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청도, 일조, 태안 ,태산, 황산, 항주 등등 배낭여행에서 돌아온 후
한동안 구직을 위해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고 인터넷을 뒤지고
사람들을 만나며 취직자리를 찾아다녔지만 정년퇴직자에게 주어지는
빈 자리는 없었다.
하긴... 청년실업자가 득실 거리는 이 나라에서 초로의 내가
일자리를 얻는 다는 생각자체가 어쩌면 배부르고 철없는 짓인지도 모르겠다.
고용정보센터에 나타나는 일자리는 아파트 경비, 청소용역원 등등
단순 노무직 뿐...
창업은?
모두들 말린다.
지금은 무엇을 하더라도 안 된다.
쉬는 것이 남는 것이란다.
여행을 좋아하고, 영어와 중국어를 어느정도 구사할 수 있으니
여행사 창업은 어떨까...
인터넷을 뒤져 여행사 창업 사이트를 찾아내고 교육을 받으려 했는데
이것도 교육비가 200만원 이상이란다.
만만찮은 금액이다.
게다가 창업비용도, 최소 2억5천 내지 3억은 있어야 하겠다.
참 가당치도 않다.
어쨌던 교육이나 받아보자...
그래서 제일 저렴하게 교육받을 수 있는 곳을 찾다가
T 항공여행사에서 3주간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재미도 있고, 해보고는 싶은데
그놈의 투자가 어렵네...
어�던 여행사 창업과 운영에 관한 교육을 받고난 후
마침 우리 부부를 포함한 7부부가 해외여행을 가려고 매달 조금씩
돈을 모아왔는데... 이번 여름에 여행을 떠나잔다.
그것도 장가계로...
그래...
내가 언젠가 여행사를 운영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교육 받은 것을 기초로 준비해서 멋진 여행을 해봄으로
경험을 쌓자..
그래서 여행은 시작되었다.
인원이 많은 관계로, 또 장가계를 가 보지 않은 관계로
패키지 여행상품을 골랐다.
패키지 여행을 잘 하려면 4가지 조건이 있다.
첫 째, 상품을 잘 골라야 한다.
신뢰성이 있는 여행사의 상품을 고르되
실속이라는 단어가 붙은 상품은 피한다.
어짜피 옵션이라는 명목으로 돈은 다 들도록 되어있고
여행 내내 싸구려 음식에 저급 호텔에 머물 수 밖에 없으니...
둘 째, 날씨 운이 따라야 한다.
잘 못하면 여행일정 내내 방구석에 처박혀 있을 수도 있다.
우기, 건기 태풍 등 통계자료들을 잘 보면 그나마 불운을 조금이라도
피할 수도 있겠다.
셋 째, 가이드를 잘 만나야 한다.
가이드도 사람인지라 기분이 좋을 수고 있고, 나쁠 수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싸가지가 없는 가이드가 있을 수도 있고
돈만 밝히거나 여행객에 대한 배려가 떨어지는 저질 가이드가
있게 마련이니까..
하여튼 가이드를 잘 못 만나면 그 여행은 종친 거다.
가이드를 잘 만나느냐 하는 건 여행사에 따라 좌우된다고 볼 수 있다.
좋은 여행사는 가이드 선발 기준도 있을 테고
최소한 컴플레인은 할 수 있을 테니까.
넷 째, 일행을 잘 만나야 한다.
패키지를 가려면 팀 인원이 최소 10명 정도는 되야하겠다.
안 그러면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한 팀이 되어야 하니까
그것도 문제다.
게다가 주정이라도 한다거나 자기 목소리가 너무 큰 사람이 있으면
그건 내내 고역이다.
아무튼 이런저런 끝에 하나투어의 고품격 상품을 하나 골랐고
상담을 하고 가격 협상도 하고... 그렇게 여행은 준비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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