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월주스님이 본 생전의 김(金) 추기경
민주화 운동가들에게 '당신들은 현대판 예수'라며 힘 보태주어"
1987년 6월 항쟁 때에는 "끝까지 할 수 있겠어? 힘들지?" 격려
민주화 운동출신의 정치권 인사들에게 김수환 추기경은
"힘들 때마다 기댈 수 있던 언덕"(이부영 전 의원),
"바닥부터 용기를 줬던 어르신"(김부겸 의원)으로 기억되고 있다.
70년대 해직기자 시절 김 추기경을 처음 만난 이부영 전 의원은
"우릴 명동성당으로 불러 '현대의 예수 같은 존재'라며 격려해주셨다"고
회고했다.
김 추기경은 해직기자들을 위한 바자회를 열어 수익금을 생활비로
건넨 적도 있었다.
김부겸 민주당 의원은 대학 졸업 후 재야운동을 하던 87년 6월 항쟁 때
명동성당에서 만난 허름한 점퍼 차림의 김 추기경을 기억한다.
"경찰이 들어온다는 긴장감을 풀려고 성당 뒤편을 서성이고 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다가와
'힘들지? 너희들 앞으로 어떻게 하려고 그래? 끝까지 싸울 수 있겠어?'
라고 물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소탈했던 그분이 김 추기경이셨다."
'빈민운동의 대부'였던 고(故) 제정구 전 의원과 김 추기경의 인연은
각별했다.
김 추기경은 제 전 의원이 경기도 시흥에 철거민을 위한 보금자리를 만들 때
직접 찾아와 격려를 할 정도였다.
이후 제 전 의원이 "정치를 하기로 했다"고 김 추기경에게 어렵게 말을 꺼내자
김 추기경은 "자네처럼 영혼이 맑은 사람이 왜 그런 곳에 발을 들여놓느냐"며
말렸다.
제 전 의원이 "그렇다고 정치를 외면하고 있을 순 없다"고 하자
김 추기경은 말없이 격려해줬다고 한다.
제 전 의원과 함께 정치를 했던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 유인태 전 의원,
박계동 국회 사무총장 등도 김 추기경에게 신세를 많이 졌다.
원 원내대표는 "감옥에 있을 때 격려해주셨고,
14대 국회 때 제 전 의원과 통합민주당 활동을 할 땐
추기경님이 '나라를 바로잡아 달라'고 응원해주셨다"고 했다.
이재오 전 한나라당 의원은 1979년 '가톨릭 농민회사건'으로
김 추기경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국제앰네스티 한국위원회 사무국장이었던 이 전 의원에게
김 추기경이 인권문제 강연을 요청했는데, 이 전 의원은 강연 직후 구속됐다.
김 추기경은 이 전 의원을 위해 변호사를 선임해주고 영치금도 넣어주는 등
후원자 역할을 했다.
김 추기경은 1987년 투옥 중이던 김근태 전 의원이 부인 인재근씨와 함께
미국 로버트 케네디 인권상 수상자로 결정됐을 때 가톨릭 회관을 시상식 장소로
내줬고 현장에 나와 직접 축하를 했다.
김 추기경의 사랑은 민주화 운동가뿐 아니라 그들을 감시했던 경찰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박계동 국회 사무총장은 "1982년 일본으로 밀항을 시도했을 때
나를 현장 검거하려던 경찰서장이 검거 실패로 직위해제를 당하자
추기경께서 서장 구명운동을 하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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