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의 기억과 발자취/중국과 친해지기

중산층 지식층까지 이민 행렬에 동참하는 사연

주님의 착한 종 2016. 8. 17. 09:08



베이징의 평범한 중산층 가장인 이 아무개는 대학에 진학하는 아이를 위해

최근 학교 인근에 아파트를 한 채 구입했다.

400만 위안(약 68000만원)이나 주고 산 아파트의 면적은 50평방미터도 채 안 된다

전통적으로 교육열이 높기로 유명한 중국 주요도시의 대학가 아파트가격은 주변의 시세보다 몇 배는 더 비싸다

좁은 아파트에서 불편하게 사는 것을 감수하는 이유는 오로지 자녀들에게 좋은 교육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좁은 아파트도 문제지만 멀리 떨어진 곳으로 출 퇴근 해야 하는 부모들로서는 보통 고역이 아니다

출 퇴근 시간을 1시간 이상 허비하는 것은 다반사이고

그렇다보니 퇴근 전에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와서 돌봐주는 경우가 많다.

15평도 안 되는 좁은 아파트에 5명이 거주하다보니 달팽이집(蜗居)’이란 별칭이 딱 어울린다

자녀 한사람을 위해서 식구 모두의 행복을 희생하는 전통적인 사고의 단면이다.


이런 수요 탓인지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대도시의 부동산 가격과 대학가의 아파트 가격은

경기 침체에 아랑곳하지 않고 천정부지다

매년 자녀를 위해 5식구가 희생해야 하는 공간은 그만큼 줄어든다는 이야기다.


상황이 이처럼 악화 되자 요즘 중국에서는 부동산을 사느냐’ 아니면

아예 이민을 떠나느냐가 뜨거운 화제다

대학가에 평당 수 천 만원 짜리 아파트를 사느니 자녀 교육을 위해

아예 이민을 선택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데 따른 현상이다.


이민을 선택한 장 아무개는 가처분 자산이 300만 위안(약 51000만원)이 넘는 중산층이다

대학가 아파트를 사고 고생을 감수하며 살아갈 수도 있지만 생활의 후퇴보다 이민을 선택한다

자신의 형편에 맞는 몇몇 나라들을 검색해 본 결과 아일랜드가 눈에 들어왔다

영어권 국가인데다 안전하고 복지가 마음에 들었다교육환경도 최상이다

이민을 제한하지도 않고 이민 수속이 어렵지도 않아 금상첨화다

그가 선택한 경 이민 방식은 언어 능력을 요구하지도 않고 350만 위안 만 예치하면 

3개월 이내에 그린카드를 획득 할 수 있다.

3년 후에는 350만 위안을 돌려받아 이 돈으로 아일랜드 아파트를 구입할 생각이다

최근 중국인의 아일랜드 이민이 늘면서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있어서 향후 아파트 투자에

매력이 커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내에서 닦아 놓은 안정된 생활 기반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

아일랜드에서 그린카드만 취득하면 1년에 하루 만 가 있어도 되니까

중국에서 기존 사업을 운영하는데 아무 지장을 받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일랜드로 가는 이유는 오직 자녀교육을 위해서인 셈이다

일단 교육비가 안 들고 초 중 고 교육 체계도 유럽에서 알아줄 만큼 우수하다

중국에서 6년을 마치고 나서 아일랜드로 가면 무료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영어도 마스터할 수 있다

영국 명문대학에서는 아일랜드 대입 성적을 인정해 준다

따라서 자녀들을 영국 명문 대학으로 보내기에도 그만 이다

특히 아일랜드는 중국에서는 상상하기 힘들 만큼 공기도 좋고 사람들의 인심도 좋다

의료와 복지와 교육면에도 중국과 비교되지 않는다

유럽에서는 영국과 함께 유일한 영어권 국가여서 자신이나 가족이 적응하는 데도 유리하다.


해외 영주권을 확보하는 데 돈을 많이 들이지 않으려 하는 중국 이민자 입장에서는 

50만 유로를 들여서 갈 수 있는 나라치고 아일랜드만한 나라가 없는 셈이다

투자 이민도 돈 들인 만큼 얻을 수 있는데 아일랜드는 유로 권에서 비용이 가장 저렴하다

실패할 위험도 적고 기다리는 시간도 짧다서류를 내고 심사를 받으면 그만이다.


뿐만 아니라 아일랜드 투자 상황이 어떤지에 아무 관계없이 그린카드가 나온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처럼 몇 년 간 대기할 필요도 없다

아일랜드는 신청한 지 몇 달 지나면 수속을 마칠 수 있다

자산 증명 요구도 비교적 까다롭지 않아서 빠르면 3년 이내에 투자 원금을 다 빼 가지고 중국으로 돌아올 수 있다.


물론 돈이 많은 부자들은 캐나다나 미국을 선호한다

이 때문에 베이징 발 캐나타 토론토 행 비행기에는 늘 자녀를 데리고

어학 연수나 이민 길에 오르는 중국인들로 500여석 좌석이 늘 부족하다

방학을 맞아 해외 인턴 등 각종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지만 

10년 비자를 받기 위해 다시 들어가는 사람들도 많다

중국경제가 지속적으로 침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값이 앙등함에 따라 물가도 오르자

해외로 떠나는 행렬이 길어지고 있는 것이다.


중산층과 지식층은 부담스런 세금에다 교육적인 편차 등으로 인해 외국행을 고민한다

그만큼 최근 경제 상황 탓으로 생활 안정감이 떨어지고 미래에 대한 비관적인 정서가 늘고 있다는 반증이다.


최근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60%의 중국부자가 서방국가로 이주를 고려중이다

이에 따라 매년 약 450억 달러가 해외로 유출된다는 것 이다

올 3월말 기준으로 지난 1년간 중국인들이 구매한 미국 부동산은 29195건에 달한다

금액으로 따지면 270억 달러다건 당 936600달러인데 1년 전의 수치인 831800달러보다 

10만 달러 이상 올랐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미국에 들어와 구입한 부동산 매입 가격은

건당 평균 477500달러로 중국인들의 절반 수준이다.


중국인들이 이처럼 비싸게 외국 부동산을 구입하는 이유는 부동산 불패신화 때문이다.

2008년 미국 발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이후 미국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자

중국인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중국의 미국 이민은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데 2000년부터 2013년 사이 영주권을 획득자가 903000명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인의 소득도 미국인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으로 이민 가기 어려운 중국인들은 일단 10년 비자를 확보한다

미국이나 캐나다 10년 비자를 받는 중국인들이 매년 늘어나는 이유다.

2010년 캐나다 10년 비자를 받은 중국인은 28000명이었으나 2년 후에는 83000명으로 늘었고 

2013년에는 11만 3000명으로 2014년에는 337000명으로 늘었다

합치면 958000명이다.

10년 비자를 받아 캐나다를 오가는 중국인이 100만 명을 웃돈다는 이야기다미국은 캐나다보다 더 심하다.


자녀 교육도 해결하고 부동산 투자를 해서 이익을 보는 게 중국인들의 구미지역 이민 방식인 셈이다

여기에 글로벌화 현상에 따른 이익을 얻고 생활의 질을 높이고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끼는 것은 덤이다.


이에 따라 영국 런던이나 오스트레일리아나 뉴질랜드를 비롯해서 캐나다 벤쿠버나 토론토의 부동산 시장은

차이나 머니로 넘쳐나고 있다

최근 중국 지식층과 중산 계층도 해외 부동산 투자에 합류하면서 구미 외의 지역으로 확산될 조짐도 보인다.

중국의 부동산 투기 방식을 해외에 그대로 수출하는 느낌이다.


중국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나라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차이나 머니와 인재를 동시에 확보하는 셈이지만

장기적인 득실은 따져 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중국내에서는 해외로 나가는 중국 중산층과 지식층은 돈 만 가지고 나가는 게 아니라

중국 미래 경제발전의 영혼까지 가지고 나간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기류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

사회의 주류인 지식인과 중산층의 이탈은 홍콩과 대만 경제에서 보듯

중국 경제 미래에도 큰 영향을 끼칠 변수임에 틀림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