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업을 준비하며/중국무역·사업 경험기

중국과 환율, 금리 결정의 변수 되나

주님의 착한 종 2011. 2. 11. 11:47

이달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가 오는 11일 열린다. 경제연구소의 이코노미스트와 증권사의 채권연구원들 사이에서 금리 전망을 두고 크게 한쪽으로 기울지 않은 상황에서 예기치 않은 변수가 발생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춘절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8일 저녁 기준금리 격인 1년 만기 예금ㆍ대출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미 춘절 연휴를 전후해 기준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막상 금리 결정을 앞둔 상황에서 따져봐야 할 것이 늘었다.

최근에 나타나는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움직임 역시 심상치 않다. 원화 환율이 9일에 나흘 만에 소폭 반등(4.2원)에 성공(1108.9원)하며 1100원선을 지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곧 1100원을 밑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에 나타난 달러와 유로화의 강세 현상은 일시적이며 추가로 원화 환율이 하락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중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환율, 이들 변수가 금리 결정에 어떤 영향을 줄지 금융통화위원의 고민 못지않게 투자자들의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 중국의 금리 인상이 동결 전망의 이유?

보통 중국을 비롯해 신흥국가들이 기준금리를 올리게 되면 우리나라 역시 금리 인상의 명분이 서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중국의 금리 인상이 위안화 절상으로 이어지고 원화 역시 절상될 수 있어 중국의 금리 인상이 이번에는 기준금리 동결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윤여삼 대우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긴축으로 위안화는 물론 원화 가치도 오를 것 같다”며 “기준금리 동결에 우호적인 재료로 작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금리 인상이 금융시장에서 예상됐었다는 점에서 큰 영향은 주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최근에 원화 환율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데 정부에서 가뜩이나 환율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에서 중국의 금리 인상 소식은 국내 기준금리 인상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더구나 지난 4일 미국 재무부가 ‘세계 경제 및 환율정책’ 보고서를 통해 한국을 외환시장 개입국가로 규정한 상황에서 원화 환율 하락을 막기 위한 정부의 개입 가능성 역시 줄어든 상태다. 즉, 기준금리를 올리면 원화 가치가 오를 수(원화 환율 하락) 있어 한국은행이 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또한 대표적인 원자재 수요처인 중국이 지난해 10월 이후 넉 달 동안 세 차례나 기준금리를 올리는 등 금리 인상에 집중하며 전 세계에 확산한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차단해주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중국이 전 세계의 물가 불안을 잠재워주고 있기 때문에 굳이 우리나라가 나서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이다.

공동락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통화 긴축은 공급발 인플레이션 부담을 외부에서 사전적으로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며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으로도 이어질 수도 있어 기준금리 동결의 한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물가 안정이 최우선..금리 올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인상을 전망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중국이 기준금리를 올린 이유가 국내 상황과 마찬가지로 상반기에 물가 상승률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인데 중국의 이번 금리 인상이 이를 재확인해줬다는 것이다. 따라서 물가 안정을 책임진 한국은행이 자신들의 역할에 충실할 것이란 설명이다.

김상훈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의 명분이 될 수 있다”며 “정부는 이를 경기 둔화 요인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결국 금리가 인상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석원 삼성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총재의 통화정책 결정 시의 고려사항을 살펴보면 이달에 인상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높은 물가 상승률, 글로벌 경기의 회복세, 부동산 경기의 호전, 중국 등 신흥국가의 긴축정책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입장이 물가를 잡기 위해 환율 하락을 용인하는 쪽으로 바뀐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즉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려서 추가로 원화 환율이 하락해 수입 물가를 떨어뜨리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외국계 보험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최근에 정부 관계자의 발언들과 분위기를 봤을 때 성장보다는 물가 안정에 더 치중하는 것 같다”며 “운용역들이 최근에 금리 인상 쪽으로 많이 기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과거의 기준금리 인상 영향을 보면 물가가 내려가는 것보다는 환율이 떨어지는 쪽으로 더 효과가 컸다”며 “그럼에도 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와 한국은행이 모두 나서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