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의 기억과 발자취/청도 이야기

[스크랩] 후기-2015 추분맞이 아름다운 청도해변로 걷기 25km

주님의 착한 종 2015. 10. 20. 08:54

 

 

 

 

 

 

 

 

 

 

 

 

 

 

(후기)

추분은 양력이고 추석(한가위)은 음력이다. 낮과 방의 길이가 같은 추분과 가을의 만월이 되는 추석이 만나는 경우는 많지 않을 터이다. 그러나 올해는 그랬다. 추분이 23일 한가위가 27일. 그런데 23일이 수요일이어서 주말을 걷기 일정으로 정하려하니 26일. 그런데 그 다음날이 바로 한가위이다. 이렇게 올해 해변로 걷기 일정은 민속행사로 여의치 않았다.

 

2014년 추분을 혼자 걸었던 생각을 하며 일정 변경 없이 혼자라도 걷겠다는 생각으로 양코로 향한다. 약속된 8시. 7시 30분부터 기다렸지만 아무도 연락이 없다. 혼자 걷기를 시작한다. 세 번째 걷는 길이 얼마나 다정하겠는가. 차를 타고 가는 길과 걸어가는 길이 다른데, 차만 타고 가면 그 길을 익히지 못하지만 일단 한 번 걸으며 그 길을 가고 난 후 차로 가면 길이 더 아름답고 더 멋있어 보인다. 2014년 추분 걷기 이 후 아마 5, 6회는 다녔으리라. 버스를 타고 승합을 타고... 이 길을. 그러니 길이 친숙할밖에.

 

아름다운 바다의 모습이 유난히 시야에 들어온다. 굽은 길의 꺽어지고 꺽어지는 구비마다 햇볕을 받아 찬란히 빛나는 바다가 반긴다. 만지러오란 듯이. 껴안아달란 듯이. 바라보는 그 쪽이 한국이기에 더 멋있어 보이는 건 한국인만의 느낌일까.

양코우 해수욕장과 도로는 평평하다. 해발이 같다. 양코우에서부터 시작되는 도로의 높이는 조금씩 높아져 팔선돈과 태청궁으로 넘어가는 언덕에서 피크를 이루고 또 다시 내리막길이다. 그 내리막길은 오르는 길보다 더 절경이다. 유청하에 이르러 다시 해변과 평평한 도로가 된다. 청도해변로의 걷기 묘미는 바로 이것이다. 바다를 끼고 도로가 시작되었다가 산허리를 감아 돌며 오르고 내리는 산복도로를 만들고 다시 해변로를 끼고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평지는 청도 남단 좌변인 잔치아오까지 이룬다. 그래서 팔수하에는 ;해상제일의 명산 라오산'이라 크게 붉은 글씨로 써 놓지 않았는가.

 

태청궁 언덕을 힘들게 오르며 지난번 후미진 일행을 기다렸던 장소를 훌쩍 넘어 걷는다. 멀지 않게 표 받는 곳이 보인다. 저곳에서 넘어가면 태청궁이요, 좌측으로 돌면 청산어촌의 큰 아치가 보인다. 대단히 크다. 언덕을 오르기 전 청산에서 좌변으로 구불구불 길이 보이는 어촌 마을의 산꼭대기 입구이다. 공사로 복잡한 언덕을 넘으려다 갑자기 넘어가기보다는 안 가본 곳, 청산어촌이 보고 싶고 걷고 싶어진다. 입구 사진을 한 장 찍고 어촌으로 내려간다. 구불구불한 것은 도로만이 아니었다. 집과 집이 연결되는 골목골목은 가늠할 수 없는 곡선의 연속이다. 어촌마을의 해변가를 찜하고 다시 앙코우로 향하는 발걸음. 색다름의 연속이다. 갈 때 본 그 경치와 올 때 보는 그 경치가 그렇게 다르단 말인가. 이것이 걷기의 묘미이리라.

 

혼자 걷는 묘미는 가고 싶은 대로 갈 수 있다는 것. 마음 내키는 대로 갈 수 있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미 두 번이나 걸었던 해변로인지라 코스를 바꾸어 색다르게 진행하고자 생각한 것이다. 대청궁 언덕에서 성산어촌 마을 둘러보고 걸었던 길을 돌아오는 코스로 바꾼 것이다.

 

 

또 걷고 싶은 아름다운 길이다. 한국에 돌아간 후에도 지인들과 함께 와서 걸을만한 추억의 길임을 확인하며 아름다운 청도해변로 길 걷기, 세 번째를 마친다.

출처 : 칭다오 한국인 도우미 마을(칭도마)
글쓴이 : 한원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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