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의 기억과 발자취/중국과 친해지기

"아이폰, 짝퉁의 공통점" 짝퉁 보면 중국시장 보인다

주님의 착한 종 2010. 3. 5. 10:10

 
▲ 중국에 등장한 짝퉁
▲ 중국에 등장한 짝퉁 '아이패드'

짝퉁 왜 막을 수 없나

애플이 지난 1월 28일 태블릿PC인 '아이패드'를 정식으로 공개하자마자, 중국 선전(深圳)의 산자이 전자제품 유통지역인 화창베이(华强北)에 산자이 아이패드가 등장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미리 정보를 입수하고 외관이 똑같은 뿐 아니라 터치패드 방식의 사용법을 적용한 산자이 아이패드가 정품과 거의 동시에 출시됐다.

기능은 PDA급 태블릿PC 수준이지만 정품보다 먼저 중국 시장에 출시됐고 2천위안(34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됐다.

타사의 아이디어와 기술, 디자인을 훔치는 행위는 도덕적, 법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조차도 중국시장의 짝퉁 제품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수요가 있는 이상, 컴퓨터 바이러스와 같이 짝퉁 제품은 단속의 눈을 피해 지속적으로 만들어지고 시장에 유통될 것이다.

도덕적, 법적으로 용납될 수 없다고 해서 짝퉁 제품을 무조건적으로 부정해서는 중국 시장에서 성공의 해법을 찾을 수 없다.

중국 시장에 짝퉁이 쏟아져 나오는 이유는 속된 말로 "돈이 되기 때문"이다. 즉, 수요가 있어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명품시장과 짝퉁시장 양분

중국 경제는 고속 성장하고 있으나 빈부의 격차가 날로 커져가고 있다. 고소득층은 비싼 외제차를 여러 대 구입하고 있지만 다수를 차지하는 일반인은 정품 핸드폰 하나 사기도 주저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빈부의 격차로 인해 중국 시장은 '명품시장'과 '짝퉁시장'으로 양분되는 경향이 있다. '명품시장'의 소비자층은 전체 인구의 5%에 집중되고 '짝퉁시장'의 소비자층은 전체인구의 70% 이상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 현지에서 생활하는 한국인 중에 영화 복제품을 안 사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귀국할 때 지인들로 하여금 DVD 복제품, 명품 이미테이션 등을 사다달라고 부탁받기도 한다. 짝퉁을 손가락질 하면서도 소비자의 입장에서 짝퉁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유는 '가격' 때문이다.

값 싸고 성능 좋은 제품을 원하는 것이 세계 소비자의 공통된 심리이다. 이와 같은 소비자의 심리와 중국 시장의 특성에 따라 짝퉁 제품은 사라지지 않고 계속해서 출시되는 것이다.

짝퉁에서 중국시장 공략 해법 찾아라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경제인, 기업인의 입장에서는 이와 같은 짝퉁 제품을 탓하며 두 손 들고 무기력해지기 보다는 짝퉁을 통해 중국 시장의 수요를 파악하고 자기 가치를 찾아야 한다.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한국인들의 경우, 대부분이 자기 기술과 제품, 서비스의 우수성 혹은 국제적 경쟁력, 한국 시장에서의 성적을 강조한다. 문제는 중국 시장을, 중국 소비자를, 중국 문화를 모른다는 것이다.

이는 공급은 분명하나 수요가 불투명한 상황이라는 의미이다. 시장에서 가치는 수요에 의해 결정된다는 경제 상식에 따라 판단해도 실패는 불을 보듯 뻔하다.

한국의 기술, 제품, 서비스는 아직은 중국에 비해 앞서 있다. 하지만 중국 시장에서 실패를 하는 업체가 적지 않은 것은 바로 이와 같이 수요가 불투명한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수한 기술, 제품, 서비스를 소유한 업체의 입장에서 보면 짝퉁은 참 쉬워보이기 마련이다. 애플의 아이패드와 산자이 아이패드를 제품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질적 차이는 크다. 그래서 우수한 아이템으로 실패를 하고 나면 억울한 심정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참이 거짓에 지는 결과가 발생하는 이유는 거짓이 수요에 더 밝았기 때문이며, 시장은 수요에 눈 먼 제품에게 이윤을 가져다 주지 않기 때문이다. 제 아무리 훌륭한 제품도 원하는 사람이 없으면 돈을 받고 팔 수 없는 것이 시장경제의 도리이다.

아이폰과 짝퉁의 공통점

애플이 아이폰을 만들기 전에 유수의 고가 핸드폰에는 다양한 고급 기능들이 있었다. 하지만 핸드폰으로 통화 혹은 문자 전송 외에는 자주 사용되는 기능이 없었다. 사용자가 사용하기 어려운 기능을 달고 어렵게 설명하는 '쓰레기' 기능을 달고 가격만 올린 것이다.

노년층이 반기는 아이폰의 성공 비결은 곧 사용자 입장에서 쉽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개발자, 제조자 중심의 제품이 사용자, 소비자 입장의 제품으로 탄생됐기 때문에 시장의 폭발적 반응을 만들어 내며 세계 핸드폰시장의 강자로 나설 수 있었다.

중국의 짝퉁 제품과 애플의 아이폰은 이와 같은 관점, 즉 소비자,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공통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중국 시장에 출시된 제품들을 보면 세계적 다국적 기업이 만든 제품에 비해 현지인들이 만들어낸 짝퉁 제품이 중국 시장의 수요를 더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기술력 있는 기업이 실패한 제품과 서비스로 성공한 업체도 많다.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업체나 상공인이 있다면 먼저 유사 짝퉁제품부터 조사해야 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중국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이와 같이 공급자 중심의 마인드에서 수요자 중심의 마인드로 바꾸는 일부터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