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음악 – 12월 09일
Tchaikovsky - 1812 Overture (Full with Cannons)
대학생 시절에 일요일이 되면
이날은 온전히 나만을 위해 즐기고 싶었어요.
명동에 가서 우선 미사를 드리고
신부님들에게 가끔 점심도 얻어먹기도 하고
명동 성당 뒤 수녀원에 가서
봉사를 한다는 미명 하에
수녀님들께 간식을 얻어먹기도 했습니다.
그때는 왜 그리 먹고 싶은 것이 많았던지요?
주머니에 돈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친구들과 학사주점에 가서
막걸리를 마시기도 했지요.
그러나 혼자 즐겨 찾는 곳이 있었으니
필 하모니라는 음악 감상실이었습니다.
‘웨하스’란 과자를 사서 주머니에 넣고
음악을 들었습니다.
옆 사람에게 과자 씹는 소리가 들릴까봐
침으로 녹여먹을 수 있는 과자가
바로 웨하스 였습니다.
지금도 그 과자를 보면
그때 생각이 납니다.
그곳에서 자주 만나던 친구는
늘 ‘1812년 서곡’을 자주 신청해 들었습니다.
덕분에 나도 즐겨 듣게 되었지요.
1812년 서곡에 대한 자료입니다.
차이콥스키는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
완공 기념식을 위해 이 곡을 작곡한다.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은 알렉산드르 1세가
1812년 모스크바에서 나폴레옹을 물리친 것을 기념해
만들기 시작한 성당으로
1881년즘에 완공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었다.
그리고 당시 차르였던 알렉산드르 2세는
1881년으로 예정된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의 완공식에서
1812년 승전을 기념하는 장대한 행사를 열 예정이었고
이 완공식을 기념할 음악을 차이콥스키에게 부탁한다.
차이콥스키는 꽤 빠듯한 일정의 부탁이었지만
의뢰를 받아들이고 1880년 10월 중순~11월 초순에 걸쳐
약 6주 만에 곡을 완성했다.
하지만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은 예상과 달리
1881년에도 아직 완성되지 못했고,
게다가 알렉산드르 2세가 암살당하는 바람에
모든 일정은 취소되었다.
그리고 1812년 서곡은 가까스로
러시아 원정 승리 70주년이 되던 1882년에
초연 기회를 잡는데,
연도 상으로는 작품의 창작 의도에 가장 걸맞는 해였지만
예산 문제와 혼란한 사회상 등의 이유로
모스크바 산업예술 박람회의 특별 공연에서
비교적 평범하게 초연되었다.
한편, 1917년 공산주의 혁명을 성공시킨 소련에서는
이 곡의 연주가 금지되고 말았다.
이유는 후반부에 '인민의 적' 이었던 차르를 찬양하는
구체제 국가가 인용되었다는 것이었는데,
그렇다고 마냥 금지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 중략~
이 곡은 일반적인 악기들 외에
대포소리와 종소리가 정식으로 포함된 곡으로도 유명하다.
야외 연주를 염두에 둔 것이라 이러한 발상이 가능했는데,
정작 초연 때는 실내에서 얌전히(???) 공연된 것이 안습.
테너 가수로 유명한 플라시도 도밍고도
차이콥스키 사망 100주년 기념으로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를 직접 지휘해 EMI에 취입한 음반에서
영국 왕실 근위대의 포병대 협조로
별도 녹음한 포성을 더빙했고,
종의 경우 런던의 종 공장에서 주조한
진짜 교회 종을 빌려와 관현악단 뒷 편에 설치하고
같이 쳤다고 한다.
요즘 매일 송년 모임 갖느라 피곤할 텐데
웅장한 음악 들으시고
졸음 쫓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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