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호·창업/땀 흘리기

애플이 노키아와 다른 이유?…`5G 시대` 먼저 읽었다

주님의 착한 종 2011. 8. 31. 11:33

 

'애플과 코카콜라, 스탠다드차타드.' 서로 다른 업종의 이들 세 회사는 두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첫째는 올 상반기 실적이 '어닝 서프라이즈'였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어닝 서프라이즈의 배경이 중국 등 이머징마켓에 있다는 점이다.

이들 회사는 이머징 마켓이라는 새로운 '그룹(group)'의 등장에 남보다 앞서 대처했고,

이를 통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경영학계에선 애플과 코카콜라,스탠다드차타드를 곧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리더십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들로 꼽는다.

학자들은 기업들이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엄청난 변화를 향후 10년간 겪게 될 것이며

변화의 바탕은 5G, 글로벌(global), 그린(green), 골드(gold), 자이언트(giant), 그룹(group)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미 중국과 인도, 브라질 같은 이머징마켓은 기업 성장전략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았다.

여성 소비자와 같은 '그룹'은 중국과 인도를 합한 것보다 시장 규모가 더 크며,글로벌 경쟁 구도를

근본에서부터 변화시키고 있다.

어떤 기업이든 신흥 '강자(자이언트)'가 나타나고 새로운 소비시장이 열리는 등의 시장 패러다임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하면 도태할 수밖에 없다.

GE와 노키아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5G 시대에 승자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새로운 전략을 짜야 하는

이유다.

◆글로벌 시장의 새 키워드 '5G'

박영렬 연세대 교수(경영학 · 동서문제연구원장)는

"국가 간 자유무역협정(FTA)의 확대와 끝없는 정보통신

기술 발달은 글로벌 시장을 하나의 큰 시장으로 만들어가는

'글로벌' 흐름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국가와 기업의 글로벌화가 어느 정도까지 '선택

사항'이었다면 앞으로 10년은 '필수 요소가 될 것'이라는 분석

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선 내수 기업과 수출 기업의 생존전략이

따로 존재하기 힘들다.

내수기업도 글로벌화에 나서지 못하면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 국내 시장에서 독점적 영향력을 갖고

있는 롯데제과가 중국과 인도에 초코파이 공장을 짓고, 아모레퍼시픽과 이마트가 중국 비즈니스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기후변화와 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커진 관심은 지속적으로 '그린(green)' 이슈를 만들어 내고 있다.

기업들은 제품 개발과 생산에서 부터 기업 경영전략 전반에 걸쳐 '그린' 이슈를 선도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당장 친환경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인 리튬이온전지는 반도체를 이어 국내 산업의 제2 먹을

거리로 떠올랐다.

'금(gold)'과 같은 자원확보 경쟁도 가속화되고 있고,여기서 밀리는 국가와 기업은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 희토류 물질은 이미 몇 해 전부터 산업 무기화되고 있다. 태양광과 같은 대체자원 개발을

위한 글로벌 경쟁도 치열하다.

◆'자이언트' 기업의 부활

경영학자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동차, 전기전자, 철강, 금융 등 글로벌 산업에서

리더십이 바뀌고 있으며 머지않아 승자와 패자가 극명하게 갈릴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초대형 기업이 시장 흐름을 완전히 주도하고 슈퍼 리더십을 발휘하는 자이언트(giant)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IT 업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는 강대강(强對强) 합병 ,메가머저

(mega-merger) 열풍의 신호탄이다.

전세계 IT산업이 애플, 구글과 같은 절대 강자의 우산 속에 들어가든지, 도태하든지 양자택일의

갈림길에 설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IBM, HP 등 미 IT 기업의

몸집 불리기는 날로 가속화하고 있다. 올 들어 이들 '빅5'가 발표한 M&A만 20건에 이를 정도다.

일본 반도체 업체들도 대만 업체와의 합종연횡을 꾀하며 기회를 노리고 있다.

◆새로운 시장은 위기이자 기회

중국 인도 등 이머징마켓과 함께 여성소비자,블랙다이아몬드로 불리는 아프리카의 중산층과 같은

새로운 시장 '그룹(group)'의 등장은 글로벌 경쟁의 지형도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재정위기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로 이머징 마켓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는 추세다.

애플의 올 2분기 매출은 285억7000만달러,순이익은 73억800만달러였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2%,순이익은 125% 증가했다.

최근 스티브 잡스 후임으로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맡은 팀 쿡은 앞서 "중국은 애플 매출의 초핵심

지역(China was very key to our results)"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애플의 중국 매출은 일본을 2배 이상 추월했다.

코카콜라는 북미 지역의 판매 둔화에도 불구하고 2분기 매출이 47% 증가했다.

중국과 러시아에서 빠르게 성장한 덕분이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의 실적 호전에 힘입어 올 상반기 순익이 전년 대비 19%

늘어난 26억달러를 기록했다. 8년째 사상 최대 이익을 경신 중이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간판 기업들은 중국 인도 등에서 경쟁우위를 갖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강자들의 진출 확대와 현지 토종기업의 부상 등으로 이머징마켓에서의 리더십은

지속적으로 도전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