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업을 준비하며/중국무역·사업 경험기

북경인과 장사하기

주님의 착한 종 2010. 9. 29. 11:27

북경인과 장사하기: 북경인과 인간관계


북경인의 인간관계는 중국인 중에서 가장 인정미가 넘친다. 그들은 대 대로 전통관념인 “예의에서 조화를 가장 귀하게 여긴다(禮之用, 和爲貴)”거나 ‘중용의 도리’를 지켜오면서 사람 사이의 조화(和諧)와 사회의 조화를 유지하고자 했다.

  북경의 전통 가옥인 사합원(四合院)은 원래 대가족에 맞는 가옥구조를 갖고 있었으나 신중국 성립이후에는 혈연관계가 전혀 없는 여러 가족이 공동으로 거주하게 되었다. 현재의 사합원의 거주자는 혈연은 다르지만 기능에 있어서는 전통 사합원의 기능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그 기능은 서로 관심을 가져주고, 복은 같이 누리고(有福同享), 어려움은 같이 짊어져서(有難同當) 매우 우호적이고 화목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현재는 높은 아파트가 새로운 거주형식으로 등장했지만 이러한 전통은 별로 변함이 없다.

  현대 북경인의 일상생활에서 양호한 인간관계가 유지되어 서로 존중하고 서로 양보하고 상대방을 생각해 준다. 식사문제에 있어서도 몇몇 장사꾼들이 함께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고는 서로 먼저 돈을 내겠다고 다투곤 한다.

 북경인 사이에서는 나와 남의 경계가 애매하다. 집단활동에서 균등하게 돈을 추렴하여 물건을 사거나 혼자 자기 먹을 것만을 사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들은 상호간의 이익을 너무 뚜렷하게 구분하거나 하나하나 따지는 것은 속이 좁거나 이기적인 것으로 본다. 보다 중요한 것은 개인이익 때문에 인간관계의 조화를 깨서는 안 된다. 누군가가 이러한 행위를 하게 되면 ‘타인 취급하는 것’(見外)으로 여겨지거나 ‘별 볼일 없는 것’(不怎麽樣)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우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사람노릇을 하지 못하는 행위로 여겨진다.

 북경인은 교제에서 우정을 매우 중시한다. 우정이 서로 삼투하고 서로 교류하는 것이 양호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최선의 방식으로 생각한다. 북경인들은 친구와의 교류에서 차라리 자기가 손해보기를 원하고 상대방에게 손해를 끼치고자 하지 않는다.

  북경인은 장사세계에서 하나의 격언을 반드시 지킨다: “친구를 속이는 것은 한 번이지만 (그로 인해)자기에게 해가 되는 것은 영원하다.”(騙朋友僅是一次, 害自己却是終身). 따라서 친구의 어려움을 기꺼이 돕고 곳곳마다 친구를 생각해 준다.

  북경인의 집을 방문하면 주인은 매우 열정적으로 대해 준다. 늘 가장 좋은 음식을 내다주며, 심지어는 자기 것도 손님에게 주려고 한다. 주인이 음식을 풍성하게 대접하면 손님은 실컷 먹어주어야 한다. 만일 지나치게 사양하거나 점잔을 차리면 불쾌하게 생각한다. 손님이 많이 먹을수록 주인은 더욱 기뻐한다. 따라서 북경에는 “요리를 모두 먹는 것이 주방장에 대한 최대의 칭찬이다.”라는 속담이 있다. 술대접도 마찬가지인데 손님이 거의 만취할 정도가 되어야 주인노릇을 제대로 한 것으로 여긴다.

  북경인의 호방한 성격은 은혜를 받았으면 되갚는 것으로 표현된다. 그들은 “예는 가고 오는 것을 중시한다”(禮尙往來)는 전통 관념을 매우 중시한다. 물방울 같이 작은 은혜를 받았으면 샘물같은 보답을 해야 한다(受人水滴之恩, 自當涌泉相報)는 전통 관념도 지킨다.

 물론 현재는 고층 아파트 생활로 교류가 단절되는 경향도 있고, 사합원의 공동생활이 줄어드는 추세로 인해 인간관계가 차가와지고 심지어 아무리 가까이 지내도 서로 내왕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나 그럴수록 친구를 더 사귀고 이웃과의 우호관계를 형성하려고 노력한다. 이렇게 맺어진 친구나 이웃이 곤경에 처하면 팔을 걷어 부치고 돕는다. 은혜를 입고 갚지 않거나 망은부의의 행위를 보이면 소외된다.

  북경인과 장사를 할 때는 이러한 북경인의 특징을 잘 살려야 한다. 북경인과의 인간관계를 잘 맺어 ‘꽌시’(關係)를 형성하고 인정미를 갖추어야 한다.

  물론 북경인의 인간관계가 모두 좋은 기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관계가 너무 밀접하여 상대방에 대한 간섭이 될 수도 있다. 또한 개인은 인간관계의 한 접점의 역할을 하게 되고 자아나 개성을 포기토록 할 수도 있다.

북경인과 장사하기: 북경인의 소비욕


우리는 흔히 중국인 하면 소비수준이 낮아 명품을 멀리한다고 본다. 그러나 여러 조사에 나타나듯이 중국인의 소비의식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그들 특유의 멘즈(面子), 즉 체면의식 때문이다. 그들은 체면을 살리고, 체면을 세우고, 체면을 얻기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그것이 상품과 관련되어서는 명품 구매욕구로 나타난다. 특히 북경인은 북경이 중국의 정치문화의 중심지인 수도라는 자부심이 더해져 귀족의식으로 나타난다.

  지금의 북경인들은 귀족 꿈을 꾸고 있다. 주머니 속이 텅 빈 백성이나 만관을 허리에 두른 갑부를 가리지 않는다. 선량한 백성들은 귀족과 같은 재산을 갖길 바란다. 별장을 짓고, 자가용을 몰로, 은행에 현금이 가득하고, 게다가 아리따운 아가씨가 애인이기를 바란다. 갑부는 귀족과 같은 기품과 명예를 가져 남들이 존경하고 굽실거리길 바란다.

  북경의 보통 시민은 월수입이 평균 1,500여 위안(元)일지라도 고급브랜드 명품을 사는 데 1년 을 꼬박꼬박 모아야 한다 해도 결코 주저하지 않는다.

  북경의 사이터쇼핑센터(賽特商場)나 옌사쇼핑센터(燕莎商場)에는 물건을 보는 사람이 물건을 사는 사람보다 많은데, 보는 사람들의 구매욕은 결코 사는 사람들의 구매욕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그들의 눈에서 귀족의 꿈을 볼 수 있다. 수입이 소비귀족화 수준이 되면 앞뒤 가리지 않고 귀족꿈을 실현한다.

  북경의 백성들은 다음과 같은 자신들만의 귀족꿈을 꾼다: 소비할 때 다른 것 고려하지 않고 쓸 수 있는 돈, 화려한 장식으로 치장된 개인별장, 기품이 있는 자가용. 따라서 북경인의 귀족꿈 소비욕구를 자극하면 거금을 거둬들일 수 있다.

  북경에서 장사할 때는 첫째 귀족카드를 다양하게 구사하고, 둘째 명품 고급브랜드를 많이 취급하고, 셋째 승용차와 부동산을 취급하고, 넷째 애완동물을 취급하고, 다섯째 고급오락시장을 파고들어야 한다.

  상품판매원리에 따르자면 가격이 비쌀수록 구매자가 적어지는데, 중국의 상품판매 현실에서는 정반대가 다반사이다. 3,200위안(56만원)의 구두, 3만위안(520만원)의 롤렉스시계, 2만위안(350만원)의 코트 등이 북경에서는 흔히 팔리는 물건이다. 정상가격표를 붙여놓아서 팔리지 않는 물건이라면 2배내지 3배의 가격표로 바꿔 달면 쉽게 팔릴 수도 있다.

 

 북경인과 장사하기: 신유상(新儒商)


북경은 중국 최대의 인재풀이다. 중국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고등교육기관과 연구기관, 그리고 중국에서 가장 우수한 인재들이 북경에 모여 있다. 사실 북경에 있는 기구나 기관만이 ‘중국’이란 타이틀을 사용할 수 있다. 지방에 있는 기구나 기관은 중앙정부의 특별 허가 없이는 ‘중국’이란 접두사를 쓸 수 없다.

  우수개소리가 하나 있다. “북경에서 아무렇게 돌 하나를 던지면 돌에 맞아 머리가 깨지는 것은 박사일 것이다”라는. 요즈음 북경에서 창업하는 민영기업의 CEO(laoban, 老闆, 老板)의 대다수는 젊은이들이다. 그들 중에는 학력수준이 점차 높아 국내 석박사 뿐만 아니라 해외유학파도 적지 않다. 그들은 주로 과학기술, 정보산업 및 3차산업에 종사한다.

  지식인에서 상인(경영인)으로 변신한 그들은 학력수준이 높을 뿐만 아니라 정보에도 민첩하다. 그들은 경제활동 경험에서야 일천하겠지만 시장경제이론에는 매우 정통하며, 출국하여 관광하거나 조사를 다녀온 경험이 적지 않다. 그들은 업계에서 얼마동안 부침을 거듭할지라도 끝내는 젊은과 지식을 바탕으로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학력수준이 높을 뿐만 아니라 현대 경영관리 지식도 풍부하며, 게다가 재주가 좋아 북경의 다양한 높낮이의 관료들과 거미줄 같은 꽌시(關係)를 맺고 있다. 그들은 공장에서 나와 하해(下海, 상업종사)한 사영기업주나 개체호(個體戶, 자영업자)와 수준이 다르다. 그들은 고급 안경을 끼고, 몸에는 양복을 걸치고, 발에는 구두를 신고, 손에는 노트북컴퓨터를 들고 관련 기관을 찾아가 돌격하거나 관련 지역이나 회사를 찾아가 사업을 꾀한다. 그들은 북경상인 중의 총아(寵兒, 驕子)나 다름없다.

  이러한 때문에 그들과 거래를 트고 장사를 할 때는 반드시 현대 경영관리 지식을 갖추어야 할뿐만 아니라 농후한 문화분위기, 즉 먹물 티를 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면에 신경 써야 할 것이다.

  첫째, 과거 휘상(徽商, 徽州商人)과 같이 한 동안 유학(儒學)을 배운 뒤 상업에 종사한 유상(儒商) 기질을 지녀 행동거지가 고아(高雅)해야 한다.
  둘째, 지식이 넓고 학식이 깊어 관련 영역의 전문지식에 매우 정통해야 한다.
  셋째, 일정한 예술적인 소양이 있어야 한다.
  넷째, 중국어 외에 영어 정도의 외국어를 구사해야 한다.
  다섯째, 특정 문제에 대한 개인의 독창적인 견해가 있어야 한다.
  여섯째, 문화계 인사와 일정한 교류가 있어야 한다.

  장사 문제뿐만 아니라 관심사 나아가 특정 문제에 대한 견해가 일치한다면 그들은 당신을 친구로 삼을 것이고, 그러면 장사도 잘되고 친구가 되어 앞길이 크게 열릴 것이다.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북경인과 장사하기: 관상(官商)
 


  이는 중국에서 ‘유상’과 함께 널리 회자되는 용어이다. 관상은 일정한 권력을 갖고 있는 관료나 관리가 돈벌이를 하는 것이다. 중국에서 상인이 출현한 이래 관상은 명맥이 끊긴 적이 없을 정도로 생명이 끈질기다. 그 중에서도 북경의 상인은 권력과 더욱 밀착하여 권력상인이라 할 정도이다.

  중국의 노랫가락의 하나인 순구류(順口溜)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북경에 와서야 관직이 낮은 것을 알게 되고, 동북에 와서야 담이 작은 것을 알게 되고, 상해에 와서야 빌딩이 작은 것을 알게 되고, 심천에 와서야 돈이 적은 것을 알게 되고, 룸살롱에 가서야 마누라가 늙은 것을 알게 된다.”(到了北京才知道官小, 到東北才知道膽小,到了上海才知道楼小,到了深圳才知道錢少,到了包廂才知道老婆老.) 이는 북경이 그만큼 관료사회라는 것을 말해준다.

  과거 북경에서는 황실부터 미관말직까지 모두가 손에 쥔 권력을 돈으로 바꾸는 관상 분위기가 농후했다. 중화인민공화국의 통제경제는 어느 면에서 완벽한 관상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아울러 완전하기 때문에 그 병폐가 거의 돋보이지 않았을 뿐이다. 관상은 자유경제와 대척점에 서있다. 따라서 자유경제라는 질서와 현상이 나타나면서 관상의 현상과 그 병폐가 더욱 드러나게 되었다. 따라서 개혁개방이후 북경상인의 가장 큰 특징의 하나는 관상 현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북경에는 여타 지역보다 중요한 정보가 많고, 관련 정보와 권력을 갖고 있는 관료는 정보와 권력으로 장사를 하게 된다.

  관상과 관련한 북경 상업계의 특징은 두 가지 들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권력으로 장사를 한다’(以權經商)는 것이고, 또 하나는 상인과 관료가 서로 밀착하여 밑천 없이 떼돈을 번다는 것이다.

  ‘권력으로 장사한다’는 것은 관료가 권력을 이용하여 장사를 하는 것뿐만 아니라, 관료 수중의 업무비밀을 빼내어 장사를 하는 것도 포함한다. 그 형식으로는 첫째, 상인이 몰래 관료와 합작하여 장사를 하여 이익을 나누거나 자문비용의 형식으로 관료에게 수고비를 건네는 것이다. 둘째는 상인이 관료의 자녀, 친척, 친구 관계를 사칭하여 관료의 영향력을 이용하여 암거래나 투기를 하는 것이다.

  관료브로커(官倒, 官倒爺)는 자본이 필요 없는 기형경제이다. 관료브로커가 일정한 국유자산 경영권 또는 영업권을 수중에 확보하게 되면 정치특권을 빌어 경제활동에 참여함으로써 국가와 국민이익을 희생시켜 관료와 상인의 상호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게다가 이는 밑천 들이지 않고 돈을 거둬들이는(無本萬利) 것이다.

  이러한 문제가 있으므로 북경 관상과 거래할 때는 다음 사항을 주의해야 할 것이다.

  첫째, 그들과 장기적인 우호관계나 협력관계를 건립하면 많은 문제들이 술술 풀릴 수 있고, 행정기구와의 업무효율을 신속하게 할 수 있다.
  둘째, 행정상으로 상업활동의 모든 고리에 간섭할 수 있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셋째, 쌍방간에 거래분규가 발생하면 조심해서 처리해야지 법을 통해 해결하고자 고소하거나 한다면 십중팔구 이길 수 없다.

  요즈음 일부 분석가들은 중국인들의 준법정신과 국제관행 준수 수준이 결코 낮지 않기 때문에 꽌시(關係)나 관료 등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나 실제로는 많은 부분에서 원칙대로 또는 법대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북경인과 장사하기: 바람잡이 조심하기
 


  북경의 장사꾼들은 사람들에게는 남을 ‘따라하는’(跟着哄) 습성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이를 장사에 교묘히 이용한다. 그래서 발명해낸 것이 ‘바람잡이’(托兒)를 고용하는 것이다.

  바람잡이는 북경말로 ‘투얼’(托兒)이라 한다. 이는 고객의 군중심리를 이용하여 장사꾼이 상품을 팔 때 장사꾼의 부탁으로 고객으로 위장하여 다투어 사는 척하게 함으로써 다른 고객으로 하여금 상품을 사게 만들고 그 수고비를 받는 사람이다. 북경의 상가에는 이러한 바람잡이들이 널리 활약한다고 한다. 이러한 바람잡이 중에는 외지인이, 그리고 여성이 많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결코 길거리나 상점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은 아니다. 상대방과 단독으로 협상을 진행할 때에도 제3자를 참석시켜 분위기를 띄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들의 역할도 바람잡이로 보아도 틀림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