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에 선 사람들
한 2년 전에 이런 경험을 했습니다.
제게 어떤 젊은이가 왔습니다.
인물이 잘생긴 그는 자기
소개를 하는데 불행히도 에이즈 환자였습니다.
저를 찾아온 이유는 자기 자신이 에이즈에 걸린 환자이고
그 때문에 이제 세상의 희망은 아무것도 없지만
다른 이들을 에이즈로부터 보호하기 위라여
뜻을 같이하는 몆몆 에이즈 환자들과 함께 자신들이 왜 에이즈에 걸렸는지
수기를 썼으니 그 책에 서문을 좀 써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기꺼이 그 청에 응했습니다.
이 분들의 수기는 벼랑에 선 사람들 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습니다.
아무튼 저는 그의 이야기를 듣고 감동하였습니다.
다 아시는 바대로 에이즈는 무서운 병입니다.
모든 희망을 앗아가는 절망입니다.
이 병에 걸렸다하면 사람들로부터는 멸시와 두려움 때문에
소외되고 죽을 날만 기다려야 합니다.
그런데 이 젊은이는 그런상황 속에서도 절망을 극복하고
남을 위해 일어선 것입니다.
인생에는 참으로 세상 모든 것을 다 잃고도
아직도 이룩해야 할 무엇인가 더 소중한 것은 있습니다.
김수환 추기경의
고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