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마음/오 하느님

묵상 - 2016년 3월 27일 예수 부활 대축일

주님의 착한 종 2016. 3. 28. 08:45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주일 복음 묵상


2016-03-27 예수 부활 대축일
독서:사도 10,34ㄱ.37ㄴ-43 독서2:콜로 3,1-4 복음: 요한 20,1-9

1 주간 첫날 이른 아침, 아직도 어두울 때에 마리아 막달레나가 무덤에 가서 보니, 무덤을 막았던 돌이 치워져 있었다. 2 그래서 그 여자는 시몬 베드로와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다른 제자에게 달려가서 말하였다. “누가 주님을 무덤에서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3 베드로와 다른 제자는 밖으로 나와 무덤으로 갔다. 4 두 사람이 함께 달렸는데, 다른 제자가 베드로보다 빨리 달려 무덤에 먼저 다다랐다. 5 그는 몸을 굽혀 아마포가 놓여 있는 것을 보기는 하였지만,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6 시몬 베드로가 뒤따라와서 무덤으로 들어가 아마포가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7 예수님의 얼굴을 쌌던 수건은 아마포와 함께 놓여 있지 않고, 따로 한곳에 개켜져 있었다. 8 그제야 무덤에 먼저 다다른 다른 제자도 들어갔다. 그리고 보고 믿었다. 9 사실 그들은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는 성경 말씀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시작기도
지혜의 성령님, 어둠 속에서 참 빛으로 이 세상을 비추고 계신 주님의 현존을 깨닫게 하소서.

세밀한 독서
예수님의 부활사화에 대해 복음서들은 다음 두 가지를 보도한다. ‘빈 무덤 이야기’와 ‘부활 발현 이야기’다. 물론 순서적으로는 당연히 ‘빈 무덤 이야기’가 앞선다. 특히 부활 성야와 부활 대축일 모두 예수님의 빈 무덤을 찾은 여인들을 통해 그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여기서 마리아 막달레나는 여러 여인들 중에 맨 앞서(부활 성야: 루카 24,1-12) 또는 홀로(부활 대축일: 요한 20,1-9) 빈 무덤을 찾았고, 베드로를 비롯한 다른 제자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있다.

그런 가운데 복음사가 요한은 “아직도 어두울 때”(요한 20,1)를 더욱 강조하며 마리아 막달레나가 빈 무덤을 찾는 장면을 시작한다. 물론 다른 복음사가들이 요한과 마찬가지로 ‘주간 첫날 새벽(또는 이른 아침)’을 언급하지만 이처럼 ‘어둠’을 덧붙이지는 않는다. 이는 분명 복음서 처음, 그 서문에 요한 자신이 사용한 ‘빛과 어둠’을 상기시키는 것이다.(“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지만 어둠은 그를 깨닫지 못하였다.”: 요한 1,5) 그렇다. 마리아 막달레나도 무덤을 막은 돌이 치워진 것을 보고 예수님의 시신을 누군가 꺼내갔다고 결론짓고 이를 베드로와 예수님이 사랑하시는 제자에게 보고하지 않는가. 베드로도 무덤에 달려가 이를 확인하지만 예수님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는 성경 말씀을 여전히 깨닫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예수께 사랑받던 제자는 빈 무덤을 “보고 믿었다.”(20,8) 사실 요한에게 믿는다는 것은 예수님과의 만남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적이다. “와서 보아라”(1,39)는 초대를 받은 안드레아는 물론 베드로, 필립보, 나타나엘, 사마리아 여인 그리고 태어나면서부터 눈먼 이 모두 그랬다. 그런데 요한은 복음서 집필 목적을 20장 마지막에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이것들을 기록한 목적은 예수님이 메시아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여러분이 믿고, 또 그렇게 믿어서 그분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31절) 이처럼 요한복음서에서 믿는다는 것은 주님과의 만남이요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는 것이다.

묵상
요한복음서 내내 예수께 사랑받던 제자의 이름은 언급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가장 이상적인 주님의 제자로서 우리에게 구체화되고 있다. 고별 만찬 때도 예수님 품에 기대어 앉아있었고(요한 13,23), 예수님의 어머니를 모시는 영광을 얻었으며(19,26-27), 베드로보다도 빨리 빈 무덤에 도착하여 주님의 부활을 보고 믿었다.(20,2-10) 물론 ‘부활 발현 이야기’에서도 예수님의 사랑받던 제자는 부활하신 주님을 가장 먼저 알아본다.(21,7)

그렇다면 믿는다는 것은 예수께 사랑받는 지름길이다. 달리 말해서 믿는다는 것은 예수님과 그분을 믿는 이 사이에 내재하는 밀접한 관계를 나타내며, 그 결과는 주님의 사랑을 이끌어 낸다. 따라서 어둠 속에서 모든 사람을 비추는 생명의 빛을 보고 믿는다면 우리는 하느님께로부터 난 사람들이다. 빈 무덤을 보고 주님의 부활을 믿는다면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받는 자녀들이다. 그러기에 예수님의 빈 무덤은 주님의 말씀을 떠올려 주님과의 만남을 다시 이루는 곳이라 하겠다.

마침기도
부활하신 주님, 저희가 이 세상에서 당신의 빛을 증언하는 이가 되도록 당신의 빈 무덤을 올바로 보게 하소서. 아멘.

- 박기석 신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