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마음/마음을 열고

오시는 님

주님의 착한 종 2016. 4. 7. 10:39




오시는 님


아주 오랜 옛날부터 어른들이 불러서

오늘날까지 전해져 오는 귀한 노래가 있습니다.


정든 이웃과 정든 고향을 두고 아리랑 고개를 넘어서 가는 님은 밉단이요

정든 고향 정든 사람을 찾아 아리랑 고개를 넘어오는 님은 곱단이라 했습니다.


아리랑 고개를 넘어오는 그 것들은 왠지 뭐든지 기쁠 것 같은

그래서 알 수 없는 소식을 기다렸습니다.


민초들이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는 그것은

오늘날이나 그 옛날이나 별로 다를 것 없는 일상 속에서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 일 것입니다.


오는 님을 곱단이 라고 한 것은 무언가 새로운 기쁨을 줄 것 같아서고

가는 님이 밉단인 것은 쌓인 정은 두고 몸만 가니 그랬을 것입니다.


자식들이 자라고 출세를 위하여 대처로 가면서

새로운 세계를 향한 꿈은 더 커졌습니다.


한 번 떠나면 돌아오기가 쉽지 않은 복잡한 세상살이는

고향을 지키는 어른들을 날마다 속이 타게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언덕을 넘고 고개를 넘는다는 것은

아무래도 견디기 힘들다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보릿고개가 옛날 어른을 힘들게 했다면

요즈음 신세대 젊은 부부들 가정에는 매 월말 고개가 힘들다고 합니다.


월급봉투는 바닥나고 있는데 나가야 할 돈은 줄을 서서 늘 기다리고 있답니다.

월말을 이리저리 융통하여 잘 넘기면 또 한 달을 살았구나 한답니다.


세월은 흘렀고 시대가 변하여도 일반인 민초들의

살아가는 형편들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듯합니다.


계절 바뀌고 추수철이 되면 언젠가부터 고향의 부모님들은

동구 밖 큰 길을 바라보는 습관이 생겼다고 합니다.


행여나 대처에 살고 있는 자식들이 큰길에서 동네 길로

들어오지 않나 목을 길게 빼고 바라본답니다.


경제가 좋으면 자식이 웃으면서 고향 동네 길로 들어오는 것 같고

힘들면 자식얼굴 보기도 힘들답니다.


자식을 기다리는 어른들은 이제나 저제나 하면서 애가 타고

와야 하는 자식들 또 다른 애가 탑니다.

부모님께 기쁜 모습 보여 드려야 하는 자식으로서의

심적 부담감이 앞서고 행여나 걱정을 드릴까 해서랍니다.


자식을 기다리는 부모님의 마음도

부모님 뵈어야 하는 자식 마음도

우리들의 아름다운 풍습입니다.


한 아름 기쁨을 안고 정든 고향 아리랑 고개를 넘어오는 고운 님들

그들은 언제나 사랑하는 자식입니다.


이번 주말에는 모든 부모님들의 자식들이

기쁨과 사랑을 한 아름 안고 활짝 웃으면서

부모님 찾아 뵙는 고운 님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거두어들인 온갖 것들은 지난 설 명절에도 퍼주어

별로 남은 것 없겠지만 자식들에게로 갈 것을 생각하면

부모님들은 굶어도 행복해 벌써부터 즐겁습니다.


내 논에 물 들어가는 모습과

자식들 밥 먹는 모습이 제일 좋다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