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마음/마음을 열고

콩 세 알

주님의 착한 종 2007. 10. 5. 11:02



아들이 감을 따고 있었다.
아버지가 감을
광주리에 담으면서 말했다.
“까치밥으로 감 서너 개쯤은 남겨두어야 한다.”

아들이 물었다.
“우리 먹기에도 부족한데 왜 까치밥을 남겨야 하지요?”

아버지가 말했다.
“새들과도 나누어야지. 우리만 먹어서는 안 된다.”

이해가 안 된 듯한
아들에게 아버지가 물었다.
“농부가 콩을 심을 때
세 알씩 심는다.
왜 그러는 줄 아느냐?

아들이 고개를 갸우뚱하자
아버지가 말했다.
“한 알은 공중의 새들 몫이다”

“또 한 알은요?”
“땅속의 벌레들 몫이지.”
아들이 말했다.
“그럼 한 알만이 주인 몫이군요.”

아버지가 대답했다.
“나누는 마음 없이 한 알만 심어
수확을 기대하다가는 빈손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콩 세 알’ 중에서 / 정채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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