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
샘과 미치는 평생 동안 절친한 친구로 지내 왔다.
두 사람은 어느 날 서로의 우정을 맹세하는 의미에서
아주 진지한 한 가지 약속을 했다.
둘 중에서 한 사람이 먼저 세상을 떠나면,
죽은 지 1주기가 되는 날
남아 있는 친구 앞에 나타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자는 약속이었다.
그렇게 하면 남아 있는 사람은 고인이 된 친구가
잘 지내고 있는지 어떤지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하느님이 우주를 다스려 가는 방식에 대하여
몇 가지 질문을 던져 볼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미치가 먼저 세상을 떠났다.
이어서 1년 후, 정확히 사망 1주기가 되는 날,
미치는 샘의 꿈 속에 나타났다.
샘은 다시 만난 친구가 멋진 모습으로 환하게 웃고 있는 것을 발견하자,
기쁨에 겨워 어쩔 줄을 몰라 했다.
다정하게 인사를 나누고 난 뒤,
샘은 내세와 천국에 대하여 많은 것을 물어 보았다.
미치가 대답했다.
"아주 간단해. 모든 사람들이 완벽한 행복을 누리고 있어.
우리는 누구를 만나든 서로 웃곤 하지.
게다가 하느님은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으신다네."
그 말에 샘은 혼란스러웠다.
"그럼 넉 달 전에 내가 실직을 당했을 때도
하느님은 웃고 계셨단 말인가?"
"물론이지. 하지만 하느님은 절대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신다네.
자네가 다른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즉각 조치를 취하셨네.
새 일자리가 마음에 들지 않나?"
"물론 마음에 들지. 먼젓번보다 오히려 더 좋은 직장이라네."
"내 말이 그 말일세.
하느님께서는 자네에게 많은 신경을 쓰고 계신다네.
그분은 늑장을 부리지 않으시네. 당장 행동으로 옮기시거든."
"하지만 만약 내가 더 나은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면 어떻게 할 뻔했나?"
"그럼, 다른 방식으로 자네를 도우셨겠지.
하느님은 무한한 상상력을 갖고 계시거든."
그들의 대화는 한 동안 더 이어졌다.
미치가 떠날 때가 되자, 1년 후에 다시 샘을 찾아오겠다고 약속했다.
그로부터 1년 후, 미치는 다시 샘의 꿈에 나타났다.
이번에도 샘은 기쁨에 겨워 내세와 천국에 대하여 이런저런 질문을 던졌다.
"자네는 하느님께서 언제나 웃고 계신다고 했지?"
"그럼, 언제나 웃고 계시지."
여전히 같은 대답이었다.
"그렇다면 넉 달 전 내 아내가 세상을 떠났을 때도 웃고 계셨단 말인가?"
"물론이지.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절대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신다네.
자네가 고통을 극복할 수 있도록 즉각 조치를 취하셨지.
하느님께서는 자네 자식들이 사소한 일로 서로 다투지 않고
자네를 위로하고 돕기 위해 애쓰도록 이끌어 주셨다네.
자네 자녀들과 예전보다 더 가까워진 것을 느끼지 못하겠나?"
"그래, 전보다 훨씬 가까워지긴 했네."
"내 말이 그 말일세.
하느님께서는 자네에게 많은 신경을 쓰고 계신다네.
그분은 늑장을 부리지 않으시네. 당장 행동으로 옮기시거든."
"하지만, 내 자식들이 하느님의 뜻대로 인도되지 않았으면 어떻게 할 뻔했나?"
"그럼, 다른 방식으로 자네를 도우셨겠지.
하느님은 무한한 상상력을 갖고 계시거든."
그들은 이런 식의 대화를 한참 더 나누었다.
이윽고 돌아갈 시간이 된 미치는 1년 후에 다시 찾아오겠다고 약속했다.
미치는 약속을 지켰다.
이듬해 같은 날, 꿈속에 미치가 나타나자 샘은 기쁜 표정으로 맞이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왠지 샘에게 그늘이 드리워진 것 같았다.
"연민은 지고지순하게 하느님께 돌려야 한다.
하지만 그것은 열정의 애정으로서가 아니라 결과에 의한 것이다."
- 성 토마스 아퀴나스, 「신학 대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