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바이두 첫페이지
중국 최대 공중파 방송사인 중국중앙방송(CCTV)이 최대 검색사이트인 바이두(baidu.com)를 상대로
'샅바' 싸움을 벌이고 있다.
CCTV는 지난 15일 경제채널 프로그램인 '경제와 법(经济与法)'에서 30여분 동안 바이두가 무분별하게
돈을 받고 광고를 허락하는 등 인터넷 사기를 방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송에서는 올해 6월 시민 야오(姚)씨가 충칭(重庆)으로 가기 위해 바이두에서 호텔•비행기 예약
사이트로 검색해서 찾은 사이트를 통해 항공권을 예약하고 돈을 지급했는데 항공권은 받지도 못하고
돈만 날리는 사기를 당했다고 고발했다.
또한 CCTV가 자체로 조사해보니, 비행기 예약은 물론 정비, 의약 등에서 허위 사이트들이 다수
발견됐다고 폭로했다. 그리고 허위 다이어트 상품 판매 사이트를 만들어 바이두에 올렸지만
어떤 제지도 받지 않았으며, 돈에 따라 검색 순위가 좌우된다고 지적했다.
16일에는 칭화(清华)대학 모 교수가 바이두가 운영하는 인기 온라인 커뮤니티 서비스 '톄바(贴吧)'에
공휴일 축소를 주장하는 글을 올렸다가 네티즌들의 악성 댓글에 시달렸다며,
바이두가 조회수를 늘리기 위해 개인 사생활을 보호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언론의 영향으로 바이두 주가는 지난 15일과 16일 각각 3.67%, 5.34% 하락하는 등 만만찮은
후폭풍을 맞았다.
바이두 측은 지난 18일 "CCTV 보도 내용에서 지적된 허위광고 사실과 관련해 내부 조사를 벌여 확인한
결과, 사용자들이 (허위 광고로) 피해를 입은 사실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이러한 일이 없도록 주의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자료사진] CCTV에서 자체적으로 출시한 검색 사이트
하지만 CCTV의 바이두 지적에 대해 곱지않은 시선도 만만치 않다.
CCTV의 광고수익이 바이두에 뺏기고 있으며 공교롭게도 CCTV 인터넷 검색서비스를 시작했기 때문에
CCTV의 바이두 관련 방송은 경쟁 업체 간의 '샅바' 싸움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IT업계 관계자들은 "CCTV의 맹공에 대해 바이두를 위시한 포탈사이트가 미디어 업계에서 영향력을
키우자 위기의식을 느낀 CCTV가 반격에 나선 것이다"고 보고 있다.
모 리서치 기관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CCTV의 황금시간대 광고수입은 109억위안(1조8천346억여원)
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오른 반면, 바이두의 경우 올해 2분기에만 34억위안(5천722억원) 넘게 벌여
들여 전년 동기 대비 78.4% 올랐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광고수익은 120억위안(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광고수익의 위기를 느낀 결과인지, 공중파 방송사인 CCTV는 최근 검색사이트를 개통하고 인터넷
검색시장에 뛰어들었다. 따라서 바이두 고발 프로그램은 '기선 제압용'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야후 차이나 셰원(谢文) 전 대표는 "CCTV의 자체 검색사이트 출시와 바이두 공격이 동시에 일어난
것이 과연 우연일까?"라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중문판 사이트를 통해 "CCTV가 바이두의 인터넷 시장 독점에
제동을 걸고 나섰으며, 정부의 검열이 강화될까봐 IT 업계 전체가 불안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네티즌들 역시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구글이 중국 시장에서 철수한 이후 인터넷 시장을 독점하던
바이두가 후유증을 겪고 있다", "미디어 광고가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라는
다각적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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