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지난 8년간 개인 자산 수천억원대의 갑부 9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밝혀졌다. 산둥(山东)성 지역신문 산둥상바오(山东商报)의 7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완창(万昌)과기유한공사(이하 완창)의 가오칭창(高庆昌, 68) 회장이 자택에서 투신자살함에 따라 지난 2003년 이후 개인자산 1억위안(170억원) 이상 보유한 억만장자 중 9번째 자살자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올해에만 억만장자 자살자는 3명째다. 지난 4월 13일 개인자산 40억위안(6천660억원)을 보유한 후이룽(惠龙)그룹 진리빈(金利斌) 회장이 사채빚을 갚지 못해 분신자살한 것을 시작으로 5월 20일에는 4억2천만위안(7백억원)의 부채를 갚지 못해 괴로워하던 주광(珠光)그룹 루리창(卢立强) 회장이 저장(浙江)성 타이저우(台州)시의 한 호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산둥상바오는 "모두가 부러워할만한 부를 거머쥔 이들이 자살을 선택한 이유는 사업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금전적인 문제가 대다수였다"며 "지난 8년간 일어난 대부호들의 자살이 이를 방증해준다"고 분석했다.
이후 2005년 1월에는 3명의 억만장자가 연이어 자살했다. 2005년 1월 1일에는 52세 나이로 8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던 산시신룽(山西鑫龙)그룹 자오언룽(赵恩龙) 회장은 정부 정책 변화에 따른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이유로 자택에서 투신자살했다. 1월 7일에는 산시진화(陕西金花)그룹의 쉬카이(徐凯)부총재가 시안(西安)의 모 호텔에서 목을 매 숨졌으며, 같은달 13일에는 컨설팅업체인 천넝하궁다(辰能哈工大)투자유한공사의 자오칭빈(赵庆斌) 회장이 고층빌딩에서 투신자살했다. 쉬카이 부총재는 당시 56세로 사업이 순탄했지만 3번에 걸친 이혼과 결혼으로 심적 고통이 상당했으며, 각종 만성질환을 앓으면서 심신 모두가 약해져 자살을 택했다. 자오칭빈 회장은 자살 당시 이유가 명확하진 않았지만 나중에 6억위안(1천억원)이 넘는 자금을 해외로 빼돌리려 한 사실이 드러났으며, 당국의 내사를 받으면서 위신이 떨어질 것을 염려해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 문구 수출업체인 이다(利达)완구의 장수훙(张树鸿) 회장도 지난 2007년 8월 미국에서 제품에 문제가 발생해 대규모 리콜이 들어오자 이를 견디지 못하고 공장 구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이외에도 중국 경제계의 전기적인 인물로 꼽히던 주즈탕(九芝堂)그룹의 웨이둥(魏东)회장은 지난 2008년 4월 29일 41살의 젊은 나이에 자택에서 투신자살했다. 27살의 나이에 창업해 성공가도를 달려온 그가 자살한 이유는 심각한 '우울증'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일련의 사건들은 중국 갑부들이 부를 거머쥐기 전에는 어떻게든 사업을 일으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부를 거머쥔 후에는 목표의식을 잃은 데다가 사회적 위신, 사업에서 오는 스트레스 등 심적인 요인이 가중되면서 일순간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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