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마음/마음을 열고

비광의 주인공

주님의 착한 종 2007. 3. 13. 13:30
 

 비광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아시나요?

우리 나라 사람들이 자주 갖고 노는 화투는 일본에서 들어왔습니다.

지나친 돈내기만 하지 않는다면 그리 나쁠 것도 없지만

도박에 빠지면 정말 큰일입니다.

화투도 중독성이 강합니다.

많은 사람이 한 두 번쯤은 만져 보았을 화투!

그 화투에 12월 비광이 있습니다.


그 비광 속의 그림===

산을 쓴 사람이 누구인지 아십니까?

그것도 모르면서 화투를 갖고 논다면 우스운 일이지요.

저는 몰랐기 때문에 평소에 화투를 잘 치지 않았습니다.

 

 제가 학교에 있을 때 동료 교사들이 종종 이렇게 말했지요.

"어이, 김선생, 문학한다는 사람이 이런 화투도 안 쳐보고 무슨 문학을 하나?

문학은 실제로 체험을 해봐야지.

이 화투 속에 얼마나 오묘한 인생살이가 있는지 알아?"

 

그런 유혹에 못 이긴 듯 몇 번 만져 보긴 했지요.

화투의 가장 큰 피해는 시간을 잡아먹는다는 것입니다.

모든 오락이 다 그렇지요. 지나치게 빠지면 안 됩니다.

시간을 다 써 버리니까 다른 일을 전혀 할 수 없게 되지요.


그건 그렇고.... 자, 비광 속의 주인공이 누구이겠습니까?

우산을 쓴 사람은 일본 3대 서예가 중의 한 사람인 오노도후(小野道風)인데

-우리 나라로 말하면 한석봉이나 김정희쯤 되겠죠-,

오노도후가 젊을 때 있었던 일입니다.

 

서예 공부를 아무리 해도 진도가 안 나가고 발전이 없어서 공연히 짜증이 났답니다.

"에라, 모르겠다. 이젠 더 못하겠다. 집어 치워야지. 내가 글을 잘 써서 뭐하나?"

 화가 난 오노도후는 서예를 그만 두려고 마음먹고 일어나서 밖으로 바람이나

쐬러 나갔습니다.

그때가 장마철이라 밖에는 비가 뿌려댔습니다.

(비광은 12월인데 장마철이라니... 계절은 안 맞아요.)

 

오노도후는 비참한 심정이습니다.

우산을 들고 한참 걸어가는데 빗물이 불어난 개울 속에서

개구리 한 마리가 발버둥을 치고 있었어요.

빗물이 불어나서 흙탕물로 변한 개울에서 떠내려가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버둥거리고있었던 것이지요.

개울 옆에는 버드나무가 있었는데 개구리는 그 버드나무에 기어 오르려고

안간힘을 다했지만 비에 젖은 버드나무는 미끄러워서 허탕만 쳤어요.

 

'저 놈이 얼마나 버티는지 보자. 히히...

몇 번 버둥거리다가 어쩔 수 없이 흙탕물에 쓸려 가겠지.' 

 

오노도후는 쪼그리고 앉아서 구경을 했답니다.

개구리는 미끄러지고 또 미끄러지고.... 계속 미끄러지다가.... 

결국에는 죽을 힘을 다해 버드나무로 기어올랐습니다.

 

 그걸 지켜 본 오노도후는 크게 깨달았습니다.

'햐, 저런 미물도 저렇게 죽을힘을 다해 나무에 기어오르는 데

내가 여기서 포기를 하면 개구리만도 못하겠구나. 참 부끄럽다!'

 

그 길로 다시 서당으로 돌아가 필사적으로 서예 연습에 매달려

마침내 일본 제일의 서예가  가 되었답니다.

 

자세히 살펴보세요.

비광에는 개구리와 버드나무, 우산을 쓴 오노도후가 그려져 있습니다.

마지막 12월 그림에 오노도후 이야기를 그려 놓은 것도 뜻이 깊다고 봅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라는 뜻이겠지요.

별 것 아닌 화투에도 숨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여러분, 하던 일이 힘들다고 포기하지 마셔요!

개구리보다는 나아야겠지요?

 

          - 부산 해운대  글나라 아동문학연구소  김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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