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마음/마음을 열고

우리의 모든 아내들에게 보내는 글

주님의 착한 종 2006. 9. 13. 14:20

 

우리의 모든 아내들에게 보내는 글

 

당신이 내게 와서

아픔이 있어도 참아 주었고

슬픔이 있어도 나 보이는 곳에서 눈물 하나 흘리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내게 와서 고달프고 힘든 삶으로 인해

하루에도 몇 번씩 죽고 싶을 만큼 힘들었어도

내가 더 힘들어 할까봐 내색 한 번하지 않고 모질게 살아 주었습니다.

 

돌아보니 당신 세월이 눈물뿐입니다.

살펴보니 눈가에 주름만 가득할 뿐 아름답던 미소는 간 곳이 없습니다.

작은 일에도 화를 내고 아무것도 아닌 일에 슬퍼하면

모두가 당신 탓 인양 잘못한 일 하나 없으면서

잘못을 빌던 그런 당신이었습니다.

 

당신이 없었다면 내가 어떻게 살아 왔겠습니까?

당신이 없었다면 나의 삶이 있었겠습니까?  

이 모두가 당신 덕분입니다.

오늘이 있게 해준 사람은 내가 아닌 당신이었습니다.

오늘 내가 웃을 수 있는 것도 당신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당신에게 난 무엇이었습니까?

내가 당신에게 어떤 사랑이었습니까?

생각해보니 항상 나의 허물을 감추려고 화낸 일 밖에 없었고

언제나 내가 제일인 것처럼

당신을 무시해도 묵묵히 바라보고 따라와 준 당신,

그런 당신에게 할 말이 없습니다.

 

그저 내 곁에 있어주는 당신으로만,

그저 같이 사는 사람이라는 이유 하나로 당신에게 폭군이었습니다.

돌아보니 내가 살아 갈 수 있는 힘이었고

나를 만들어준 당신이었습니다.

 

당신하고 같이 살아오던 세상도 나 혼자의 세상이었습니다.

나 혼자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는 줄 알았습니다.

착각 속에 빠져 당신을 잊어버렸습니다.

 

당신을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세월 동안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아파도 원망 한번 하지 못하고 바라보는 가슴 재가 되었겠지요.

같이 사는 이유만으로 자신을 잊어버린 당신에게

오늘 저녁 참회의 글을 적습니다.

 

하지만 이 무슨 소용입니까?

이미 자신을 잃어버리고 나 혼자 살아온 세월을 어찌 해야 합니까?

눈물로 용서를 구한다고 당신이 잃어버린 세월이 찾아올까요?

식어버린 당신 가슴이 뜨거워질까요?

 

두렵습니다.

혹시라도 떠나갈 당신일까 두렵습니다.

 

나의 삶이 당신이란 사실을 망각하고 살아 왔는데

내 곁을 떠나갈 당신일까 두려운 생각이 드는 오늘 저녁입니다.

얼마 남지 않은 세월 혼자라는 생각을 할 수가 없습니다.

 

사랑이 없어서도 아니었는데

당신에게 한 번도 줘 본적 없는 진실한 마음을 어이해야 합니까?

아파하며 살아 왔을 당신에게

무엇으로 남은 인생 보상하겠습니까?

 

오늘 당신의 남편이 우리의 모든 아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