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마음/오 하느님

2007년 9월 21일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주님의 착한 종 2007. 9. 20. 19:19

9 21일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튼튼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마태오 9, 9-13

 

예수께서 그 곳을 떠나 길을 가시다가

마태오라는 사람이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나를 따라 오라" 하고 부르셨다.

그러자 그는 일어나서 예수를 따라 나섰다.
예수께서 마태오의 집에서 음식을 잡수실 때에

세리와 죄인들도 많이 와서 예수와 그 제자들과 함께

음식을 먹게 되었다.
이것을 본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예수의 제자들에게

"어찌하여 당신네 선생은 세리와 죄인들과 어울려

음식을 나누는 것이오?"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성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자에게는 필요하다.
너희는 가서

'내가 바라는 것은 동물을 잡아 나에게 바치는 제사가 아니라

이웃에게 베푸는 자선이다'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가를 배워라.

나는 선한 사람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냥' 일어서는 사람>

 

오늘 예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마태오의 성소여정은

아주 짤막하게 묘사되어 있지만,

무척이나 극적이고 감동적입니다.

 

마태오,

오늘 복음에 표현된 대로라면 얼마나 ‘화끈한’ 사람인지 모릅니다.

‘한 번 한다면 하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사람이었습니다.

 

보통 부르심을 받았을 때 사람들은 어떻게 대응합니까.

일단 멈칫합니다.

앞 뒤 전후를 따져봅니다.

일단 시간을 벌고 생각할 여유를 찾습니다.

 

“좋지요. 그렇지만 조금만 시간을 주십시오.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나 부모님과 가족들과 상의하고 말씀 드릴께요.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대응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말도 안 됩니다. 저 같은 사람이!

 

그러나 마태오의 태도를 눈여겨보십시오. 어떻습니까?

 

마태오는 세관에 앉아 있다가 ‘나를 따라오라’는 예수님의 부르심에

앞뒤 재지 않고 ‘그냥’ 일어섭니다.

손에 들어 있던 고액권들과 세금장부들을 그대로 둔 채

지체 없이 일어나 예수님을 따라갑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마태오의 행동 하나 하나는

얼마나 예수님을 기쁘게 해드렸는지 모릅니다.

 

어두웠던 지난 과거를 말끔히 청산하고 새 출발하는 그 첫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 마태오는 기쁨과 감사의 잔치를 벌입니다.

이 세상과 결별하는 송별회도 겸했겠지요.

마태오는 이 송별회에 예수님과 제자들뿐만 아니라 자신의 동료들,

세리들, 죄인들을 초대합니다.

 

마태오가 그들을 초대한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자랑하기 위해서?

친구들과의 헤어짐이 슬퍼서?

그래서 그들과 마지막으로 한 잔 하기 위해서?

 

절대로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친구 세리들, 죄인들도 생명과 구원의 주관자이신 예수님을 만나

새 삶을 찾게 하려는 의도에서 그들을 초대한 것입니다.

 

마태오 한 사람의 회개는 그 날 당일로

또 다른 수많은 세리들과 죄인들의 동반 회개로 이어졌습니다.

 

오늘 다시 한 번 우리들과는 달라도 철저하게 다른 예수님의 관점,

사고방식을 묵상해봅니다.

 

마태오, 당대 사회에서 철저한 죄인이었습니다.

되 돌이킬 수 없는 민족의 반역자였습니다.

동족들의 피를 빨아먹고 자기 배를 채우던 고리대금업자였습니다.

수전노였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던 로마의 앞잡이이자 매국노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마태오를 당신 제자로 부르십니다.

그냥 제자가 아니라 최 측근 제자,

후에 당신의 행적을 성실하게 기록할 사도로 부르셨습니다.

 

오늘도 주님께서는 그 옛날 하느님 앞에

늘 부족하고 부끄러웠던 마태오를 부르듯이 우리를 부르십니다.

우리가 잘 나서, 우리가 똑똑해서, 우리가 흠도 티도 없어서가 아닙니다.

우리가 부족해서,

안쓰러워서,

죄인이어서,

병자여서,

답답해서,

안타까워서 부르십니다.

 

오늘도 부족한 저희를 생명에로 부르신 자비의 하느님, 찬미 받으소서.

부족한 우리를 도구 삼아 당신 구원사업을 계속하시는 은총의 하느님,

영광 받으소서.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가톨릭성가 290번 / 복음을 전한 사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