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7년동안 꾸준히 지속되어오는 어느 모임 송년회에 참석했습니다.
태반이 저의 인생선배 분들이십니다.
내년엔 제가 총무를 맡게 되었습니다.(2년전엔 회장이었는데,강등되었어요.ㅎㅎ)
아직도 몸으로 뛰면서 심부름 할 수 있게 해 주셔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습니다.
옆에 계신 선배 한 분이 이렇게 저를 평가해 주십니다.
'박사장은 몇년 전까지는 날카롭고,도발적이고,비판적이며 냉소적인 사람이었는데,
지난 몇년 눈에 띄게 부드러워졌고,따뜻한 마음으로 변해 가는 것 같은데,그 연유가 무엇인고?'
옆에 계신 또 다른 한 분이 대신 답을 드립니다.
'다 세월따라 때가 된기라~'
미소로 대신했으나, 속으론 '땡~~~~틀렸습니다.'
그 분. 이 글을 보시면 그 연유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우리마을 눈팅족 회원이시기도 하기에...)
요즘 저에겐 변화된 삶의 패턴 하나가 있습니다.
거래처 손님이 오시면 얼마 전까진 맨날 저녁접대를 했습니다.
항상 고주망태가 되어서 귀가를 하게 되는것을 당연시 하였습니다.
어느 때 부터인가 이젠 점심을 접대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2년 그렇게 하니,
거래처 손님도 이제는 당연히 그럴려니~하고 저녁 약속은 다른 스케쥴을 잡습니다.
대신 저는 또 다른 나만의 시간을 갖습니다.
바로 같은 삶의 현장에 있는 우리마을의 벗들과 풋풋하고 환한 웃음을 주고받는 시간 말입니다.
시간이 남으면 집안 일도 쬐끔합니다.가끔 라면도 혼자 잘 끓여 먹고...
사실 청도에 한국인이 수만이 된다 한 들..몇년전까진 만나는 부류가 딱 정해져 있었습니다.
가끔오는 거래처 손님.교회.기타 사회모임의 멤버..
이들을 빼고나면 나와는 상관없는 사람들이라 관심도 없었습니다.
아시다시피, 그곳은 또 다른 색깔의 집합체입니다.
어느곳에나, 격을찾고,형식을 중시하며 외형으로 자기만족해야 하는..
신물나는 자리다툼이요,보이지않은 경쟁심과 질투심..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지겹고도 감당할 수 없는 회의가 들었지요.
그것이 경제인의 사회활동이다 라고한다면, 피하고 싶은게 솔직한 심정이었습니다.
해서,모임에 나가면 항상 까탈스럽고 비판적이었습니다.
청도생활 십 수년 동안 그렇게 그곳에서 길 들여진 땟국물을 빼는데는 오랜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성룡이 부른 眞心英雄이란 노래를 자주 흥얼거립니다.
기실 그 노래 가사중 무릅을 치며 공감하는 인상적인 한 구절을 사랑합니다.
'平凡的人們給我最多感動!'
('평범한 사람들이 나에게 최고의 감동을 주나니...')
그렇습니다.
잘났던 못났던 격이 없는 내 주위의 벗들이 이 시대 최고의 영웅이었습니다.
그 가치를 모르고 이때까지 살아 왔던 것입니다.
제가 중국에 처음 와서 배운 노래 중에 眞心眞意過一生이란 노래가 있습니다.
가사중 한 소절은 아직까지 입에 달고 다닙니다.
'算來算去算自己!'
(오며가며 계산하다보니 부지불식간에 자기가 자신을 계산하고 있더라~)
오늘은 아래에 그 노래를 올렸습니다.(play를 누르시면 됩니다.)
올 해 가기 전에 반드시 노래방에서 이 노래를 벗들과 다시 한번 부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꼬~
비록 예전의 벗은 사라지고,새로운 벗들이라 하지만...
우리마을엔 사랑과 애환과 눈물과 환희와 위로가 있어왔습니다.
벌써 청춘남녀 네 커플이 마을에서 사랑의 합중주를 울렸습니다.
떡 두꺼비 같은 아들이 둘이나 탄생했고,하나는 아직 엄마 뱃속에 있습니다.
또,올해엔 두 분의 사랑하는 벗을 여기에서 잃었습니다.
한 분은 교통사고로,또 한 분은 스스로 자진을 했습니다. 애닯은 하얀웃음만 묻혀놓고는..
마을주민 모두가 평소 잘 아시던 분들입니다.
하루는 아침에 공항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회원 누구이며, 청도는 처음인데,방금 공항에 애 둘만 달랑 데리고 도착했다고 합니다.
이미 예약한 민박집을 찾아가는데,공항버스를 어떻게 타느냐고 물어옵니다.
우리나라의 아줌마.대단하십니다.
걱정을 하니, 도우미마을에서 모든 정보를 스크랩해서 청도바닥은 손바닥이라고 오히려 안심시킵니다.
나의 벗들에겐,,,
아이들을 청도에 유학시키며, 점차 흐트러져가는 아이들의 정서에 가슴 아파하는 고민의 술잔이 있습니다.
사업이 여의치않아 생활에 곤란을 겪으면서도,애써 표내지 않으려 오히려 쾌활한 의지의 술잔도 있습니다.
사귀는 여자 친구와의 갈등으로 성정이 산만한 가슴앓이 술잔도 있습니다.
미래를 확신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안타까운 젊음의 술잔도 있습니다.
그날 선배가 물은 답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바뀌어 진 내 주위의 벗들로 인하여 오히려 내가 바뀌어 진 것입니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나 스스로 바로 이런 삶을 갈망해 왔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를 바뀌게 해 준 수 많은 벗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사랑과 감사의 술잔을 올립니다.
많은 벗들이 우리마을에서 정보와 인적교류로 두려운 암흑에서 하나의 불빛을 찾았으며,
허약하고 피폐한 객고를 촉촉히 적셔주는 심산험곡의 졸졸졸 계곡물과 같은 청량함에 큰 위로받는다고 합니다.
허나.
기실,우리마을에서 제일 크게 도움을 받은사람이 있다면 다름아닌 바로 저 올습니다.
저는 척박한 환경에서 삵괭이처럼 생존투쟁을 해 온 터라..
본성의 나는 저 깊은 심해에 오랫동안 묻어두고 살아왔던것입니다.
그것을 우리 벗들이 끄집어 내어 주었습니다.
학문을 하시고,세상의 때가 묻지않은 마을회원 한분이 저를 일러 '벗이여~'하고 부를때,
그만 감격해서 눈물이 다 나왔습니다.
그래도 사람사는 동네라, 갈등도 있고 싸움도 있으며, 뒷 말이 무성한 우리의 초상입니다.
찢어졌다 만나고,만나서는 다투고,이전투구로 눈치보고,서로 이용할려는 마음도 있는 다양한 만남이지만,
그래서 더욱 삶의 생동감과 활력이 있는 곳이 아니겠습니까..
저는 지나면서 느끼는게 하나 있습니다.
어떤것을 얻는다는 데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댓가를 치룬다는 것.
이 댓가란 의미엔 아까운 것을 잃는다는 뜻이 강하게 내포되어 있지만 반드시 그것만 있는것이 아니지요.
저는,
감사를 얻는 댓가로 욕심을 잃었습니다.
기쁨을 얻는 댓가로 아픔을 잃었습니다.
감동을 얻는 댓가로 질투를 잃었습니다.
사랑을 얻는 댓가로 미움을 잃었습니다.
가치를 얻는 댓가로 권위를 잃었습니다.
이해를 얻는 댓가로 위선을 잃었습니다.
아픔을 얻는 댓가로 불평을 잃었습니다.
오늘 한 해를 마감하면서...
진심으로 이 말은 꼭 하고 지나가야 속이 풀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사랑하는 나의 벗들이여~"
라고~
어찌하여 다시 오지못할길을 이다지도 어렵게 사는지.
오며가는 모든이가 名利를 좇으나,
마음을열고 친구를 사귐보다 못함에라.
시시각각 계산하느라 바쁘기도한데,
누가알리오.
오며가며 계산하다보니 결국 자신을 계산하고있는 것을.
남녀간의 애틋한마음도 오래가지 못할지니,
그저 평화롭게 지내감이 좋지않은가.
인생은 진실과 거짓투성인데,
가볍고 홀가분하게 사는 것이 제일좋다.
시시비비,은은원원을 한줌의 웃음으로 날려보내자.
어차피 만나고헤어짐은 인생에서 피할수없는 것을.
사랑의 마음도 굳이 늙어감인데,
변하지않는것이 있다면 진실된 마음이라.
너와내가있으니 내일이 있다.
인생은 길지않으니 계교를 너무써서 무얼하겠는가
성패와득실은 마음에 깊이두지말라.
오늘밤 밝은달보며 큰 소리로 노래하자
내일은 다시 시작되나니.
진실된마음으로 살아갈 일이다.
看世界忙忙碌碌 何苦走這不歸路
칸쓰지에망망루루 허쿠조쩌뿌뀌루
熙熙壤壤爲名利 何不開開心心交朋友
시시랑랑웨이밍리 허뿌카이카이신신쬬펑여우
時時刻刻忙算計 誰知算來算去算自己
쓰쓰커커망솬지 쉐이즈솬라이솬취솬쯔찌
卿卿我我難長久 何不平平淡淡活到老
칭칭워워난창져우 허뿌핑핑딴딴훠따오라오
眞眞假假怨人生 不如輕輕松松過一生
쩐전자자웬른셩 뿌루칭칭송송궈이셩
是非恩怨隨風付渚一笑 聚散離合本是人生難免
쓰페이은웬쉐이펑푸저이쑈 쮜산리허뻔쓰른셩난멘
愛情也許會老 眞心永遠年輕 有我有니有明天
아이칭에쉬회라오 쩐신용웬넨칭 여워여니여우밍텐
人生短短何必計較太多 成敗得失不用放在心頭
른셩똰똰허삐지죠타이뚜어 청빠이뜨쓰뿌용팡짜이신터우
今宵對月高歌 明朝海闊天空
찐쑈뙈에까오꺼 밍쬬하이쿼텐쿵
眞心眞意過一生
쩐신쩐이꿔이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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