지가 노환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 집의 형편을 잘아는 마을 사람들이 돈을 모아 장례를 치러드렸습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다음 날 그 집의 개가 어느 집으로 자기 밥그릇을

물고 들어갔는데 마침 아주머니가 부엌 일하던 중이었나 봅니다.

그 개가 밥그릇을 마당 한 가운데 놓더니 멀찌감치 뒤로 떨어져 엎드려서

가만히 밥그릇만 쳐다보고 있더랍니다.

그 아주머니는 그 개가 주인을 잃어서 밥을 제때 못 얻어 먹어서 그런가

보다 하며 불쌍한 나머지 밥을 퍼주었는데

개가 밥이 담긴 밥그릇을 물고선 자기집으로 가더랍니다.

아주머니는 자기집으로 갖고 가서 밥을 먹겠구나 생각하고

하던 부엌일을 정리하고 장에 갔다 올 일이 있어 준비하고 나가는데,

집으로 가는 길에 그 혼자되신 맹인 할머니 집이 있어 생각이 나서

낮은 시골 담 너머로 할머니가 어찌하고 계신가 걱정이 되어

들여다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아주머니는 더 이상 가던 길을 가지 못하고 그 할머니의 집안을

계속 바라보고만 있어야 했습니다.

할머니가 마루에 걸터앉아있는데 개가 아침에 자기가 준 밥이 담긴 그릇을

안 먹은 채로 마루에 올려놓고선 눈이 안 보이는 할머니의 소맷자락을 물고

손을 밥에 다가가게 해서 밥을 먹으라는 시늉을 계속하고 있는 거였습니다.

결국 할머니는 개의 뜻을 알아차리고는 밥그릇에 손을 가져가

그 밥의 절반을 먹고선 나머진 개에게 미뤄줬는데,

때서야 개가 자기 밥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마침 지나가던 사람들이 다 이 광경을 말없이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에 소

문이 마을전체에 퍼졌습니다.

이 일이 있은 다음 날  개는 어제 갔던 집이 아닌 다른 집으로 밥을 타러

왔습니다. 개도 인정을 아는지 같은 집을 또 들르지 않았던 겁니다.

집 주인은 그 개를 아는지라 깨끗한 새 그릇을 준비해서 거기에 밥과 반찬을

고루 넣어서 주었는데 역시 그 개는 그것을 물고 자기 집으로 가서

할머니에게 주고 할머니가 남은 것을 미뤄주면 그 때서야 자기가 먹었습니다.

이 일이 계속되니까 마을 사람들이 `사람보다 나은 개" 라며 군청에 건의해서

 효자상을 주어야 한다고 하니까 군청에선 당황하며 사람이 아니어서

어렵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그루터기, 2002년 8월호' 중에서)

 

- 확실히 골목대장 박 종석 글레멘스보다

   훌륭한 개인 것만은 틀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