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마음/알고 싶어요

성모님의 장례식

주님의 착한 종 2021. 1. 8. 22:46

 

성모님의 장례식

(엠마오로 가는 길에서 송현신부)

 

가톨릭교회의 오래된 전승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예수님의 승천 후에 사도들은 주님의 명령에 따라

각지로 흩어져 복음을 전파했습니다.

 

성모님은 예수님의 십자가상 유언대로

요한 사도와 함께 소아시아에서 여생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성모님의 임종이 임박해지자

사도들은 모두 모여왔습니다.

 

얼마 후 성모님은 돌아가셨고

장례를 치러 시신을 동굴에 안장했습니다.

 

그런데 멀리 인도에까지 나가 있던 토마스 사도는

삼일이나 늦게 도착했습니다.

그래도 그는 성모님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뵙고 싶어 동굴 문을 열었습니다.

그랬더니 시신은 보이지 않았고

대신 수의와 함께 온갖 꽃들과 향기로 가득했습니다.

 

이를 목격한 사도들은

성모님의 승천을 믿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의심이 많았던 토마스는

좀체 성모님의 승천을 믿으려 하지 않았는데

바로 그 순간. 성모님이 평소에 늘 차고 계시던

푸른색 띠가 하늘에서 떨어졌습니다.

이에 토마스는 물론. 사도들도 모두 함께

기쁨의 찬미가를 불렀다고 합니다.

 

 

결코 화려하지도 않았고

아름답지도 않았던 성모님의 생애는

이처럼 마지막 순간에

참으로 역설적인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역설이 신앙입니다.

이 세상에서 자신을 기꺼이 희생하고

봉헌할 줄 아는 사람만이

아름다운 미래를 얻을수 있습니다.

 

신앙인은 구원역사 안에 묻혀 있는

성모님의 순명과 고통의 삶을

자신의 인생 안으로도 끌어들여야 합니다.

 

그리스 속담에

"어떠한 기쁨도 등에는 고통을 업고 있다."

는 말이 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를 따르는 신앙의 길은.

고통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쁨과 영광으로 마무리된다는 진리를

성모님이 직접 보여주셨습니다.

 

이로써 성모님은 신앙인으로 하여금

천상 영광에 대한 믿음과 희망을 갖게 해주셨음은 물론

구원을 향한 용기와 위로를 안겨주고 계십니다.

(교회헌장. 68항)

 

 

 

이러한 성모 승천에 대한 믿음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은 예수님의 부활로 말미암아

그분을 믿는 이도 마지막 날에 부활하리라 믿습니다.

 

이것이 다름 아니라 육신의 부활 신앙입니다.

성모님께는 그 마지막 날의 부활이

특별한 은총에 의해 미리 앞당겨졌을 뿐입니다.

 

곧 예수님의 부활로 얻게 된 천상 혜택을

미리 체험하셨던 것입니다.

 

한낱 인간에 불과했던 성모 마리아에게는

더 없는 영광의 순간이요

세상에 남아 있는 우리에게는

구원을 보증해주는 사건이 성모 승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