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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2022년01월04일)

주님의 착한 종 2022. 1. 4. 06:36

 

오늘의 묵상(2022년01월04일)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국민학교 때 도덕책이던가

어느 교과서에 실렸던 것으로

추측되는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어느 가난한 선비의 집에 손님이 찾아 옵니다.

집 주인은 반가운 나머지

다음 차례 끼니의 여유도 없는데도

아내에게 주안상을 차려 오라고 합니다.

 

 

한참이 지났는데도 부인은 오지 않더니

갑자기 마당에서 부인의 통곡소리가 들립니다.

두 선비가 깜짝 놀라 나가 보니

마당에는 술병이 깨져 있고

술이 홍건하게 쏟아진 채

부인이 소리 내어 울고 있습니다.

 

손님 선비가 부인을 진정시키고는

자초지종을 물어보니

단 한 톨의 쌀도 없는 처지라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팔아

마련한 돈으로 술을 사가지고 오다가

너무 급한 마음에 싸릿문 문턱에 걸려

넘어지는 바람에 술병을 깨뜨렸다고 하네요.

 

이에 탄복한 손님 선비가

사실은 본인은 큰 벼슬을 하고 있는데

친구의 빈궁함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의 학업을 위해 헌신한다는

부인의 소문을 듣고 그 진위를 확인 차

방문했었노라 하며 크게 친구 부부를

칭찬하고 도와주었노라..

라고 기억되는 이야기입니다.

 

요즘 같으면 먼저 무능한 남편을

비난하는 여론이 들끓었을 터이고

또 머리를 잘라 판 부인의 행위 자체도

남녀평등을 모르는 무식한 여성의 행위로

치부하는 댓글이 쇄도했을 것이며

가난한 친구를 시험했다는 구실로

그 친구마저 욕 꽤나 들었을 것 같습니다

참, 세상 많이 바뀌었지요.

 

오늘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너희들이 먹을 것을 주어라..

하고 말씀하심에 떠오른 이야기입니다.

 

 

오늘 복음은 마르코 6,34-44로

그 유명한 오병이어(五餠二魚) 이야기입니다.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 이상이 배불리 먹었습니다.

도저히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런데 이 기적 사건은 네 복음서에

모두 등장하고 있어서

이제는 어린이들도 잘 알고 있는

내용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동화’가 아닙니다.

제자들은 바구니에 든 빵을 ‘달라는 대로’ 줍니다.

그런데도 빵은 계속 남아 있네요.

주어도 또 주어도 빵은 계속 생겨납니다.

 

받는 이보다 ‘주는 이들’이

더 놀라워하지 않았을까요?

그랬을 것 같습니다.

이 기적의 음식은 제자들의 마음을

더 많이 흔들었을 것 같습니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예수님의 말씀에 제자들은 깜짝 놀랐겠지요.

어떻게 저희가 그 많은 빵을

마련할 수 있단 말씀입니까?’

 

스승님은 기적을 생각하셨지만,

제자들은 불가능을 떠올렸습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그 기적의 ‘전달자’로

제자들은 움직이고 있습니다.

감회가 새로웠을 것입니다.

어떤 학자들은 다른 주장을 하기도 하더군요.

군중들 중에서 몇 사람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빵과 물고기를

내어 놓은 것이 다섯 개와 두 바리였는데

다른 사람들이 이것을 보고 모두 자진해서

내어놓고 먹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 아닐까..

예수님은 음식의 수를 늘린 기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베품을 일으키게 하는

동정과 도움의 감동을 일으키는

기적을 베푸셨노라 하는 주장입니다.

 

 

아무래도 좋습니다.

빵과 물고기라지만,

먹음직스러운 것은 아니고

아마도 바짝 마른 간식이었을 것 같은데..

게다가 배고픈 어른 한 사람이 먹어도

시원찮은’ 분량의 식량이었건만

그런데 예수님의 ‘손을 거치니’

기적의 음식이 되었습니다.

 

 

우리 역시 혼자만 갖고 있으면

그것으로 끝’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주신 것으로 여기면

기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

 

시련이든, 축복이든 마찬가지 아닐까요?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그분께서 ‘주신 것’으로 받아들이면,

기적이 되어 우리를 인도하리라는 것을..

청하고 기다리면 주님께서는

어떤 방법으로든지 이루어 주신다는 것을..

 

그러니 우리는 기도와 선행을

잊어선 안 되겠습니다.

가르침을 거부하려는 이유는

얼마든지 널려 있지만

그러나 믿음은

한 순간에 모든 것을 물리쳐버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