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신자가 민법상 이혼을 하면
조당(혼인장애)에 걸려 성사생활을 못하나요?
문제 하나 내 볼까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런 경우가 없겠지만,
세상의 여러 문화가 섞여 있는
프랑스에서 일어난 사례라고 합니다.
이슬람 신자인 어느 부부가
아기를 데리고 가톨릭 성당에 찾아와
아기에게 세례를 달라고 청했습니다.
온화한 본당 사제는 부모가 모두
가톨릭 신앙을 가지고 있지 않기에
유아세례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라고 설명하면서,
무슨 이유로 세례를 청하는지를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이 부부는
자신들도 하느님(알라)을 믿는 사람들이며,
세례가 아기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
즉 하느님의 축복으로 보여서
세례를 청한다고 했답니다.
(아! 놀라워라.)
면담이 끝난 후 그 본당 사제가
그들의 아기에게 세례를 줬을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제가 듣기로는 안타깝게도
‘세례를 주지 않았다’입니다.
세례성사에 대한 아주 순수하고
아름다운 이해를 가지고 있지만,
부모는 아기를 이슬람 신앙 안에서 키우고자 했습니다.
그렇다면, 교회의 입문성사인 세례는
그 중대한 의미를 상실한 채,
단순한 축복예식에 머물게 되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다문화가 공존하는 지역에서 있었던 사례였습니다.
오늘은 적잖은 분들이 고민하는
문제 하나를 다뤄보고자 합니다.
친구들 중 몇몇이 성당에서 혼배예식을 통해 결혼을 했다가
민법(교회가 아닌 일반 사회의 법)상 이혼을 했습니다.
저는 이 친구들의 아픔을 같이 안타까워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친구들이 지속적으로 성사생활
(미사에 참례하여 영성체를 하고,
고백성사도 하는 등의 신앙생활)을
할 수 있기를 희망했습니다.
그래서, 설명해 준 것이 ‘민법상 재혼을 하지 않는 한
성사생활 하는데 지장이 없다’ 였습니다.
왜냐하면, 교회법(일반사회가 아닌 교회의 법)에서
‘이혼’이란 말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부가 민법상 이혼을 했다고 해서
그것을 ‘이혼’이라 말하지 않습니다.
그 부부는 지금 별거 중일 뿐입니다.
여전히 혼인이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문제는 좋은 사람을 만나
다시 결혼을 하고자 할 때 제기됩니다.
이때는 교회법원에 혼인무효신청을 해야 합니다.
즉, 이전의 결혼이 애초에 성립되지 않았다는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그래야 교회 안에서 새롭게 혼배성사를 올리고
성사생활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제 친구 중 한 명은 한 번 결혼해봤으면 됐지
또 하기는 싫다고 합니다.
뭐... 지금 기분이야 그렇다 치고 나중에 마음 바뀌면,
꼭 본당신부님이나 교회법원 찾아가 보라고 해 뒀습니다.
그럼, 결혼 당시 부부 양쪽이 신자가 아니었다가
결혼 후 세례를 받고 신자가 된 부부가
나중에 민법상 이혼을 하게 되었고,
여자 쪽이든 남자 쪽이든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하고자 할 때도
혼인무효판정을 받아야 할까요?
혼배성사로 부부가 된 경우가 아닌데 말입니다.
마찬가지로 혼인무효판정을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혼 당시 부부 둘 다 비신자였다고 해도,
결혼 후 세례를 받고 신자가 되었을 때는
성사로 맺어진 부부가 되기 때문입니다.
즉, 혼인성사(혼배성사)를 통해
부부가 된 경우와 마찬가지가 됩니다.
부부는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의미를
끊임없이 찾아야 하는 분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이 살아야 할 의미를
더 이상 찾아내지 못할 때,
우리는 부끄러워하기보다는 그 현실을 똑바로 대면하고,
신앙을 지키며 살 수 있는 다른 길을 찾아야 합니다.
기운내세요.
이번 주제는 유용한 것이었음에도,
그것이 썩 기분 좋은 속풀이였던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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