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한조선족, "돈만 벌고 간다"는 생각 버려야 | |
[2009-06-09, 11:04:49] 온바오 |
"돈만 벌고 이 나라 뜨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재한 조선족 문제들의 근원이라고 생각한다." 한글판 신화신문 대표인 한국인 김중호 노무사(42)는 이렇게 말한다. 김 대표는 "재한 조선족 노동자 중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이 많은데다 공무원 출신도 많은데, 이들 대부분이 남자는 건설현장 등의 막노동, 여자는 가사도우미로 일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화이트칼라 직종에 종사하던 이들이 한국에서는 단순 육체노동을 하고 있다는 것. "고급인력들이 한국에서 이런 단순노동에 종사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하나다. 얼른 돈을 많이 벌어서 본국으로 떠난다는 이방인적인 생각 때문이다"라고 김 대표는 꼬집었다. 중국에서처럼 번듯한 직장을 갖기 위해서는 취업 준비단계 및 적응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빨리 돈벌고 돌아가야 한다"며 취업강습도 받으려 하지 않고 특별한 기술이나 지식이 필요없는 단순노동을 찾는 것이다. 남자는 일당을 받고 일하고, 여자는 돈을 더 준다는 곳으로 무작정 옮겨다니기 바쁘다. 이렇게 특별한 계획이나 목표 없이 돈만 보고 좇아다니니 법을 어기는 일도, '내가 뭐하는 지 알 사람도 없는데'라며 도덕적 타락을 일삼는 일도 있는 것이다. 김중호 대표는 이러한 행태를 보고 유태인의 '이방인 사상'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유태인은 잠시동안 돈을 벌고 언제든 떠날 수 있는 과일장사, 보석상, 보따리장사 등을 선호하는 특징을 빗대어 한 말이다. 그는 '이방인 사상'의 원인을 짧은 체류기간에서 찾았다. 방문취업제 이전 체류기간이 짧아 이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는 것. 하지만 제도가 도입되면서 합법적 체류기간이 5년으로 늘어났기 때문에 상황은 차츰 나아지고 있다. "5년 정도면 적응기도 길고 상황도 익히면서 노하우와 기술을 습득할 수가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2년간 조선족 4천명 상담 철학과 출신으로 해고, 인사, 근로계약, 임금체불, 상해 등 법률문제를 주로 다루는 노동 변호사로 활약하던 김중호 노무사는 “신화신문사 관계자와 얘기를 하다가 조선족의 임금체불 피해 등 노동관련 법률분쟁이 매우 심각한 것을 알게 됐다”고 조선족을 위해 일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사무실을 열고 조선족 노무 관련 법률상담을 전문적으로 해온 김 노무사는 "2년간 하루 7~8건의 상담을 했으니 전부 4천 건 정도는 상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담은 많은데 거의 무료라 돈벌이는 안 된다"며 웃음짓는 그는 "조선족들은 더 당당히 맞설 수 있지만 자신의 합법적인 권리를 잘 모르는데다 쓸데없는 피해의식을 갖고 있어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브로커의 "돈만 주면 다 해결해 주겠다"는 말에 솔깃해 돈만 날리고 노무사를 찾지 않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또 "불법체류자는 신분이 신분인지라 간단히 돈을 주고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다 한국 한족들이 대부분 중국어판 신화신문을 본다는 것에 착안, 신문을 통해 법률적인 정보를 전달하고자 한글판 신화신문 발행을 위해 대림동 한화신문그룹을 찾았다. 김 노무사는 중국 진출 한국 기업이 늘어나는 데는 조선족의 힘이 크다며 "조선족의 역할은 누구도 대신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에서 제대로 대접을 못받고 '조선족'이라는 단어가 비하의 뜻으로 되는가 하면 조선족들이 "다시는 안 온다"며 침을 뱉고 귀국하는 모습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며 서로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한국내 조선족보다 중국내 한국인이 배는 더 많다"며 "한국에 조선족이 많다는 한국인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재한 조선족에 대한 이해와 사랑, 그것이 오늘도 조선족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발벗고 뛰는 김중호 노무사의 힘의 원천이다. ⓒ 중국발 뉴스&정보-온바오닷컴(www.onbao.com) |
'중국에서의 기억과 발자취 > 중국과 친해지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국, 올 10월 화성 탐사선 '잉훠1호' 발사 (0) | 2009.06.10 |
---|---|
행가레 받던 선생의 지갑 턴 '고수' 소매치기 (0) | 2009.06.10 |
"다 보인다" 음흉한 '투시안경' 중국서 불티 (0) | 2009.06.09 |
공금으로 성매매, '간 큰' 공무원 무더기 징계 (0) | 2009.06.08 |
조선족 명문대생들, "부모가 외면한 후배교육 책임지겠다" (0) | 2009.06.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