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예수님은 내가 살고 싶은 생명이요,
비추고 싶은 빛이요,
하느님께 이르는 길이요,
내가 표현하고 싶은 사랑이요,
내가 나누고 싶은 기쁨이요,
내 주위에 퍼뜨리고 싶은 평화입니다.
예수님은 나의 전부입니다.
그런데 주님.
쫓기는 듯 살고 있는 한심한 나를 살피소서!
늘 바쁜 걸음을 천천히 천천히 걷게 하시며,
추녀 끝의 풍경소리를 알아듣게 하시고
거미의 그물 짜는 마루리도 지켜보게 하소서.
꾹 다문 입술 위에 어린 날에 불렀던 동요를 얹어 주시고,
굳어 있는 얼굴에는 소슬바람에도 어우러지는
풀밭 같은 부드러움을 허락하소서.
책 한 구절이 좋아 한참 하늘을 우러르게 하시고,
차 한 잔에도 혀의 오랜 사색을 허락하소서.
돌 틈에서 피어난 민들레꽃 한 송이에도 마음이 가게 하시고
기와장의 이끼 한낮에서도 배움을 얻게 하소서.
이 모든 것들이 주님의 창조물임을 기뻐 배우게 하시고
이 모든 창조물을 사랑하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