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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사 보도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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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경 중국 대학원관리학원의 뤼번푸 부원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인터넷에 알바들을 동원하여 상품을 광고하거나 특정인을 비방하고 매도하는 일이 종종 있다. 보통 인터넷 댓글은 3일 이상 지나야 절정에 이르는데 하루만에 댓글이 빗발치는 현상이 가끔 나타나는 것을 보면 이는 자연적인 것이 아닌 인위적인 조작일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마땅한 증거를 찾기가 쉽지 않고 제재하는 것도 어렵다"고 지적한 적이 있다.
또한 중국CCTV는 돈을 받고 여론을 조작해 재판이 진행중인 사건의 판결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조직이 있다고 보도한 적이 있고 언론에서는 이들을 인터넷 조폭이라고 보도했었다.
그런데 그 후 한 지방정부 관리의 어이없는 실수로 뤼번푸 부원장의 추측이 사실임이 드러났다.
작년 3월 간쑤(甘肃)성에서 발행되는 시부상바오(西部商报)의 보도에 의하면 간쑤성정부 선전부 리샤오제(励小捷) 부장이 간쑤성의 2010년 사업계획을 기자들에게 브리핑하는 자리에서 "여론을 올바르게 인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올해 650명에 달하는 ‘인터넷 평론가’ 그룹을 구성한다"고 발설해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인터넷 여론 형성을 위한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당시 보도에 이들은 1건당 중국 돈 5마오(80원)를 받고 정부에 유리한 댓글을 다는 일종의 정부 여론 친위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지자 중국 내 지식인과 네티즌들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과 함께 냉소를 금치 못했다.
리샤오제(励小捷)부장이 이들을 칭하여 인터넷 평론가라고 하였지만 네티즌들은 일제히 이들을 우마오당(五毛党) 또는 인터넷 조폭이라고 빈정대었다.
그런데 그 후 영토분쟁, 위엔화 절상 문제 등 중국의 국익이 걸린 문제들이 불거지자 이들 우마오당(五毛党)이 최전선에 나서서 중국을 욱박지르는 세력들을 박살내는 전과를 올리기 시작했다. 이들은 일치단결해 일관된 이론과 사실을 거론하며 반대론자들의 주장을 초전에 박살냈다.
이를 지켜본 중국네티즌들은 자신들이 감히 하지 못하는 일들을 해내는 이들에 대한 시각과 호칭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금년 들어서는 조폭이라는 호칭이 사라진 자리에 '수군(水軍)'이라는 용어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중국을 지키는 군은 육해공군이지만 이들은 인터넷에서 중국을 지키는 군대 즉 수군라는 것이다.
몇년 전 중국사람들의 인터넷 사용이 일반화되기 시작했을 때 일부 학자들과 전문가 사이에는 중국의 현 체제가 국경 없이 넘나드는 정보의 홍수 속에 빠져 무너질 것이라는 전망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인터넷에서 중국을 수호하는 수군의 등장은 예측하지 못한 것 같다. 중국 네티즌 숫자가 4억 명이 넘는다고 하는 현재 중국 붕괴론은 자취를 감췄고, 중국이 G-2 를 넘어 G-1으로 간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텐진 보하이자오바오(渤海早报)의 18일 보도에 따르면 수군의 조직은 2개 층으로 되어 있는데 우두머리와 병졸로 구성되는 가운데 우두머리격인 남자인 경우에는 '단장(團長)'으로 불리고 여자인 경우에는 '수모(水母)'라고 불리며, 그 아래 병졸들은 '수수(水手)'라고 불린다. 이들이 작전을 모의하고 전략과 전술을 짜거나 임무를 부여하는 곳을 '군영(軍營)'이라고 하는데 QQ 대화방을 이용한다고 한다.
이들은 국가이익이 걸린 이슈에는 일치단결하여 대응하지만 평상시에는 기업이나 개인의 의뢰를 받아 기업 상품 홍보, 시장에서 문제된 상품의 기업 입장의 해명, 경쟁사 상품에 대한 좋지 않은 유언비어 유포 등 각 수군의 이익을 위해 일한다고 한다.
이들이 댓글 하나 달고 받는 보수는 평균 0.2위안(35원)정도이고 글자수가 500자가 넘는 논단에 기고하는 경우에는 한 건에 0.5위안 정도라고 한다.
나는 이 보도를 보면서 우리나라 인터넷은 일찍부터 붉은 물이든 홍군(紅軍)에 점령돼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중국 수군은 국가이익에는 일치단결하지만 우리나라 홍군은 그들이 지향하는 사상적 신념에 따라 국가이익이 처참히 짓밟혀지는 것을 보는 것이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