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그들은 누구인가? (2) - 「차뿌뚜어」(差不多)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말을 통해서도
우리는 그 나라 사람들의 국민성을 알 수 있다.
중국의 경우 그 대표적인 말이 바로 「차뿌뚜어」(差不多<차부다>)다.
아마 그들의 일상용어에서 이 말만큼 자주 사용되는 말도 없을 것이다.
말 뜻은 글자 그대로 「차이가 많지 않다」, 「별 차이 없다」다.
좀더 쉽게 표현한다면 「좋은 게 좋다」는 식의 두리뭉실한 면을 말하는데
바로 중국인들의 애매모호한 국민성을 잘 나타낸다고 하겠다.
사실 중국사람들의 특징이 행동에서 「만만디」라도 한다면
思考(사고)에서는 「차뿌뚜어」다.
무엇을 평가하거나 어떤 상태, 또는 기분을 나타낼 때
그들은 구체적이고 간단명료하기보다는 함축적이고 포괄적이다.
이것을 모를 때 당황하는 수가 종종 있다. 예를 들어 보자.
어떤 미술작품을 두고 어떠냐고 물었을 때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거나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을 때
그들은 「차뿌뚜어」라고 말한다.
지금 배가 고프냐고 물었을 때 「차뿌뚜어」라는 대답을 들었다면
그것은 고프기도 하고 안고프기도 하다는 뜻이다.
사업하는 사람보고 『요즘 재미가 어때요』라고 물었을 때
거의가 「차뿌뚜어」라고 대답한다.
심지어 그들은 한국사람과 중국사람도「차뿌뚜어」라고 말한다.
그렇다는 건지..아니라는 건지..
필자가 국립대만사범대학 석사반을 다닐 때 中國詩學(중국시학)이라는 강좌가 있었다.
할아버지 교수가 강의를 맡고 계셨는데
매주 七言律詩(칠언율시) 한 수를 지어오는 것이 과제 였다.
강의 시작 전에 평가를 받는데, 한참 훑어보시더니 하신다는 말씀이
「차뿌뚜어」였다. 「보통」이라는 뜻이다.
이러다 보니「차뿌뚜어」는 듣는 사람에게는 보통 고역이 아니다.
특히 분명한 대답을 원하는 서양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그들의 국민성을 알고 나면 그것처럼 편리한 단어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다음의 경우에 분명한 의사표시를 하고 싶지 않다거나
아니면 판단이 잘 서지 않았을 때
가장 무난하고 훌륭한 대답은 「차뿌뚜어」이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이 「차뿌뚜어」를 워낙 즐겨 사용하다 보니
유명한 후스(胡適<호적>)가 이를 비판하는 작품을 쓰기도 했다. 「差不多先生<차불다선생>」은 따지기를 싫어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는 늘 말한다.
『세상만사란 차뿌두어면 돼, 뭘 그리 따지고 산단 말인가』
그래서 그에게는 모든 것이 별 차이가 없었다.
「十<십>」자와 「天<천>」자는 한 획 차이뿐이므로 마구 섞어서 썼으며,
흰 설탕과 누런 설탕은 다 같은 설탕이므로 차이가 있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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