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마음/오 하느님

묵상 - 2016년 3월 24일 주님 만찬 성목요일

주님의 착한 종 2016. 3. 24. 08:59





2016-03-24 주님 만찬 성목요일
독서:탈출 12,1-8.11-14 독서2:1코린 11,23-26
복음: 요한 13,1-15

1 파스카 축제가 시작되기 전,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아버지께로 건너가실 때가 온 것을 아셨다. 그분께서는 이 세상에서 사랑하신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

2 만찬 때의 일이다. 악마가 이미 시몬 이스카리옷의 아들 유다의 마음속에 예수님을 팔아넘길 생각을 불어넣었다. 3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당신 손에 내주셨다는 것을, 또 당신이 하느님에게서 나왔다가 하느님께 돌아간다는 것을 아시고, 4 식탁에서 일어나시어 겉옷을 벗으시고 수건을 들어 허리에 두르셨다. 5 그리고 대야에 물을 부어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고, 허리에 두르신 수건으로 닦기 시작하셨다.

6 그렇게 하여 예수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자 베드로가, “주님, 주님께서 제 발을 씻으시렵니까?” 하고 말하였다. 7 예수님께서는 “내가 하는 일을 네가 지금은 알지 못하지만 나중에는 깨닫게 될 것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8 그래도 베드로가 예수님께 “제 발은 절대로 씻지 못하십니다.” 하니,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않으면 너는 나와 함께 아무런 몫도 나누어 받지 못한다.” 9 그러자 시몬 베드로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주님, 제 발만 아니라 손과 머리도 씻어 주십시오.”

10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목욕을 한 이는 온몸이 깨끗하니 발만 씻으면 된다. 너희는 깨끗하다. 그러나 다 그렇지는 않다.” 11 예수님께서는 이미 당신을 팔아넘길 자를 알고 계셨다. 그래서 “너희가 다 깨끗한 것은 아니다.” 하고 말씀하신 것이다. 12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신 다음, 겉옷을 입으시고 다시 식탁에 앉으셔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너희에게 한 일을 깨닫겠느냐? 13 너희가 나를 ‘스승님’, 또 ‘주님’ 하고 부르는데,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 나는 사실 그러하다. 14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15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 준 것이다.”




시작기도
성령님, 살아남겠다고 버둥대는 제게 무엇보다 섬기는 마음을 불어넣어 주소서.

말씀 들여다보기
악마는 이미 유다의 마음속에 예수님을 팔아넘길 생각을 불어넣었다. 이제 곧 ‘세상의 우두머리’(요한 14,30)가 와서 예수님을 치고 제자들을 뿔뿔이 흩어버릴 것이다. 이제까지 경험한 어려움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위기가 그들 앞에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예수님도 이 사실을 잘 알고 계신다. 그럼에도 그분을 움직이는 힘은 두려움이 아니다. 제자들과 마지막 만찬을 하는 자리에서 예수님은 곧 닥칠 위기나 고통에 관해 아무런 말씀도 않으신다. 어떻게 해야 위기에서 살아남을지를 알려주지도 않으신다. 보통 두려움은 사람을 위기에 신속하게 대응하게 만들건만, 예수님은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섬김’만을 이야기하신다. ‘섬김’이 위기를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될까? 오히려 지휘체계를 명확하게 하여 조직을 더 단단하게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제자들 가운데는 이런 생각을 하는 이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남긴 첫 말씀은 변함없이 서로 섬기라는 것이다.

과연 ‘세상의 우두머리’가 와 예수님을 치자 양들은 대책 없이 흩어지고 만다. 세상을 만만하게 본 예수님 무리의 비참한 최후라 할 사람도 있겠지만, 섬김의 가르침을 마음에 담고 있던 제자들은 결국 다시 모인다. 그리고 섬김의 정신은 그 어떤 것보다 더 단단하게 이들을 하나로 묶는다.

말씀 따라 걷기
*세상을 떠나시기 전, 말없이 제자들의 발을 닦으시는 예수님의 표정을 상상해 보자.
*공동체의 위기를 극복하는 가장 강한 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마침기도
스승이시며 주님이신 예수님, 지금도 저를 섬기시는 당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제가 당신의 모범을 따라 더 많이 사랑하고 섬기게 하소서. 아멘.

- 윤성희(구약성서학 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