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에 목숨 걸지 말라.
출처: 생생소호카페 사종원 님/
이민 간 사람들 중에 성공한 사람이 많이 있다.
자식 교육도 잘 시키고, 경제적으로도 자립했다. 하지만 정신적으로도
만족한 사람의 숫자는 많아 보이지 않는다.
그들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인정이다.
나름대로 성공했는데 알아 주는 사람이 없으니 답답한 것이다.
오하이오에서 매카닉으로 성공한 정 씨가 대표 선수이다.
그는 명문대를 졸업하고 선생님을 하다 자식 교육 때문에 이민을 와서
성공한 사람이다. 딸 셋이 다 공부를 잘 하고 명문대에 다닌다.
자동차를 고치는 일이 고되긴 하지만 수입이 좋아 풀장 딸린 집을
소유할 정도로 경제적으로도 윤택하다.
그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자신이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를
증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이런 식이다.
"막내 딸 대학 문제 때문에 죽을 지경입니다. 나는 큰 딸처럼 하버드를
보내고 싶은데 집사람은 둘째 딸이 다니는 예일에 보내고 싶어해요.
그런데 정작 본인은 브라운을 가겠다니….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그러면 나는 속으로 이렇게 얘기한다.
"맘대로 하세요."
글로벌 기업에서 오랫동안 CEO를 하고 지금은 은퇴를 한 분도 남에게
인정 받는데 목숨을 건 사람이다.
매스컴에도 많이 노출되어 사회적으로 지명도가 제법 높은 사람이다.
처음 그 분을 만났는데 나를 보자 마자 이런 얘기를 한다.
"제가 어제 대구에 가서 수 천명의 학생들 앞에서 강의를 했답니다.
또 그제는 신문사와 인터뷰를 했는데요…"
한 마디로 이 놈의 인기가 식질 않아 죽겠다는 말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안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렇게 오랫동안 대중적으로 인정을 받아온 사람이 뭐가 아쉬워
아직까지 다른 사람의 인정을 더 받고 싶어 저렇게 난리를 칠까…"
두 사람의 공통점은 인정에 목마르다는 것이다.
뭔가 인정을 받고 싶은데 인정해주는 사람이 없으니 자기 입으로라도
얘기를 해야 직성이 풀리는 것이다.
"인간의 본성 가운데 가장 강한 것은 인정을 받고 싶은 욕구"라는
윌리엄 제임스의 이야기처럼 누구나 인정 받고 싶어한다.
헤겔은 역사의 진행과정은 "인정을 구하는 투쟁 (struggle for
recognition) 이라고 주장했다.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이를
우월원망 (megalothymia)과 대등원망 (isothymia)으로 나눈다.
우월원망은 "본인이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인간인 것을 인지시키고자
하는 욕구"이고 대등원망은 "본인이 보통 사람과 같다는 것, 타인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시키고자 하는 욕구"를 말한다.
뛰어난 사람은 우월원망이 강력한 동인이며, 열등한 위치에 있는 사람은
대등원망이 동인이 된다.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자신을 누군가 알아준다는 것만큼 가슴 뿌듯한 일은 없다.
그 맛에 밤을 새워 일을 하고, 공부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나치면 문제가 된다. 그것이 인정 중독인데 조심해야 한다.
인정중독이란 누군가 조금이라도 자신을 소홀하게 대한다는 느낌이 들면
손이 떨리고, 세상을 원망하게 되고 섭섭해지는 그런 병이다.
무대 위의 스타처럼 계속해서 모든 사람들이 자신만을 보고, 자신을
위해서 환호를 해야 마음이 편한 그런 병이다.
한 번도 실패를 경험하지 않고 늘 성공가도만을 달려온 사람, 대단한
권력을 오랫동안 누려왔지만 지금은 아닌, 갑(甲) 생활을 오래 한 사람
중에 이런 사람이 많다.
늘 떠받들며 살아온 부잣집 외아들 중에도 제법 있다.
늘 주변 사람들이 오냐 오냐 하면서 자신을 떠받드는데 익숙해 자신이
뭐라도 된 듯한 착각 속에 빠진 사람들이다.
인정중독에는 약도 없다. 이런 사람들은 인정 받기 위해 목숨을 건다.
인정을 받는 데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인정을 받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면 남을 깎아 내리든지 자기 입으로 직접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가를 알리기 위해 애를 쓴다. 때로는 일 중독자가 되기도 한다.
인정을 받는다는 생각이 들면 헤헤거리다가 인정을 안 해준다는
느낌이 들면 울적해 하는 것은 미성숙의 표현일 뿐이다.
내 인생을 다른 사람의 손에 맡긴 것과 같다.
인정이 중요하고, 인정 때문에 웃고 울을 수는 있지만,
인정에 목숨을 걸어서는 안 된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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