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의 기억과 발자취/중국과 친해지기

중국인 그들은 누구인가? (3) - 「메이 파쯔」(沒法子)

주님의 착한 종 2009. 4. 22. 19:53

중국인 그들은 누구인가? (3) - 「메이 파쯔」(沒法子)

 

살다 보면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하는 수가 종종 있다.

이럴 때 중국인들은 「메이 파쯔」(沒法子<몰법자>)라고 한다.

「도리가 없다」는 뜻이다.

일종의 「체념」이다.

체념 뒤의 심리상태는 대가를 보상받지 못한데 대한 불만이나 원망,

자신의 노력이 부족한 데 대한 한탄과 후회 등이 있을 수 있다.

그 다음은 어떤가. 좌절 또는 자포자기가 아니다.


중국인들은 상황을 순순히 받아들인다.

극단적인 방법으로 대항하는 사람은 드물다.

해봐야 도리가 없으니 상황을 인정하고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무턱대고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참는 것이다.

중국인들은 일상생활에서 참는다(<>)는 말을 자주한다.

무조건 참는 것이 미덕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인내는 신용과 함께 그들이 장사를 하는데 있어 가장 중시했던 덕목 중의 하나였다.


그들의 인내력은 유구한 역사와 배경을 자랑한다.

황허(黃河<황하>)는 중국민족의 발원지이자 문명의 산실이다.

그들은 일찍부터 이곳을 중심으로 황허문명을 꽃피웠다.

따라서 중국인들의 정신적 육체적인 고향은 황허인 셈이다.

그래서 그들이 가장 숭상하는 색깔도 황색이다.

 

그러나 황허는 묘하게도 그들에게 문명과 재앙을 동시에 가져다 주었다.

문명이라는 화려한 선물을 준 대신 홍수라는 가혹한 대가도 요구했다.

역사상 황허는 수많은 홍수를 인간에게 안겨주었다.

엄청난 자연의 위력 앞에 인간은 그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나온 말이 “메이 파쯔”다.

도리가 없다는 뜻이다.

몰론 「참는 방법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는 뜻이다.

 

 

인간에게 재앙을 안겨준 것으로 홍수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인간 스스로가 만든 이른바 人災(인재)도 있었다.

전쟁이 그것이다.

梁啓超(양계초)의 주장에 의하면 중국에서는 평균 2년반에 1년은 전쟁기간이었다. 인생의 3분의 1이상은 전쟁의 와중에서 살아야 했음을 의미한다.

전쟁 한번 겪지 않고 죽으면 복받은 사람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는 중국의 역사를 「도륙의 역사」리고 했으며

중국인들을 戮民(륙민)이라고 했다.

「도륙에서 살아남은 백성들」이라는 뜻이다.

그러니 메이 파쯔일 수밖에.


천재와 인재에 시달릴대로 시달리며 살아온 중국인들과 교제를 하다 보면

「메이 피쯔」란 말을 자주 듣게 된다.

상대방으로서는 답답하기 그지없다.

특히 우리 같은 한국 사람들로서는 억장이 무너진다.

그러나 역시 「메이 파쯔」일 수밖에 없다.

그 말 속에는 「방법이 없으니 참으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