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업을 준비하며/중국무역·사업 경험기

쇠고기 전문 `우가네`로 中國서 성공한 한국인

주님의 착한 종 2008. 12. 3. 17:35

쇠고기 전문 `우가네`로 中國서 성공한 도성배 사장


중국 베이징과 톈진에서 쇠고기구이 전문식당인 `우가네` 3개 점포를 운영하는

도성배 사장. 20년 동안 일본어 교사생활을 하다가 2002년 연고도 없는 중국으로 옮겨와 창업했다.

 

처음에는 사업 경험이 없어 쇠고기를 그 지역 유명백화점 진열장에서 사다

날랐다고 한다.

그의 창업이야기를 들어보자.
 

중국 베이징과 톈진에서 쇠고기구이 전문식당인 `우가네` 점포 3개를 운영하고

있는 도성배 사장(55)은 이색적인 경력을 갖고 있다.

 

대구ㆍ경북 지역에서 20년 동안 일본어 교사생활을 하다 2002년 별다른 연고도

없는 중국으로 옮겨와 창업에 성공했다.

 
이제는 프랜차이즈 점포 확장을 욕심낼 정도로 그의 식당은 항상 손님들로 붐빈다.
"중국에서 창업한 한국인 10명 가운데 성공하는 비율은 1명꼴에 불과하다"고 소개하는 도 사장은 "자신도 처음에는 순탄치 않은 정착과정을 거쳤다"고 토로한다.
 
▶ 차이나드림에 편승해 중국으로
도 사장은 2002년 안정적인 교사생활을 그만두고 외국생활을 계획하게 된 계기가 "자녀 교육문제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문제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려 하지 않았다.
일본어 교사였다 보니 처음에는 일본이주를 생각했다.
 

그런데 당시 일본은 10년 불황의 긴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반면

언론에는 연일 `차이나드림`이 소개되고 있을 때였다.

 

이런저런 고민을 하던 중 중국에서 소규모 무역업을 하는 친구가 "도와 달라"는

제안을 하자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중국으로 발길을 옮겼다.

 
베이징에 도착해 1년 동안은 중국어 공부와 중국인을 사귀는 일에만 매달렸다.

"당시에는 한국인을 만나 본 기억이 별로 없다"고 말할 정도로 그의 중국

학습열은 치열했다.

 

중국인들과 골목길(후퉁) 구석구석 어울려 다니며 양꼬치와 중국 술로 친구를

만들었다.

 

"그러다 지역 공안부장과도 친구처럼 지내게 됐는데 돌이켜 보니

그때 사귄 친구들이 무엇보다 소중한 자산이 됐다"고 도 사장은 회고했다.

 
▶ 가장 많이 가본 곳이 식당

치열한 중국 공부 1년을 마친 뒤 도 사장은 윈저우 난징 등으로 정처없는

여행길에 올랐다.

여행 도중 그는 친구에게 "무역업은 못하겠다"고 전화를 걸었다.
 

중국 도소매상들을 여기저기 찾아다녀 봤는데 도무지 좋은 물품을 선별해낼

자신이 생기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 과정을 거쳐 사업경험 없는 그가 별다른 연고도 없는 베이징에서 생각해낸

것이 식당 창업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가장 많이 방문한 사업체가 식당이고,

아내 음식솜씨가 동네에서 소문날 정도로 뛰어났기 때문"이라는 것뿐이다.

 
▶ 백화점에서 사다 나른 쇠고기
도 사장은 처음 베이징대학 주변에서 창업장소를 물색했다.
그런데 임대료가 비싸 창업비용이 2억원이나 필요했다.
 

그래서 베이징대학에서 자동차로 10여 분 떨어진 우다코 지역에 2004년 4월

우가네 1호점을 열었다. 당시에는 허허벌판이나 다름없던 곳이지만 주차하기

편리하고 임대료도 반값으로 낮았다.

 

상가건물 4층에 면적 210㎡, 테이블 15개를 놓은 식당창업비로 당시

1억3000만원 정도가 투자됐다.

지금은 번듯한 쇠고기 납품업체와 거래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사업경험이

전혀 없다 보니 어디에서 쇠고기를 조달해야 할지도 몰랐다.

 
그래서 그 지역 유명 백화점 진열장에서 쇠고기를 사다 날랐다.

상추 고추 등도 중국 품종보다 4배 비싼 한국 품종을 사용했고 멸치 다시마 등은

한국에서 직접 들여왔다.

 
그럼에도 워낙 외진 곳이라 처음 몇 달간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래도 그날 사용하고 남은 식자재는 미련 없이 폐기처분했다.
 

이런 식으로 몇 달 영업하니 입소문이 퍼지면서 예약한 손님만 받아야 할

정도로 식당이 붐비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06년 8월에는 베이징 왕징점(2호점)을 열었고 2007년 4월에는

톈진점(3호점)을 오픈하기에 이르렀다.

베이징 우다코 1호점도 2007년 3월에는 면적 630㎡에 테이블 72개(220명

수용 가능)로 확장했다.

 
▶ 선생님 같은 식당 사장
우가네를 찾는 고객 중 한국인과 외국인 비율은 7대3 정도다.
외국인 중에는 중국인이 60%, 일본인이 30%를 차지한다.
 
인터뷰 도중에도 고객 테이블에 수시로 오가며 인사말을 나누는 도 사장을 보며 "고객을 끌어들이는 비결이 바로 이것인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파원도 처음 우가네를 찾았을 때에는 싫든 좋든 황소그림을 앞에 놓고 10분가량 도 사장에게 쇠고기 강연을 들어야 했다.
 
"이 고기는 ○○백화점에서 들여온 겁니다.
등심은 바로 이 부위 고기인데 오늘 부드러워 추천할 만하고 안창살은 이 부위에서 나온 고기인데 오늘 썩 좋은 상태는 아닙니다 등등."
 
이 과정에서 고기 품질에 대한 신뢰를 샘솟도록 하는 것이 바로 선생님 출신 식당 사장의 매력이다.
 

 "좀 외진 곳에 식당을 여는 대신 가격을 낮춘다"는 우가네 영업전략에 따라

저렴한 음식값은 더 큰 매력이다.

우가네에 유독 단골 고객이 많은 이유는 바로 그런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
 

◆ 도사장이 말하는 중국창업 팁 "손님들이 음식값을 던지듯 낸다고 불쾌하게

여겨선 중국서 장사못해"

 

= "중국에서 2억원 정도를 투자하면 지금도 어지간한 식당을 창업할 수 있다"고

조언한 도성배 우가네 사장은 "위치ㆍ메뉴 등에 따라 편차가 크지만

그 정도 투자하면 매월 600만원 수익은 올려야죠"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도 사장은 "본인이 직접 식당을 관리하고 영업을 챙길 때 가능한 일"

이라고 전제조건을 달았다.

중국어를 어느 정도 구사하는 능력과 중국 문화를 이해하려는 태도는

그래서 필수사항이다.

 

"중국인이 상점에서 돈을 던지듯 주는 태도에 불쾌해 하는 한국인들이 적지

않은데 그건 단지 문화 차이일 뿐"이라고 강조한 도 사장은

자신도 중국문화를 좀 더 이해하기 위해 최근 차(茶) 강습반에 등록했다고

소개했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중국에 대한 경험을 직접 쌓는 것도 필수조건이다.

"예를 들어 한국 식당들은 대부분 가스불을 이용해 조리를 하는데 중국에서는

지하공간에 가스사용허가를 내주지 않습니다.

무턱대고 상가 임대계약 먼저 맺었다간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도 사장은

설명한다.

 

실제로 수소문해 보니 베이징시 한국인 밀집지역인 왕징에서 영업허가증 없이

점포를 열었거나 다른 사람 명의를 빌려 영업허가를 받은 한국 점포들이

부지기수였다.

 
중국에선 중국 법을 준수해야 하는 것도 필수다.

"중국에선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다며 편법에 의존하려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데 중국에서도 법을 안 지키면 반드시 뒤탈이 생기게 마련"이란 게

도 사장의 확고한 경험철학이다.

 

실제로 베이징 왕징지역에선 무허가 민박집들이 얼마 전 일제단속에 걸려

큰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공안ㆍ위생ㆍ소방 등 문제와 관련해 "사람 사는 곳엔 똑같은 일들이 있게 마련"

이라고 말한 도 사장은 "중국에서 중요하다는 관시(關係)는 법적으로 안 되는

일을 되게 하는 수단이 아니라 좀 더 시간을 단축하는 방편 정도로만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인건비가 싸다는 데 기대를 거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도 사장은 "월급

30만원을 주고 100만원어치 능률을 올려야 하는데 30만원어치 능률만 올렸다면

결코 싼 인건비일 수 없다"고 충고했다.

 
[베이징 = 최경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