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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이룽장성 팡정현에 위치한 일본인 침략자를 기리는 묘비 |
얼마전 중국 지방정부에서 일본 기업의 투자 유치를 위해 기념비를 세워 논란이 된 가운데 청년들이 기념비에 붉은 페인트를 칠하다가 연행됐다.
베이징에서 발행되는 징화시보(京华时报)의 4일 보도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30분경 아이디를 상쥔우바이(湘军五百), 페이톈옌쯔(飞天燕子), 량즈(梁智), 페이톈(飞天), 한중(韩忠)을 쓰는 청년 5명이 헤이룽장(黑龙江)성 팡정(方正)현 일본군 공동묘지에 세워진 기념비를 훼손하던 중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베이징에 거주하는 이들은 '일본 침략자'를 위한 묘비를 세웠다는 언론 보도를 접하고 격분한 나머지 지난 2일 하얼빈에 도착한 후, 팡정현의 묘지로 향했다.
도착해 묘지 내부 구조를 파악한 이들은 3일 오후 쇠망치와 붉은색 페인트 두통을 들고 '거사'를 치르기 위해 보안들의 감시를 뚫고 묘지에 잠입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이들은 쇠망치로 기념비를 부수기 시작했지만 기념비가 생각보다 두껍고 단단하자 붉은색 페인트로 기념비의 30% 가량을 붉게 칠했다.
그들의 행위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제지됐다. 경찰에게 체포당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실랑이가 벌어지고 핸드폰이 압수당했으며, 경찰 조사 후 이들은 풀려나 베이징으로 돌아갔다.
이같은 사실은 '거사'에 참여한 천푸러(陈福乐)가 당시 상황을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친구에게 게시글로 남기면서 알려졌으며, 이는 순식간에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면서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다.
반응은 다소 엇갈렸다. 일부 네티즌은 "통쾌하다", "5명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자다" 등 찬사를 보내는가 하면 일부 네티즌은 "좋은 취지에서 세운 기념비를 훼손하는건 몰상식한 짓이다", "의도야 어떻든 이들의 행위는 기물 파손과 마찬가지다" 등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한편 헤이룽장성 팡정현 정부는 얼마전 지난 1905년부터 일본군과 함께 이 지역으로 건너와 이민생활을 하다가 사망한 일본인들이 묻힌 공동묘지에 70만위안(1억1천4백만원)을 들여 이들의 넋을 기리는 기념비를 세워 빈축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