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겨온 글.
지인들이 중국에 대해서 문의를 해오면...
한마디로 중국은 웃으면서 들어왔다가 울면서 나가는 곳이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뭔가 만만해 보여서 쉽게 생각하고 중국에 진출했는데,
이곳 저곳에서 예기치못했던 일들은 자꾸만 터지고
해결 능력이 안되니까 골병 들다가 결국 수업료만 엄청 날리고
퇴출 당한다는 뜻에서 하는 말입니다.
물론 중국이라는 나라에 웃으면서 들어올 수 있는 이유는 그만한 기회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고,
울면서 나가는 이유는 그만큼 극복하기 어려운 함정이 있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중국에서 주재원 생활을 하면서 직장과 사회, 아내에게 가장 많이 듣은 중국어가
沒問題(메이 원티: 문제가 없다)와 沒辦法(메이 반파 : 방법이 없다)였습니다.
메이 원티가 우리를 웃으면서 들어올 수 있게 만드는 중국 진출의 기회적인 측면의 말이라면...
메이 반파는 우리를 울면서 손털고 나가게 만드는 중국 사업의 함정적인 측면의 말인 것 같습니다..
메이 원티와 메이 반파는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중국어여서 그런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말을 "문제가 없다." 와 "방법이 없다" 는 식으로
곧이 곧대로 받아 들이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로는 이 두가지 말처럼 해석이 어려운 중국어도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중국어만 그런게 아니라...
모든 언어가 특정한 맥락에 따른 뉘앙스라는게 있는 법이지만,
중국어는 같은 말이라도 상황에 따라서 뉘앙스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심한 경우에는 정반대의 의미로까지 쓰이기도 합니다.
중국 사람의 사고 및 생활방식이 딱딱 끊어지는 말이기 보다는
두리뭉실한 표현이 강하므로...
언어습관에서도 "差不多"(차부뚜오 : 그게 그거야.. 비슷해..)와 같은 애매모호한
언어 표현이 많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중국인이 내뱉은 "메이원티"의 호쾌한 승락과 긍정적인 답변을
중국 진출의 기회로 보고 들어왔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정작 중국인이 말한 "메이 원티"에 담긴 뜻은
오히려 試試看(시시칸 : 어디 한번 해보자!)의 의미가 더 강한 것 같습니다.
문제가 없다."와 "어디 한번 해보자!"는 완전히 다른 의미이지만...
중국인이 말하는 메이 원티의 뉘앙스에 "어디 한번 해보자!"라는 메시지가 담긴 경우를
실제로 아주 많이 보았습니다.
반대로 중국인이 내뱉은 "메이 반파"의 침통한 거절과 부정적인 답변을
중국사업의 위협 혹은 함정으로 해석하여
사업을 하다보면 언제든 닥칠 수 있는 위기를 극복치 못하고
짐을 싸게 되는 사람도 많이 보았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정작 중국인이 말한 "메이 반파"의 말에는
如果(루구오 : 만일)라는 가정이 생략되어 있는 경우가 많더군요.
"루구오"라는 말속에는 저의 중국어실력으로는 알 수 없는 심리적인 뉘앙스가 강한 말입니다.
중국인의 만만디(慢慢的 : 천천히)는 본인의 직접적인 이해 관계가 없을때 쓰는 말이라면
如果(루구오 : 만일)는 본인의 이해관계가 직접적으로 연관되고 나면
콰이콰이디(快快的 : 빨리빨리)로 바뀌곤 합니다.
바로 이때 如果가 메이 반파의 뉘앙스안에 생략되어 있다면...
메이 반파는 "방법이 없다"가 아니라 우리의 대응을 지켜보겠다는
속뜻을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내린 결론은....
메이 원티에 절대적인 긍정의 뜻이 없으며,
반대로 메이 반파에도 절대적인 부정의 뜻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무조건적으로 "문제가 없다" 혹은 "방법이 없다"는 식의 사전 그대로 받아들여...
잘못된 의사 결정으로 많은 손실을 내고 결국 끝을 내고마는
중국 생활의 함정에 빠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중국어가 외국어이듯이 중국은 외국입니다.
중국어 뿐만 아니라 중국의 사업, 생활도 한국식으로 해석한다면
안 풀리는 문제가 너무도 많습니다.
중국 뿐만아니라 해외 생활과 사업이 모두 그런 함정을 갖고 있다고 보는게
보다 객관적인 상황인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인이 우리의 언어습관을 고려해가면서 메이 원티와 메이반파라는 말을 쓸리는 없으며...
나아가서 중국인이 우리의 사고 및 행동방식에 따라서 알기쉽게 행동할 리도 없고
우리가 그걸 바랄 수도 없습니다.
중국인끼리 쓰는 메이 원티와 메이 반파는 별문제가 없이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만,
중국인과 외국인 사이에서 쓰인 똑같은 말은 의사소통상의 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그 문제는 중국인의 책임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든 풀어내야 하는 해외사업의 숙제라 생각합니다.
沒問題(메이 원티)? 沒辦法(메이 반파)? 差不多(차부뚜오)...
중국의 기회? 중국의 위협? 역시 差不多(차부뚜오)아니었던가요!~
위기는 위험과 기회의 약어라는 말도 있듯이..
기회가 위험으로 변할 수도 있듯이 위험 또한 기회로 역전시켜 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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