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할 때의 분심 잡념
부끄러운 이야기를 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는
바로 아침기도를 시작하고 나서
하루 일과를 시작합니다.
현관문을 나서서 엘리베이터 단추를 누르고
레지오의 까뗴나를 시작합니다.
소래산을 오르거나 비둘기 공원을 걸으며
부단히 묵주기도를 바칩니다.
그런데 부끄럽게도 1분, 2분이 지나면
잡념과 분심에 빠져들게 됩니다.
그러다가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시작하지만
역시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또 엉뚱한 생각이 기도 사이에 스며듭니다.
참 부끄럽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그래서 오늘은 기도할 때의 분심 잡념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어느 수사 신부님이 주신 글인데
아쉽게도 성함은 잊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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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할 때의 분심 잡념은
쓸데 없는 생각이나 부질없는 감정에서 생깁니다.
기도를 드리고자 노력하는 열심한 신자일지라도
기도에 앞서 정신을 집중 시키고
마음의 자세를 바로 잡으려 해도
산만한 생각과 분심 잡념이 도대체 가셔지지 않아
고민할 때가 많습니다.
성인들도 이런 고통스런 고민으로 마음의 고통을 겪었음을
성인들의 전기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기도 중에 일어나는 분심 잡념은 어떻게 생기며
어떻게 하면 피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분심이란 기도드릴 때 엉뚱한 것에 정신을 팔고
하느님을 잊고 마음이 산란해지는 것을 뜻합니다.
다시 말해 묵상 주제 대신
세속적인 생각이나 감정들이 덮쳐서
기도하는 자의 정신을 어지럽히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분심인 것입니다.
물론 분심에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마음을 완전히 덮어 누르는 강한 잡념이 있는가 하면,
기도 중 하느님께 결합한 마음에 간간히 스며들어
정신을 산만하게 하는 비교적 미약한 잡상도 있고,
자유의지 때문에 생기는 분심이 있는가 하면,
타성으로 인한 무의식적인 분심도 있습니다.
우리가 이런 잡념과 분심을 없애려면
그 근원을 알아내야 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인간의 의지는 언제나
육체의 감각 활동을 무조건 자유자재로 통제 할 수는 없습니다.
인간의 육체는 기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차를 운전할 때에도 무조건 핸들을 돌려서는 안되고
기술적이고 능숙한 경험이나 방어 운전을 해야 하듯이
육체의 감각 활동을 감독하고 제어 하는 데에서
깊은 조심성과 정신적 숙달이 필요합니다.
본래 우리의 육신 감각 활동은 변덕스럽습니다.
따라서 자연히 정신적 활동도 그 영향을 받아
어떤 사상이나 뜻이나 일종의 관심에 대해 자주 변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어떤 일에 꾸준히 힘을 기울여
유종의 미를 거두기란 매우 힘든 것입니다.
이와 같이 인간은 본능적으로
어떤 자연적인 사건이나 문제에 지속적으로
정신을 집중시키는 것이 무척이나 힘든 일인데
더구나 초자연적인 사상이나 진실이나 진리를
묵상한다는 그 자체는 보통 일이 아닙니다.
더욱이 현대사회는 매스컴의 보도물이나
손쉬운 인터넷의 남용으로 사람들의 감각을 자극하고
쉽게 다른 생각을 하게 하는 일이 만연하여
영적인 일에 정신을 집중시킨다는 것은
신심이 강한 사람이 아니라면
거의 불가능한 지경에 까지 이르렀습니다.
말하자면 지금의 사회는 신앙적인 면에서
절대적인 위기에 봉착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기도할 때의 분심 잡념은
육신의 감각 활동으로 인한 분심 외에
개인적 사정에 기인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몸이 불편하거나, 생활고에 시달리는 사람,
근심걱정이 많거나 떠날 줄 모르는 사람,
세심증이 있는 사람 등은 묵상다운 묵상이나
기도다운 기도를 드릴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분심잡념의 근원을 정확하게 파악한다면
이를 제거할 합리적인 방법도 생각이 날 것입니다.
특히 스스로에게 책임이 있고 죄가 되는 분심은
단호히 근절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 밖의 죄가 되지 않는 분심 잡념은
끈기 있게 참아내면 시간이 해결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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