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업을 준비하며/중국무역·사업 경험기

보부상

주님의 착한 종 2008. 12. 4. 12:30

  

 

보부상.

보자기에 싸서 다니면 보상이요,등에 짊어지면 부상이다.

실제로 등에 진 것은 큰 물건이 많고 힘이 들어 남정네가 많이 하는데,

가치로 따지면 몇푼이 되지 않는다.

진짜 가치 있는 물건은 보따리에 돌돌 싸서 들고 다닌다.

여인들이 많이 하는 방법이다.

조선시대부터 생긴 이 보부상은 당시 유통이 원활하지 않았던 시절에 생산자와

수요자를 이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무엇보다 땅뙈기 하나 없거나,

상점 차릴 만한 형편도 못되는 사람들. 할 일 없으면 보따리 장사라도 하라고 할

정도로, 말 그대로 불알 두쪽만 있으면 누구나 길 나설 수 있는 서민들의 귀한

직업이었다.시골에 서는 장터만 찾아 다니는 사람은 장똘뱅이라 한다.

 

이 보부상이 점점 늘게 되자,자연적으로 이권을 서로 보호하고 규모화시킨

조직을 갖춘 상단이 형성되게 되었다.

남쪽을 대표하는 상단이 개성상인이요. 북쪽은 의주상인이 그 대표이다.

그들은 국내의 모든 유통망을 거미줄 얽히 듯 장악했을 뿐 아니라,

나아가 국경을 넘어 중국 본토까지 진출했었다.그것이 책문후시다.

역관을 따라 움직인 공무역에 반대되는 개념이었다.

 

 

중국엔 따이궁(帶工)이 있다. 바로 짐꾼이다.

운송수단이 발달한 현대엔 많이 사라졌지만,지금도 농촌지역이나, 명승지엔

따이궁이 많다.태산이나 황산을 가면 해발 수천미터도 더 되는 그 높은 곳까지

물품을 이고 지고 운송해 올라가는 사람들이 있다.바로 그들이다..

물품뿐아니다, 가마 비슷한것을 만들어 사람도 태워 운송해 준다.

 

한중간의 투자가 활발한 시절. 보따리장사도 번성했다.

이를 일명 따이궁(帶工)이라 한다. 

초기의 따이궁은 중국에 진출한 기업과 한국의 기업간의 소량의 샘플이나

원부자재를 운반해 주는 명칭 그대로의 의미였다.

이것이 전통적인 보부상으로 발전한 것은 IMF 이후의 일이다.

운반료만 받아서는 큰 벌이가 되지 않자, 직접 물품을 구매해서

국경을 넘어 판매하기 시작 한 것이다.

당시 중국산 농산물에 대해서는 5백,7백 퍼센트의 할당관세가 부과 됨으로,

중국산 농산물을 갖고 들어가기만 하면 짭짤한 수익이 되었다.

월 2,3백만원은 쉽게 벌 수 있었다. IMF가 만들어 낸 진풍경이 아닐 수 없다.

한때는 청도,대련,위해,,등을 합쳐 수십만이 움직였다.

왜 그렇게 붐이 일어났을까?

 

 

97년의 외환위기는 우리국민 모두의 아픈 상처가 되었기도 하였지만,

반면에 새로운 풍경도 만들어 내었다.

외환과 금융이 어느정도 안정되자, 실물이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IMF프로그램에 따라, 기업구조조정의 후폭풍이 몰아닥쳤다.

기업.은행 할 것 없이 수백만의 실업자가 양산되었으며 이들은 코 딱지만한

땅 덩어리에서 달리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정부는 실물인간 살리는 프로젝트를 만들어 내었다.

몇가지가 있었는데, 대별하면 IT산업육성.신용카드발급 권장에다

바로 한중소무역상 지원이었다.즉,한중 보따리 장사 지원책이었다.

세관에선 개인무역의 물동량을 월별로 집계까지 내어 보고 하였으며,

정부기관에선 보따리무역 창업지원금이라 해서 창업만 하면 일정금액을 지원해

주기도 했었다.

 

아시다시피, IT산업육성책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IT산업에 뛰어들었다.

지원도 풍성했다.속칭 눈 먼 돈이기도 했다.

테해란로의 풍경이 바뀌어 버렸으며, SOHO로 일컬어지는 가정용 1인 사업자도

수십만 명 등장했다. 또 신용카드의 무분별한 발급으로 한사람이 많게는 10개

이상 신용카드를 보유하였기에 남의 돈을 물쓰 듯 할 수 있었다.

몇 년 후 이 모든것이 결국 부메랑이 되어 신용위기를 또 한번 겪게 되었지만,

당시로선 죽은 식물을 살릴만한 극약처방이었던것이다.

아쉽기는 이를 어느 선에서 점차 관리 정돈해 갔었으면 카드대란이나

신용불량자 양산, IT산업붕괴라는 후 폭풍을 피할 수 있었을 텐데,

우선 급하니 일을 벌이기만 왕창 해 놓고 사후관리는 내 몰라라 했던 결과이다.

 

지금 우리정부는 세계적인 큰 흐름을 쫒느라 정신이 없다.

이제 외환문제, 금융문제, 구조조정 등의 큰 항목은 어느 정도 길을 찾은 듯 하다.허나, 이제부터 문제는 쪼그라든 우리 내부의 실물경제에 있다.

서민경제 말이다. 세계시장이 위축되고, 우리시장도 위축되면 반드시 나타나는

현상이 구조조정이다. 즉, 일자리를 잃은 실업자 양산은 불을 보 듯 뻔하다.

이들은 서민들이지만, 정권까지도 바꿀 힘이 있다.

지금은 보따리 장사할 환경도 아니다,

그렇다고, 지나간 IT산업을 다시 일으킬수도 없다.

머리 싸매고 다른대책을 만들어야 한다.

 

맨날 은행권에 대 놓고, 돈이 밑으로 안 흐른다 백날 성질 내 봐야 소용이 없다.

서민들에게 돈이 풀릴만한 프로그램을 만드는것이 시급하다.

예컨데, 예전에 삽자루 하나만 갖고 나오면 무조건 돈을 지급 했던 날도 있었다.

미국이 정책자금 7천억불 중 약 3천억불을 금융,기업에 쏟아 붇다가 스톱 한

이유가 있다. 밑빠진 독에 물을 부어도 밑으로 내려가지 않기 때문이다.

해서, 나머지 금액은 학자금대출이나, 자영업 대출, 소상인 대출 등 서민에게

직접 주겠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서민 호주머니에 돈이 직통으로 바로 들어가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국가를 먹여 살리는 대기업이나 대 단위 프로젝트를 지원해서,

그 물이 흘러흘러 그 하부구조가 다 풍요로워 질 수 있다는 것은 틀린 말은 아니다.한명의 천재가 수만명을 먹여살리는 이치도 절대 틀린말은 아니다.

허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평화로운 시대의 발전적 정책일 뿐이다.

지금은 돈을 트럭으로 실어 대기업이나 은행에 투입해 봐도 절대 서민에게

흘러갈 수 없는 구조다. 대기업이던 은행이던 시방 그것을 막 풀 기분이 아니다.

두려워서 금고에 차곡차곡 채워놓고 이 비상한 시절이 지나가기만을 바란다.

 

은행이던 건설이던 위에서는 구조조정을 강하게 하는게 좋다.

찬스다. 그 와중에 실직이 된 서민들을 위한것도 동시에 시행해야 한다.

즉, 한 쪽은 정리하고,다른 한 쪽은 지원해서 사회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향후 건강한 사회구조가 형성될 것이다.

안전망이 없으면 사회문제가 정권문제로 비화하기 마련이다.

구조조정을 쉽게 못하는 것은 그런 안전망을 구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상한 시국엔 비상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

하다못해, 삽자루 하나만 들고 나와도 일당 받아갈 수 있게 해야 한다.

예전에 써 먹었던 부역도 좋다.창업자금 막 풀어도 좋다.

그들은 그것으로 금고에 쌓아 놓지 않는다. 은행에 예금할 여유도 없다.

바로 학비나 채소비,쌀값,세금 등으로 다 소비해 버리게 된다.

그래야 소비가 살고 진짜 시중에 돈이 돌아간다.

다음 달이 아니라,지금 당장도 빠르지 않다.

새마을 운동을 다시 해도 좋고, 뉴딜정책을 흉내내어도 좋다.

1년 후의 경제성장을 원한다면 지금 1개월후의 서민을 살려 놓아야 기반이

선다.

 

단지 그런 프로그램은 단기간이어야 한다.

일년 후 경제가 안정될 때 놓치지 말고 살살 관리,정비해 나가야

나중에 반드시 돌아오는 과음의 후폭풍 재해를 막을 수 있다.

IT산업 육성해서 트럭으로 돈도 풀고, 코스닥에 개나 소나 다 등록하게 해 놓고,

또 카드 막 발급해서 남의 돈 물 쓰도록 해 놓고는

일을 다 했는 양 손 놓고 기다리다가 신용불량자.노숙자 양산으로 거지 될 뻔 했다.

 

말이 좋아 한중소무역상 지원책이지 후속타가 없다보니, 이것이 상단으로 발전

못하고,흐지부지 되어버리고 말았다.

 

과거가 아니고 현재다.

돈이 직빵으로 들어가는 프로그램을 연구하자.

앞으로 실업자는 길거리에 넘쳐나지요, 돈은 또 안 돌아 다 죽어가는 목하

현실에서 경기예측은 별 의미가 없다.

원래 경기가 나쁠 땐 비관적 예측이 십의 팔은 맞고,

경기가 좋을 땐 낙관적 예측이 십중팔 맞게 되는 법이다.

지금은 서민을 위한 비상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비록 허접한 정책이라 할 지라도, 이렇게라도 돈이 들어 온다면 실직된

전 국민이 보부상으로 나설 용의도 있다.

 

(출처 : 칭다오도우미 미을 스프링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