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마음/마음을 열고

잠이 든 당신

주님의 착한 종 2007. 3. 14. 11:52
 

잠이 든 당신을 들여다봅니다.

어느 먼길을 걸어와 지금 당신이 내 옆에 잠들어 있는지...

불가사의하게 느껴집니다.

 

분명히 언젠가 낯선 타인이었을 당신이

내 손이 미치는 곳에서 가벼운 숨소리를 내며

잠들어 있는 게 마냥 신기합니다.

 

당신이었소?

당신이 삼십 억 명 중 한 사람이었던 여자이었소?

그렇게 쉼 없이 속으로 중얼거리는 전 가슴이 뻑시게 저리고 아파 옵니다.

 

나 같은 남자 뭘 믿고 더없이 소중한 마음과 몸을 맡기고

저처럼 아늑한 미소를 머금을 수 있는지,

순간 순간 놀라면서도 전 눈물이 납니다.

 

그저 고맙고 감사해서

촛불 같은 당신 잠과 꿈을 꺼뜨릴까 조심조심하며

밤새 나는 당신 마음을 들여다볼 뿐입니다.

 

- 김 하인의 《눈꽃편지》중에서 -


함께 잠을 잔다는 것은 사랑과 믿음의 완성입니다.

사랑과 믿음의 총체이며, 결산입니다.

모든 것을 맡기고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내 곁에 누워 잠이 든 당신은

별보다 귀한 하느님의 선물이며

경의롭고 신비한 불가사의의 하나입니다.

 

'하늘을 향한 마음 > 마음을 열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편의 편지  (0) 2007.03.14
천사표 내 아내  (0) 2007.03.14
아름다운 가족  (0) 2007.03.13
비광의 주인공  (0) 2007.03.13
사랑이라는 이름의 수선공  (0) 2007.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