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개발상, 철거민 내쫓으려 한밤중 전갈떼 살포

▲ 주택에서 발견된 전갈들 선전(深圳)에서 철거지역 철거민들을 내쫓기 위해 해당 지역에 1만마리가 넘는 전갈떼를 살포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 인터넷매체 난팡왕(南方网)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18일 새벽 2시 30분 난산(南山)구 다신(大新)촌 화우샹(花屋巷)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아닌 밤중에 봉변을 당했다. 어디선가 나타난 전갈들이 집 바닥과 벽을 기어다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민 천(陈)씨는 "아내와 함께 침대에서 자는 도중 잠결에 뭔가 움직이는 것을 느끼고 일어나 전등을 켰더니 전갈떼가 담요 위를 기고 있었으며, 모기장 위에도 전갈들이 붙어 있어 대경실색했다"며 "이후 집안을 둘러보니 지면, 벽, 화장실, 주방 등 집안 곳곳에서 수백마리의 전갈떼가 득실거려 황급히 가족들을 밖으로 대피시켰다"고 전했다. 화우샹 주민들은 곧바로 빗자루 등을 이용해 전갈들을 쓸어모았으며, 모은 전갈들만 해도 10여킬로그램에 달했다. 전갈 크기도 큰 것은 10cm가 넘었으며, 작은 것은 3~4cm에 달했다. 천씨는 "전갈은 맹독을 지닌 동물로 인체에 쏘이게 되면 즉사할 수도 있다"며 "도대체 누가 이런 전갈떼를 풀어놨는지 의문이다"며 분노했다. 당시 밤늦게까지 마작을 하고 있던 주민 리(李)씨는 "새벽 2시 넘어서 20~30세로 보이는 남자 1명이 나무통에서 뭔가를 꺼내 주택 대문과 창을 향해 던졌다"며 "무엇인지 확인해보려 집에서 손전등을 가져와 비춰보니 전갈이었으며, 분명 누군가 악의적으로 저지른 일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부동산 개발상측에서 한 짓으로 보고 있다.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대부분 80년대 후반 지어진 건물들이 밀집된 화우샹은 최근 부동산 개발업체에서 재개발을 추진 중인 지역이다. 개발업체측은 주민들에게 1평방미터당 1만위안(165만원) 조건에 주택을 매입하겠다고 나섰지만 주민들 대다수가 보상금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느껴 여전히 이주하지 않고 이 곳에 남아있다. 모 주민은 "개발상 측에서 철거가 쉽지 않자 사람을 사주해 이같은 짓을 꾸민 게 분명하다"며 분노했다. 조사를 담당하고 있는 난터우(南头)파출소 관계자는 "현재 사건을 조사 중이지만 주택 지역에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범인 신원 파악에 애를 먹고 있다"고 밝혔다. [온바오 강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