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인 체험이란 무엇인가?
- 칼 라너
영적인 체험이란 무엇인가?
영적인 체험이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모든 일들,
곧 생각하고 공부하며 결정을 내리고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사는 것들이
다 영적인 체험이 아닌가 생각된다.
사랑하고 기뻐하며
시와 문학, 과학과 예술을 관조하고 즐길 때에
바로 영적인 체험을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영적인 체험은
이렇게 간단한 것만은 아니다.
우리에게 '영적'이라고 하는 것은
이 지상 생활을 좀 더 인간적이고 아름답게
그리고 의미 있게 하는 것을 일컫는다.
하지만 위의 체험들을 하면서도
진정한 의미에서의 초월적인 영적 체험을
하지 못 할 수가 있다.
초월적이라고 해서
철학에서나 다루는 일이나
피안의 것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영적인 체험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 부당한 취급을 당하면서도
우리 자신을 변호하고 싶은 생각을
억누르고 참아 넘긴 적이 있는지?
- 용서해 주는 것을 당연하게 여길 때에도
아무런 대가 없이,
용서해 준다는 말도 하지 않고
용서해 준 적이 있는지?
- 순명을 하되
필요하니까 또는
불순명하는 것이 싫기 때문이 아니라
오직 우리가 하느님과 그분의 뜻이라고 부르는
신비롭고 형언할 수 없는 실재 때문에
순명을 한 적이 있는지?
- 남에게서 감사나 인정을 받거나
내적인 만족감조차도 느끼지 못한 채
어떤 희생을 해본 일이 있는지?
- 완벽하게 혼자 있어본 일이 있는지?
- 아무에게도 말하거나 해명할 수 없고
철저히 혼자서 결정해야 할 때,
그리고 이 결정이 그 누구도 개입하여
무효화 시키지 못하고
자신이 평생에 걸쳐 실천하여야 하는 것일 때에,
오직 내면에서 울려 나오는 양심의 소리에 따라
결정을 내려본 일이 있는지?
- 열정과 감정이 뒷받침되지 않을 때에,
하느님과 자신이 하나라도 느껴지지 않을 때에,
자신의 내적 충동과 하느님이
일체라고 느낄 수 없을 때에,
이 사랑이 죽음처럼 느껴지고
절대적인 극기로 여겨질 때에,
마음속에서는 깊은 허무의 심연으로
뛰어드는 듯한 절규가 들려올 때에도
하느님을 사랑해 본 일이 있는지?
- 모든 것이 어릿광대 짓으로
돌변할 것처럼 보일 때에
하느님을 사랑해본 일이 있는지?
- 우리에게 주어진 일을 하는데
자신을 모두 부정하고 죽이는
쓰라린 감정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또 아무도 고마워하지 않을
바보짓을 해야만 할 때에도
이 일을 완수 해본 일이 있는지?
- 아무런 고마움이나 대가를 받지 못한 채,
더욱이 우리가 '사심 없이' 봉사한다는
만족감조차 느낄 수 없을 경우에도
어떤 선행을 해 본 일이 있는지?
이런 체험을 한적이 있다면
바로 이때에 우리는 영적인 체험을 한 것이다.
그것은 영원을 맛보는 것이고,
영이 단순히 이 세상을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가 아님을 느끼는 것이며
'인간'의 의미가 단지
이 세상에서 말해지고 느껴지는 것만이
아님을 체험하는 것이다.
그리고 손에 잡히는 근거가 없이
신뢰를 감행하는 모험 속에서
우리는 영적인 체험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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