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의 기억과 발자취/중국과 친해지기

빠른 발전이 전부는 아니다…중국의 성장통(痛)

주님의 착한 종 2011. 7. 29. 10:19

최근에 발생한 중국 고속 열차의 대형 참사를 바라 보며,

그리고 한국의 산사태로 인한 많은 인명 피해를 보면서

문득,성장통이라는 단어가 생각이 났다.

 

특히 어린이에게 발병하는 성장통은 특별한 원인이 없다고 한다.

글자 그대로 아이가 성장하기 위한 일종의 과정이라고 한다.

원인이 없다 보니 대부분의 어린이 성장통은 별다른 치료 없이 낫는다는 의미도 되지만,

그렇다고 너무 쉽게 간과 해서는 소아 관절염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소아 관절이란 소아 마미와 같은 무서운 증상이다. 결코 성장 통을 쉽게 보아서는 안된다고 한다.

중국의 고속 열차는 우광선(우한-광저우)가 개통되면서 그 화려한 막이 올랐다.

"세계 최고의 기술"과 "최고의 속도"라는 단어가 한 때 중국 관영 매체를 장식하기도 했고,

필자 또한 우한에서 광저우까지 이 중국이 자랑하는 고속철을 타 보기도 했다.

확실히 중국은 달라졌고 빨라졌음을 당시 온 몸으로 실감했었다.

외국인의 체감의 정도가 이런데 중국인들이 느끼는 중국의 변화는 오죽할까? 라는 생각도 했다.

내가 사는 우한은 세 개의 도시가 합쳐진 곳이다.

그래서 강을 건너 우창이라는 곳에서 한구라는 곳으로 버스를 타고 가려면 약 1시간 20분정도가

소요 된다. 출퇴근 시간이면 그 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요하기도 한다.

교통 체증이 곳곳의 도로 공사와 지하철 공사로 인하여 말이 아니다.

그런데 우한역에서 인근 후난성의 수도인 창사까지 고속철을 이용하면 1시간 10분이면 도착 한다.

전에는 버스로 4시간 가까이 가야 했던 도시다.

같은 도시권에서 이동하는 시간보다 인근 다른 성의 대 도시를 가는 것이 더 빨라진 것이 지금의

중국이다. 개방 이래 숨가쁘게 달려 온 중국의 변화는 이렇게 아직도 현재 진행 중이다.

그러나 여기 저기에서 들려 오는 여러 사고 소식은 어린이가 한번은 거쳐야 하는 성장통처럼

으례 거쳐야 하는 부분적인 과정일 수도 있지만,

이 번의 고속 열차 사고는 자칫 성장통을 우습게 보다가 소아 관절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듯 했다.

국가나 한 개인이나 부강해 지고 출세를 하면 외부적으로 폼을 한번 잡고 싶은 것이 본성이고 본능이다.

그러나 속도가 너무 빠르다 보면, 개인의 과시욕이 지나치다 보면 늘 그렇듯이 사고가 난다.

국가의 성장이라는 것과 개인의 출세라는 것은 내면의 성숙과 함께 가야 이런 류의 사고가 방지 되는

법이다.

중국 고속 철 사고는 하늘에서 내린 벼락이 아닌 신호 체계의 잘못이라는 말도 있고,

조작상의 실수라는 말도 있다.

아무튼 천재가 아닌 인재라는 뜻이다.

발전과 변화의 주역은 결국 사람이듯이 사고의 원인도 대부분 사람인 경우다 많다.

한국의 우면산 산사태 참변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무리한 개발의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그런 마구잡이 식의 개발이 끝내 자연 환경을 파괴하고

급기야는 엄청난 사고를 불러 올 수 있다는 걱정과 근심 보다는 아직 덜 성숙된 모습으로 거대한

자연이라는 힘을 우습게 본 결과다.

한국은 이미 여러 번의 성장통을 겪었으되 아직도 완쾌되지 않은 곳에서는 여전히 소아 관절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중국에서 발생 되고 있는 발전의 성장통과 한국에서 발생하는 성장 휴유증을 보면서

인간의 성장과 발전의 단계를 생각 했다.

벼락 출세와 복권 당첨이 그리 오래 못 가고, 한 집 안의 흥망 성쇠가 어떤 원인으로 성장하고

몰락 하는지를 생각 해 보기도 했다.

결국은 외면적인 발전과 내면의 성숙이 비례해야 하는 것이 옳다는 것을 깨달아 본다.

급해도 천천히 가야 할 때가 있고, 멋있게 뽐내고 싶어도 한 번 더 자기 내부를 쳐다 보고 점검 해야

할 때가 있을 것이다.

중국에는 현재 "부디 성공 하고자" 온 많은 한국 기업과 교민들이 살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그렇게 만만치가 않다. 그래서 조급하고, 빨리 가야 한다는 압박이 있을 수 있다.

중국에서 반드시 성공 해야 한다는 한국인 특유의 강인한 고집과 불철 주야의 피나는 노력도 있을

것이다. 당연히 겪어야 하는 성장 통도 있다.

하지만 성장 통이 모두 다 자연스럽게 낫는 것은 아니다.

소아 관절염이 안 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dw6784@hanmail.net)

작성자
우한과학대 국제교육원, 우한한우중상무유한공사
이병우 칼럼니스트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