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의 기억과 발자취/중국과 친해지기

[스크랩] 중국에서 돈자랑을 하지마라...

주님의 착한 종 2006. 9. 7. 09:51

 

개방후 중국에서 통하는 말이 있습니다.

 

'북경에서 권력자랑 하지말고!'

'광동에서 돈자랑 하지마라!'

 

북경엔 권력이 집중되어잇고,광동엔 돈이 집중되어 있어 생겨난 말일것입니다.

 

작년에 한국에서 온 손님을 모시고,심천 동관에 있는 공장을 방문한적이 있습니다. 귀한 손님이 오셨다고,저녁에 총경리가 그의 가족과 함께 식당에서 우리를 대접했지요. 총경리는 나이는 30대 후반이고 그의 딸은 이제 갓 5살배기 꼬마공주입니다. 부인이 참 아름답다고 느꼈습니다.그만큼 딸도 인형과 같이 예뻤지요. 할머니도 같이 참석했는데,손녀가 귀여워 죽겠다는듯이 손님사이사이를 맘껏 뛰노는 꽁무니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이것저것 챙겨먹입니다.

참 보기좋은,그리고 평범한 이국적 가정입니다. 반주로 도수가 낮은 빼주를 자주 손님에게 권합니다. 그렇게 분위기 좋게 껄껄대며 식사하던 도중에.. 갑자기 총경리와 그 부인의 안색이 바뀌는걸 보았습니다. 뭔일이 있었나..전 좀 어리둥절 했지요..

알고보니 기분이 너무 좋아진 우리 손님들이 꼬마공주에게 맛있는것을 사 먹으라는 뜻으로 백원짜리 인민폐 두장을 손에 쥐어줬던 모양입니다. 꼬마는 어쩔줄모르고 엄마만 빤히 쳐다보며 받지 않고 있으니까.. 그것을 겸양인줄로 생각한 손님이 한없이 웃으며,강제로 손에 꼬옥 쥐어줍니다.

갑자기 썰렁~..............

총경리가 정중히 그 돈을 다시 손님에게 건네며.. 애들에게 좋은일이 아니니 돌려받으시라 합니다. (그리곤 저에게 귀속말로 절대 이래서는 안된다.기분이 안좋다 하네요.) 손님들은 물론 중국어를 한 마디도 모르지요.. 제가 중간에 양쪽 문화를 이해 시키는데 얼마나 진땀을 뺏던지.. 중국에선 오래전부터 북경에서 권력 자랑하지말고.. 광동에선 돈자랑하지 말라는 말이 유행하고있습니다. 우리들에겐 어른들의 훈훈한 덕행이라 오히려 덕담의 연장선상에서 생각합니다만..

 

(홍빠오:紅包.인터넷)


물론 중국에서도 현찰을 주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결혼식,개업식 등에는 현찰을 부조(중국어론 홍빠오:紅包)합니다. 10여년전까지는 물품위주였다가 바뀐풍습입니다. 요즘 결혼하는 청춘남녀들은 전화하기가 바쁩니다. 평소에 격조했던 친구들 모두에게 전화하지요. 하다못해 길거리에서 한번 스치며 인사나눈적 밖에 없는사람에게도 합니다. 바로 홍빠오를 많이 받기 위해서 입니다.

 

또 춘지에(春節:설),중추지에(仲秋節:추석)에는 가족,친지끼리 홍빠오를 나눕니다.홍빠오는 반드시 붉은색 봉투에 넣어서 줍니다. 흰색봉투는 조의금에 사용되지요.저는 그것도 모르고 처음 중국에와서 깨끗한 흰봉투에 넣어서 주었다가 무안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그외 애기가 귀엽다고. 혹은 대접에 고맙다고.. 현찰을 건내주는것은 아직 때가 이른일입니다.
아마 세월이 더 많이 흐르면 변할지는 모르지만..


중국에선 현찰은 아직 남을 돕는데 쓰는 물건입니다.
자존심에 칼을 대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와는 다른 문화입니다.

 

스프링-2003

출처 : 중국통 칭다오 도우미
글쓴이 : 스프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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