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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외교' 한중관계 발전을 위한 해법

주님의 착한 종 2010. 5. 31. 10:10

'천안함 외교' 한중관계 발전을 위한 해법

천안함 사건에 대한 중국의 입장과 태도에 대해 우리 정부와 언론이 깊은 관심을 보이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 외교부의 발표, 주요 정치인의 발언, 중국 주요 언론사의 보도 하나 하나에 일희일비

(一喜一悲)하고 있다.

중국의 입장과 태도가 남북 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국의 역할과 영향력에 비해 우리의 중국에 대한 이해가 깊지 못해

중요 사안에 대한 중국 정부의 발언과 대응을 엉뚱하게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천안함 관련 우리 정부의 대응은 국제사회의 지지와 인정을 끌어냈으며

중국 정부 역시 점진적으로 바뀌고 있다.

중국과의 외교관계를 보다 발전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중국에 대한 정확하고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

중국의 처지와 과제, 철학을 읽을 수 있어야 중국과의 발전적 관계를 위한 구체적이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다.


실사구시의 중국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 급속한 경제성장의 철학적 바탕은 실사구시였다.

과거 덩샤오핑은 20세기 한 축을 이루었던 사회주의 나라들이 정치적 혼란으로 빠져들기 전에

실사구시의 논리로 중국 사회주의 제도의 점진적 개혁을 이끌었다.

 20세기 사회주의 나라들 중에서 유일하게 중국 공산당만 큰 혼란 없이 안정적으로

발전의 길을 걸어왔다.

과거 소련을 비롯한 동유럽 사회주의 나라들은 개혁개방 이후, 정치적 지도력을 잃고

사회적 혼란이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경제적 공황 상태를 겪기도 했다.

반면 중국은 덩샤오핑의 ‘천재적’ 정치력으로 정치적 안정 속에 점진적 경제개혁을 통해

세계가 놀랄만한 경제 발전의 성과를 과시하고 있다.

오늘의 발전된 중국은 덩샤오핑의 '실사구시' 철학적 바탕 위에 진행됐다.

중국은 경제성장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화에 성공한 아시아 4용(龙)

한국, 타이완, 홍콩, 싱가포르 등의 경험을 연구, 참고했다.

농촌 발전을 최대 과제로 삼고 있는 중국은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배우는데 적극적이다.

오래 된 관행과 관습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피를 흘려 세운 제도를 바꾸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회주의 나라들은 변화의 과정에서 혼란을 겪었다.

하지만, 중국은 정치적 안정 속에 광둥성 선전을 개혁개방의 실험 도시로 선정하고

이를 통해 개혁개방의 정당성과 구체적 실행 방안을 찾았다.

이와 같은 실사구시의 철학적 바탕 위에 오늘의 발전을 이루었기에 중국인은

‘실사구시’의 힘을 믿는다.

그래서 어렵고 복잡한 문제를 만나면 중국인은 말을 아끼고 사실 파악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이해득실을 따진다.

천안함 사건 이후 ‘사실 파악’을 강조하는 한편,

며칠의 간격을 두고 남북의 정상회담을 만난 이유도 사건의 정확한 파악이 없었기 때문에,

계획된 일정을 조정할 이유가 없었다.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서 우리 정부는 설득력 있는 증거를 찾기 위해 노력했으며

국제사회는 우리 정부에 신뢰와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중국 정부에 구체적 증거를 제시했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중국 후진타오 주석을 만나서 북한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실사구시를 강조한 중국 정부에게 우리 정부는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고 있는 반면,

북한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

중국은 개혁개방 후 지난 30여년간 급속도로 변화, 발전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실사구시적 관점이 중요하다.

오늘의 중국은 어제의 중국이 아니며, 내일의 중국은 오늘의 중국이 아니다.

현재진행형의 중국에 대해 실사구시적 관점과 태도를 견지해야,

우리 국익에 부합하는 중국과의 관계 발전을 이룰 수 있다.


급격한 변화 NO!

중국은 반제반봉건 사회주의 혁명에 성공한 나라이다.

사회주의 혁명 성공과 제도 수립의 과정에서 중국은 피의 교훈을 얻었다.

이상도, 선도 급히 달려들면 오히려 해가 된다는 지혜를 얻었다.

중국 공산당을 창당한 청년공산주의자들은 전 인민의 계급적 착취와 봉건사회의

불평등으로부터 해방한다는 공산주의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혁명가들이다.

사회주의 혁명에 성공한 중국 청년공산주의자들은 마르크스와 레닌의 철학과

정치 이론에 근거해 사회주의 제도를 세우고 정치를 폈지만 인민의 생활은 날로 궁핍해졌다.

중국 청년공산주의자들의 숭고한 이상과는 달리

현실은 사회주의 제도와 정책이 실패했음을 반증했다.

중국 공산당은 이 과정에서 “이상적 철학과 선진적 이론도 현실에

실험적, 점진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교훈과 지혜를 얻었다.

따라서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 실천은 사회주의 혁명의 과정과는 달리

일부 지역에서 전체 지역으로, 경제에서 정치로 점진적으로 진행됐다.

정치적 안정 속에 점진적 경제개혁 드라이브를 가동시킬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이 지난 20세기 역사로부터 값진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다.

중국은 우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국가적 규모가 거대하다.

새로운 정책과 제도를 전국화하는데 우리와 달리 긴 시간이 필요하다.

남한 인구의 26배, 남한 영토의 44배인 중국은

어떤 문제든 방향전환을 하는데 우리와 달리 긴 시간이 필요하다.

이에 반해 한국은 모든 면에서 빠르게 돌아간다.

국가정책 이행 및 변화의 속도 측면을 비교한다면

한국은 토끼이고 중국은 거북이이다.

거북이가 토끼의 걸음에 맞출 수는 없지만 토끼는 거북이의 걸음을 맞출 수 있다.

한중관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기다림의 미학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안정 속의 발전’ 사회주의 시장경제

우리는 중국의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아직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사회주의 시장경제는 ‘안정 속의 발전’을 위한 중국 특유의 정치경제시스템이다.

과거 사회주의 나라의 정치제도는 프롤레타리아의 일당 독재시스템이었다.

근로인민대중을 대변하는 정당의 독재를 통해서 전체 인민의 해방과 이익을 보장할 수

있다는 정치이론이다.

하지만 현대 중국 공산당은 특정 계급과 계층만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인민을 대변하는 정당으로 성격 전환하고 있으며

일당 독재의 정치시스템은 정치적 중앙집권제 형태로 바뀌었다.

박정희 정부의 개발독재와 같이 정치적 중앙집권을 통해서 고속 성장을 이끄는 동시에

급격한 사회변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혼란을 제어하겠다는 문제의식이다.

마오쩌둥은 중국 사회주의 제도 수립 과정에서도 중국 현실에 근거한

독창적 사회주의를 주장했다.

마찬가지로 중국의 사회주의 시장경제는 중국이 당대의 국가발전에 적합한

독창적 정치경제시스템으로 구축한 것이다.

이 시스템의 핵심은 국가 역사발전단계에 따라 '콘트롤 체인지'

즉 '제어 가능한 변화'를 추구하겠다는 목적이다.

권력의 중앙집중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지만 공산당은 당내 민주화가 보장돼 있으며

당 운영이 합리적이다.

국가 지도자의 측면에서 중국은 한국이나 미국과 다른 점이 있다.

국가간 정상회담에 후진타오 주석이 참석할 때도 있고 원자바오 총리가 참석할 때도 있다.

중앙정부를 대표하는 사람이 여럿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것이 중국 정치의 특징이다.

최고 책임을 일인에게 집중한 것이 아니라 그룹화했다.

북한은 개인에게 권력을 독차지하고 3대째 세습하고 있지만

중국은 지도자 그룹을 구축하고 민주적 과정을 통해서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한다.

바로 이 점이 북한 노동당과 중국 공산당의 질적 차이이기도 하다.

중국 정치시스템은 싱가포르의 고급 관료 중심의 통치시스템으로 발전하는 경향이 있다.

중국 인민들은 문화, 교육, 경제의 편차가 크다.

한국이나 미국식 정치제도의 도입은 오히려 사회 혼란과 발전의 함정을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중국은 공산당의 당원과 전인대회 위원을 고급화하고

이들을 중심으로 정치적 구심력을 형성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사회주의 시장경제는 정치의 일원화, 경제의 다원화를 내포하고 있으며

정치의 일원화는 사회의 안정을, 다원화는 자율과 경쟁을 통한 발전을 위한 것이다.

중국은 당대의 자기 실정에 맞는 정치경제 시스템을 점진적, 실험적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우리는 이를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

우리와 다르다고 틀린 것이 아니며 우리 것이 절대적으로 선진적인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한중 정치인들의 보다 더 잦은 교류와 만남을 통해서

중국 정치와 국가 운영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관계를 돈독히 해야 한다.

한중 교역액 2천억 달러, 한미간의 정치인 교류에 비해, 한중간의 정치인 교류는 너무도 미미하다.


이민위본(以人爲本)

후진타오 주석은 '이인위본(以人爲本)', 즉 “인민을 근본으로 삼는다”는 인본주의

정치철학을 강조해 왔다.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빈부의 격차가 커지고 도시와 농촌간 발전 간격이 벌어진 상황에서

주석직을 맡은 후 주석은 이인위본의 정치철학을 제시하고

인민 생활의 질 개선과 경제적 풍요의 확대를 꾀했다.

이는 현재 중국 정치가 최고 과제로 삼고 있는 대목이다.

이를 위해 국내외적 안정을 절실히 원하고 있으며

안정을 위협하는 대상을 경계하는 태도를 취한다.

동아시아의 불안정은 중국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불안정의 원인 제공자가 누구든 단호히 반대할 수밖에 없다.

북한은 중국 입장에서 전쟁의 피를 나눈 형제이자, 사회주의 혁명을 함께 한 동지적 관계였다.

그러나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고 동아시아의 안정과 평화를 위협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자,

중국이 북한을 골칫거리로 생각하면서 거리가 생기고 있다.

북한이 크게 오판하고 있는 것은 과거의 관념에 사로잡혀

오늘의 중국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을 방문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서운한 감정을 안고 돌아갈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이와 같은 오해와 오판에서 비롯된 것이다.

중국의 동아시아 안정과 평화에 대한 요구는 단순히 외교적 방침이 아니라 내적 요구의 반영이다.

중국은 현재 외적 요인으로 인해 혼란이 발생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중국이 북한을 대미 방어벽으로 삼고 있다는 생각이 일반적이다.

북한 정권의 붕괴가 주한미군의 대중 전치배치를 염려한다는 해석이 그 동안 설득력이 있었다.

하지만 실제 중국은 북한 정권의 붕괴로 인한 혼란의 ‘불똥’이

중국으로 튀는 것을 우선적, 실질적 걱정거리로 삼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 비교해 사회, 경제 발전 수준, 북한과의 거리에 있어서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전혀 다른 입장에 처해 있다.

중국은 국내의 사회, 경제 발전이 급선무이며 외부의 문제를 떠안을 처지가 아니다.

지정학적으로는 북한의 혼란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는 나라는

한국이 아니라 중국이다.

지난 90년대말 북한 주민들이 식량 위기에 직면하자, 중국의 동북3성으로 쏟아져 나왔다.

북한 정권이 붕괴돼 사회적 혼란이 생기면 철책선으로 가로막힌 남쪽이 아니라

두만강, 압록강을 건너 중국으로 쏟아져 나올 것이다.

북한사회 혼란은 우리보다는 중국에 더 직접적인 영향과 피해를 가져다 줄 수밖에 없다.


내정간섭 NO!

중국은 외교 정책에 있어서 내정불간섭을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다.

중국의 본심은 남북의 통일을 바라지 않는다고 보는 시각이 보편적이다.

이는 중국의 외교 정책의 원칙을 작게 보거나 믿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은 다른 나라의 정치까지 간섭할 여유가 없다.

13억의 중국은 우리나라 몇십개를 합친 규모의 대륙국가이다.

각계각층 각민족의 복잡한 이해가 얽혀 있으며 급속한 발전 과정에서 파생되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영역에 걸친 복잡다단한 문제를 안고 있다.

즉 남의 나라, 국정에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아직은 외적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에는 내적으로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또한 중국은 사회주의 혁명, 국가, 당 창건 등의 과정에서 독창성을 기본 철학으로 삼았다.

즉, 독창성은 중국 국가 형성과 발전의 철학적 바탕이었다.

외교 정책에 있어서 '내정불간섭'의 원칙은 중국의 이 같은 철학에 뿌리를 두고 있다.

중국에서 10여년 동안 생활하며 만나는 중국인들 중

한반도의 통일을 반대하거나 경계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타이완과의 통일을 원하듯 남북의 통일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또한 북한 체제로 통일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 동안 중국의 한반도 통일에 대한 입장을 설명한 논리들이

과연 실제에 부합하는지 점검해야 한다.

중국 인민들은 북한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인식하고 있다.

한중 수교 이후 18년만에 한중 양국의 교류는 급속도로 발전했으며

한중 민간의 문화의식은 거의 같은 수준으로 발전했다.

반세기 동안 혁명동지로서 강 건너 편에서 북한과 함께 섰던 중국이지만,

한중 수교의 다리가 놓여지자 다리 중간까지 건너오고 있다.

한중간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같은 편에 서기 위해서는

실사구시, 이인위본, 내정불간섭, 사회주의 시장경제, 점진적 변화의 중국을

실사구시적으로 인식하고 진정한 동반자로서

중국이 안고 있는 국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중국의 경제를 '짝퉁'으로, 중국의 정치를 '부정부패'로만 이해해서는

오늘의 중국 변화와 발전을 절대로 해석할 수 없다.

 '짝퉁'과 '부정부패'가 전부이고 본질이었다면 오늘의 중국은 불가능했다.

중국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오늘의 중국은 어제의 중국이 아니며, 내일의 중국은 오늘의 중국이 아닐 것이다.

중국은 우리와 ‘친구’가 될 수 있는 나라이며 정치, 경제, 문화, 사회 전 영역에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과 같이 가까이 있었다면 우리 국익에 더 유리했을 것이다.

바로 곁에 중국이 또 다른 ‘미국’으로 성장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이를 우리 역사발전의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