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샘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어느날, 맹인 한 명이 다리 위에서 구걸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힌 푯말을 들고 말이죠.
"태어날 때부터 장님이었음. 배가 고파서 죽을 지경임."
그러나 거리의 수많은 행인들은 푯말을 본체만체 그저 무심히 지나칠 뿐 맹인 앞에는 빈 깡통만 애처롭게 뒹굴고 있었습니다. 그때, 그 앞을 지나가던 한 사람이 그 푯말을 보고 혀를 끌끌 차더니 푯말 뒤쪽에 무언가 새로이 적어주고 가더랍니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놀라운 일이 펼쳐졌습니다. 무심히 맹인 앞을 지나가던 시민들이 이제는 그 에게 돈을 건네고, 애정어린 격려의 말까지 던져주고 가더랍니다. 새로운 푯말에는 어떤 글귀가 적혀 있었을까요?
" 봄이 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봄을 볼 수 없습니다."
월간 『참 소중한 당신』 2004년 4월호에서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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