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업을 준비하며/중국무역·사업 경험기

[스크랩] 영국의 EU탈퇴를 보는 중국의 시각

주님의 착한 종 2016. 7. 4. 07:56

영국의 EU 탈퇴 결정은 중국 경제에도 카운트 펀치를 날렸다. 하루 새 11%나 폭락하며 31년 만에 최저치로 곤두박질 친 파운드 화 만큼은 아니지만 중국 위안화의 달러 당 환율도 역외시장 기준으로 당일 1% 이상 하락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파운드화의 가치가 15-20% 정도 더 하락할 경우 위안화도 추가 하락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경기 부진으로 활력을 잃어가던 중국으로서는 국제 시장에서의 변동성을 주시하고 있지만 실물경제나 금융기관에 막대한 손실을 예상하는 눈치다. 흡사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채무위기 때를 연상시킨다. 당장 상하이 증시를 비롯해 영국경제와 긴밀한 홍콩 증시에 가해진 충격도 매우 크다. 또 중장기적으로도 무역이나 투자를 위한 새로운 협상을 벌여야하는 중국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불리한 요인들이 많다.

영국에 이어 체코 덴마크 스웨덴 등 국가들이 추가로 EU를 탈퇴할 가능성도 있고 더 나아가서는 유로화가 더 이상 존재할 지 여부에도 촉각이 곤두서 있는 상태다.

영국의 EU 탈퇴는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향후 국제 경제 질서나 무역 구도를 다시 짜야하는 변수를 제공한 셈이다.

중국의 셈법도 여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복잡하다.

일단 중국의 최대 교역상대인 5억 단일 경제시장이 불안해진 점이 최대 걱정거리다. 제2의 유럽 채무위기와 같은 충격을 받은 상황에서 수요 감소로 인한 중국의 수출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강력하게 영국과의 FTA를 강력히 추진해온 중국으로서는 닭 쫓던 개 신세가 됐다. 영국을 통해 유럽시장에 진출하려는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영국은 유로 지역과 자유무역과 투자 자유화를 주장해온 국가라서 중국기업은 영국을 유럽 진출의 생산기지로 할용 하려고 공을 들여왔다. 한마디로 런던을 유럽 진출의 길목으로 보고 투자를 해온 것이다. 그런데 앞으로 영국과 EU간 무역장벽이 만들어지면 중국기업으로서는 영국에서 생산하는 이점이 사라지게 된다.

런던 대신 다시 브뤼셀이나 베를린 등 자유 시장에 근접한 지역으로 가야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유럽의 보호주의의 장벽에 걸려 문전박대를 당해온 중국기업들로서는 영국과의 FTA를 체결하려는 전략까지도 수정해야할 처지에 몰린 것이다. 영국 말고 다른 국가를 교두보로 선택할 경우 그동안 들인 비용을 버리고 추가 비용을 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유럽이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할 경우 중국으로서는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런 속사정 때문인지 중국에서는 영국의 EU탈퇴가 앞으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으로의 관심을 더 늘리는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아예 이번 기회에 영국과 높은 수준의 자유무역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높다. 지금까지도 EU시장은 중국의 가장 큰 교역 시장이자만 앞으로 영국과도 무역 투자 금융 영역에서의 협력을 늘려나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영국 탈퇴로 인해 유럽 대륙 가운데서도 중부 유럽이나 동유럽 국가들의 경우 중국과의 일대일로 협력을 강화하는 등의 적극적인 교류를 예상하는 전망도 있다.

아예 이번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자는 낙관적인 견해도 눈길을 끈다.

중국인이 영국이나 유럽 부동산을 확보하는 기회라는 것이다. 상업용 부동산이나 주택 시장에 나쁠 때 투자해서 이익을 본 유럽채무위기 당시 경험을 다시 살리자는 목소리다.

영국의 부동산 가격 하락이 예상되고 파운드화까지 내려가면서 부동산 투자자들에게는 절호의 투자기회라는 이야기다. 지난 2008년에는 중국 투자자들이 금융위기 영향으로 25%나 하락한 런던의 부동산을 사서 기회를 잡았다. 특히 런던의 경우 한해 6%나 하락했고 영국 파운드화도 하락하는 바람에 중국 투자자들로서는 영국 부동산은 절반 가격에 사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중국과는 달리 수요와 공급에 따라 시세가 움직이는 영국의 부동산은 중국 부동산 업자들에게 매력적이다. 이번 위기에도 불구하고 영국 부동산 경기는 앞으로 5 년 후 회복될 것으로 보는 이유다.

환율효과를 노린 런던 유학이나 관광 업계도 들썩이고 있다. 파운드화의 하락은 유학생이나 관광객들로서는 더 없는 호재다. 전문가들은 영국의 EU 탈퇴로 파운드화가 앞으로 10-20% 정도 가치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1년에 1만5000파운드의 학비와 1만 파운드의 생활비가 들어가는 유학생의 경우 약 2만4000위안(약 308만원)에서 4만8000위안이 절약된다는 계산이다.

물론 SIUK(영국교육협회) 측은 “영국의 EU 탈퇴로 전반적으로 유학생 수를 줄일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도 있고 영국 대신 프랑스나 독일 등 유로중심지로 옮길 것이라는 분석도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인민폐 절하 압력이 가중되면 중국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중국에서의 자본 유출이 심해질 것이란 점도 유학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자본 유출은 인민폐 가치 하락을 부추기고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화폐 정책에도 심각한 위협을 가할 수 있다. 이는 최근 야심차게 추진하는 위안화 국제화에도 암초다.

특히 런던 금융시장은 홍콩에 이은 세계 2위 위안화의 역외 결제 시장이다. 2015년 중국 재정부는 영국서 위안화 국채를 발행한다. 인민은행은 50억 위안의 위안화 국채를 발행한 데 이어 앞으로 더 많은 양을 호환해서 발행하기로 합의한 상황이다.

중국은 런던을 통해 위안화를 유로시장에 학대할 계산을 하고 있었는데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파리나 프랑크푸르트나 룩셈부르크로 분산할 경우 비용부담도 만만치 않다.

특히 런던이 국제 금융센터로서의 위상을 찾지 못하면 위안화의 기축 통화 꿈은 멀어질 수 도 있어 보인다.

중국은 영국과 EU의 관계를 항상 유로 주도권과 국제 전략관계로 보고 접근해 왔다. 이번에 탈퇴의 도화선도 유럽 채무 위기 이후 당파분쟁이나 경제 이익 등 의 갈등에 따른 결과라는 시각이다. 따라서 영국의 EU탈퇴의 씨앗은 가입 당시부터 뿌려졌다고 보는 셈이다. 영국의 강력한 주권의식은 카메룬 총리의 말처럼 “잉글리시 해협의 물이 마르지 않는 한 영국 주권에 대한 생각을 바꿀 수 없다”는 한마디로 요약된다.

2차 대전 후인 1949년 10월 EU 문제가 제기될 당시 영국은 내각 문건에서 “성질이 다른 나라들끼리 공동체 만들 수 없다”고 반대한다. 1952년에 만들어진 유럽 석탄철강공동연맹이나 1958년의 경제공동체(EEC)와 원자력공동체 등 3개의 공동체가 출범할 당시에도 영국은 관심이 없었다. 초기 주도권을 스스로 방기한 셈이다. 이후 영국이 실용주의로 돌아서면서 1961년에 가입을 신청한다. 당시 프랑스는 영국을 미국서 보낸 트로이 목마라며 극렬하게 반대한다. 우여곡절을 거쳐 1973년 1월 1일에야 가입한 영국은 프랑스나 독일과 영향력을 비교할 수 없는 처지다.

미국과 특수 관계를 유지하면서 유럽에서는 정치 경제적인 이익을 취하는 양다리 전략을 취해오던 영국은 1997년 블레어 총리 이후 위기에 처한다. 미국은 이른바 아태중시 전략으로 돌아선다. 유럽은 채무위기를 거치면서도 동일한 재정정책이나 사회정책 덕에 유로화를 지켜왔다. 이후 정치력의 증대에 대한 요구가 발생했고 영국은 이에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하기 시작한다. 특히 노동력 이동이나 은행 연합 등은 영국에 민감한 문제다.

유럽 단일시장의 기초인 1957년 로마협정은 “상품 인력 서비스의 자유 이동에 장애를 없앤다”고 했지만 영국은 늘 노동력의 자유로운 이동에 회의적이었다. 유럽 경제 침체로 일자리가 줄고 영국으로의 이민 신청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영어를 쓰고 일자리가 많고 복지혜택이 많은 영국으로서는 인력의 자유이동에 난색을 표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탈퇴로 영국은 매년 GDP의 0.5%에 달하는 80억 파운드의 분담금 부담을 덜 수 있는 반면 GDP의 15%를 기여하는 EU 시장에서의 4000억 파운드 규모의 교역은 줄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개별국과의 협상에 의한 관세는 물론이고 300만 명의 자유무역 종사자들의 일자리도 위험하다.

영국이 유럽을 탈퇴하면서까지 지키려는 것은 한마디로 자국의 경제적인 이익을 지키고 유럽의 정치 군사적인 통합에는 반대한다는 메시지인 셈이다. 중국으로서는 영국의 EU 탈퇴가 한 번의 투표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에 더 놀랐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현문학 매일경제 영남 취재 본부장 m_hyun@mk.co.kr


출처 : 칭다오 한국인 도우미 마을(칭도마)
글쓴이 : 스프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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