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때문에 승무원과 실랑이한 中 관광객 비행기서 강퇴
공항경찰 출동해 사태 수습, 다음날 항공편으로 귀국
필리핀으로 단체 관광을 떠났던 중국인들이 비행기 비상구 옆 좌석을
놓고 승무원과 실랑이를 벌이다가 공항 경찰에 이끌려 비행기에서
내려야 했다고 도시쾌보(都市快报)가 보도했다.
춘제(春節, 설) 연휴를 이용해 저장성(浙江省) 항저우(杭州)에서 출발해
필리핀을 관광하고 마닐라에서 상하이로 돌아올 계획이었던 30여 명의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여행을 마친 후 중국으로 돌아오기 위해
마닐라에서 상하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당시 비행기는 필리핀 ‘세부 퍼시픽(Cebu Pacific Air)’ 항공으로
원래 저녁 8시 40분에 이륙해 3시간 뒤 상하이 푸둥(浦東) 국제공항에
도착하기로 되어 있었다.
비행기에는 이들 관광단뿐 아니라 5개의 중국인 단체 관광단이 함께
탑승해 있었고 외국인은 승무원까지 합쳐 7~8명에 불과했다.
비행기가 이륙하기 전 승무원은 비상구 옆 좌석에 앉아 있던 중국인에게
자리를 바꿔달라고 요구했고 이 중국인이 승무원의 요구를 거절하면서
급기야 공항경찰까지 출동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승무원이 중국인 관광객에게 영어로 말하자 영어를 알아듣지 못한 중년
남성은 불쾌한 표정을 지었고 승무원은 기내에 있던 중국인 중 영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 통역을 부탁했다.
승무원의 말을 통역한 중국인은 "비상구 옆 좌석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승무원을 도와 비상구를 열어야 하기 때문에 영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앉아야 한다며 좌석을 바꿔줄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비상구 옆에 앉아 있던 중국인들은 승무원의 요구에 따라 외국인과
좌석을 바꾸어 앉았지만 반대편 쪽에 앉았던 중국인들은 승무원의 말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이에 승무원은 다시 한번 자리 양보를 권했지만 중년 남성은
"무슨 이유로 자리를 바꾸어야 하느냐, 이 좌석은 우리에게 배정된
자리로 외국인에게 자리를 양보할 수 없다"며 꼼짝도 하지 않고 버텼다.
또한 중국인 관광객은 "항공사가 중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승무원을 한
사람도 탑승시키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며 승무원을 당황스럽게 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일행 중 영어를 할 줄 아는 한 사람이 자신들과 좌석을
바꾸는 것은 어떻겠냐며 중년 남성에게 의견을 묻자 그와 옆에 있던
일행은 화를 내며 욕설을 입에 담았다.
게다가 옆에서 이를 보고 있던 외국인이 영어로 몇 마디 하자 화를 참지
못한 중국 관광객들은 욕설과 함께 폭력을 행사하려다가 승무원들에
의해 제지 당하기도 했다.
외국인들의 항의에 출동한 공항 경찰은 3명의 중국인들에 대해 다른
승객들의 안전을 위협했다는 이유로 비행기에서 내릴 것을 요구했다.
이들이 비행기에서 내리자 단체로 여행길에 올랐던 30여 명이 따라
내리면서 일은 더욱 커졌다.
비행기에서 내린 중국 관광객들은 여행사 측의 노력으로 필리핀 비자를
하루 연장할 수 있었지만 필리핀에서 상하이로 가는 항공편을 구하기는
쉽지 않아 다음날 저녁 10시 광저우(廣州)를 거쳐 닝버(寧波)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여행사 직원은 "비상구 옆 좌석은 비교적 공간이 넓기
때문에 중국인들이 자리를 바꾸려 하지 않았다"면서 "게다가 중국인
관광객들은 필리핀 승무원이 중국인보다 외국인을 우대하는 것으로
여겼기 때문에 사태가 더욱 악화됐다"고 말했다.
비행기에서 내려 마닐라에서 발이 묶인 중국 관광객들의 상하이행
항공권이 무효가 되자 다음날 중국으로 돌아오는 항공권을 다시
구입해야 했으며 마닐라에서 광저우까지 2천 위안, 광저우에서
닝버까지 1,200위안 등 일인당 3,200위안을 추가로 지출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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