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마음/마음을 열고

친구의 편지 - 오늘 네 목숨을 ...

주님의 착한 종 2007. 11. 20. 16:21

 

몇 년전,

S그룹에서 명퇴 후, 받아 든 퇴직금에서

아내에게 밍크 코트를 한 벌 사주고,

본인은 태국에 가서 일주일 내내 골프를 치고 온 친구가 있습니다.

아내에게는 마지막 고가 선물을...

본인에게는 30년 근로의 노고를 스스로 치하하고 싶었던 겁니다. 

 

다른 일을 시작하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S그룹에서 다시 촉탁으로 와서 일을 봐달라고 하여

일년 쯤, 사내 연수원 일본어 강사와 일본 쪽 관련 업무를 보다가

또 나오지 말라고 해서...

 

일을 시작했었는데,

잘 안되고 하여, 요즘 무척 어려운 가 봅니다.

 

오늘 그 친구가 카페에 올린 글을 옮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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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외출도 하지 않고 집에서 독서를 하면서 조용히 보내고 있습니다.

지역 도서관에서 읽고 싶은 책을 빌려다 보면서 싫증나면 가끔씩 산책을

나가기도 합니다.

차량 운행은 가족의 병환으로 응급실 달려갈 목적이 아닌 이상 운행을

멈춘 지가 오래 되었습니다.

신문 끊고, 텔레비 끊고, 외출을 끊으니 그야말로 생활비 들어갈 것이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다 끊을 수 있나요좋아하는 담배 그리고 가끔씩 집에서 먹는

소주 반 병이 유일한 낙이라고나 할까요.

 

패배의 연속이었던 31년 간의 파란만장한 직장 생활의 스트레스로부터

해방이 되니 자유가 무엇인지 어렴풋이 이해가 되더군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만 같아라

이와 같은 마음의 평화를 선물하여 주신 하늘에 감사를 드릴 뿐입니다.

 

서슴없이 이러한 생각이 계속 되던 어느 날부터( 약 보름 전)

오른 쪽 배 밑에서 작은 계란만한 크기의 '' 같은 것을 의식하게

되었고, 약간 거북한 통증이 계속 되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아침에 일어났을 때 그런 기분이 들었습니다.  

동네 의원에 가서 진찰을 받았습니다.

대장인지 직장인지 무슨 검사를 전문 병원에 가서 하라고 하더군요.

 

그러나, 지금의 심정으로는 검사하고 싶지가 않습니다.

혹시나 잘못되면 어떻게 되나 걱정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생각 난 것이 

'네 이놈, 네 목숨을 오늘 밤 앗아가리라' 이었습니다.  

'집에 쌀이 있고김치가 있고된장이 있으면

그것으로써 얼마나 행복한가' 라는 나의 건방진 소견에

찬물이 끼얹어 지는 것 같았습니다.

 

자기가 아무리 행복하다고 느낄지라도 그것을 드러내 놓고 자랑하지

말고 겸손 되게 살아가라는 교훈을 조금은 얻었습니다.

 

뱃속의 통증은 흰 죽을 계속 먹고, 금주로 한 달간 지내 보고 나서도

고통이 계속되면 검사를 받아 볼까 생각합니다

아울러 그 동안 끊었던 운동도 매일 하기로 했습니다.

 

좀 다른 이야기 입니다.

우리가 영어로 ' If ' (이프) 라는 단어를 해석할 때,

'만일'(~한다면) 이라고 해석하는 가정법이지요.

 

이것은 주식 투자에도 적용된다고 합니다. (증권회사 지점장 친구이야기)

만 명에 한 명 정도 돈을 번다는 이야기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주식 투자 = if 라고 합니다.

 

저는 만() 이라는 단어를 다른 의미로 확대 해석도 해봅니다.

오늘 저의 처가 동창모임에 나갔다가 시무룩하여 돌아왔습니다.

친구 하나가 육 칠 년 전에 3억을 투자하여 재건축 아파트 딱지 하나

주워서 최근에 13억 주고 완성된 물건을 팔아서 10억의 차익을 봤다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 기분이 착 갈아 앉은 기분인 것 같았습니다.

 

모든 것을 천편일률적으로 이야기 하기는 어렵지만

저는 이런 경우에 萬(10,000)의 법칙을 적용합니다.

 

농부가 어렵게 농사를 지어 1년에 100만원의 수익을 얻었다면

거기에 10,000 배를 곱하여 100억 원의 수익을 낸 가치 있는 돈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투기나 그 밖의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번 돈은 1/10,000

계산합니다.

그러므로 상기한 부동산 차익 10억 원은 만분의 일로 환산하면

10만원의 값어치도 안 나갑니다.

 

추운 데서 정당하게 열심히 일하시는 분의 1원이 만 배의 값어치가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 조상들의 얼이라고도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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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고, 제가 말했습니다.

잔소리 말고 빨리 병원 가서 진단이나 받으라고...

너무 무정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