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그래프 작성에 실망했다”
천주교로 개종한 개신교인 15명 심층면접
한겨레 =조연현 기자
목회사회학연구소는 세미나에 활용하기 위해 개신교에서 가톨릭으로 개종한
15명을 심층 면접했다.
주최 쪽은 이 조사를 토대로 가톨릭이 신자를 ‘끌어당기는 요인’과 개신교가
신자를 ‘밀어내는 요인’으로 구분했다.
<개신교회가 교인들을 ‘밀어내는 요인’은 뭘까>
◇감정적이다=개종자들은 개신교가 빠른 박자의 찬양을 부르며
자신의 신앙을 표출하기에 애쓰는 ‘표현의 종교’라고 했다.
교회에선 설교나 가르침에 대해 깊이 숙고할 시간을 주기보다는 ‘덮어놓고
믿으라는 식’이고, 목사의 말에 “할렐루야”나 “아멘”을 외치게 하고,
이를 다그치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즉 쉬고 성찰하고 숙고할 틈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헌금을 강요하고 교세확장에만 몰두한다=개종한 한 여성은 교회에서
헌금 그래프를 그려놓고 헌금을 많이 내도록 강요했고, 헌금을 많이 낸
새 신자가 금세 집사가 되는 것을 보고 실망해 교회를 떠났다고 했다.
또 주일엔 반드시 자기 교회에 가야만 하고 한 주라도 빠지면 죄인인 양
대하는 모습에 자신을 교세 확장의 수단으로 여기는 느낌이 들어 불쾌했다
고 한다.
◇사생활이 보장되지 않는다=개종자들은 개신교회는 가족 같은 분위기인데
이것이 친근감을 주기도 하지만 사생활의 영역이 침범 당한다는 느낌을
주어 불편하게 하기도 한다고 했다. 또 중보기도회 등에서 은밀히 나눈 기도
제목조차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돼 곤혹스러울 때가 있다고 했다.
<가톨릭 성당이 교인을 ‘끌어들이는 요인’은 뭘까>
◇성스럽다=개종자들은 성당은 엄숙하게 묵상할 수 있어 성스럽게 느껴진다
고 했다. 또 가톨릭은 신부와 수녀들이 결혼하지 않은 독신인데다 인사이동
을 계속해 부패가 곪아 터지기 어려운 조건이라고 보았다.
◇지나친 전도행위가 없어 피곤하지 않다=개종자들이 가진 개신교회에
대한 이미지는 한마디로 ‘피곤하다’는 것이었다.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지나친 전도 행위와 다른 교회 교인들까지 자기 교회로 끌어들이려는
노력 때문이라는 것이다.
◇개방적이고 융통성이 있다=개종자들은 가톨릭이 술과 담배에 대한 규제가
없고, 제사를 허용하며, 다른 종교에 대해 관용적인 태도 때문에 다원주의적
인 현대 사회에서 폐쇄적인 개신교에 비해 융통성이 있다고 말했다.조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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