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전자업체에 아웃소싱을 했는데 저가 유사제품이 마구
쏟아져 들어와 재고만 쌓이고 있습니다.
수 건의 특허소송을 진행 중이지만 법적으로는 구제받기가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죠.”
지난해 신체 각 부위의 덧 살을 빼주는 ‘벨트 형 회전 운동기구’로
국내에 특허 등록을 완료하고 국제특허까지 출원했던 D엔터프라이즈.
이 회사는 지금 재고누적으로 심각한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
올 초 제품을 국내에 출시, 크게 히트했으나 한 달 만에 쏟아져 나온
중국산 저가 유사제품으로 시장질서가 무너졌기 때문.
현재는 국내 20여 개 사가 중국에서 제조한 유사제품으로 가격싸움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D사 측은 수출이나 중국 현지 유통은 꿈도 꾸지 못할 처지다.
이 같은 위기의 단초는 특허출원으로 도면의 일부가 열람이 가능해지고,
중국 전자업체에 제조(OEM)를 맡기면서부터.
국내 업체들이 모방상품을 중국에 발주해 국내로 들여오고,
중국업체들도 유사상품을 제조해 현지에 유통시키게 됐다는 게
D사의 설명이다.
이로 인해 처음 출시 때 제품 값은 12만8000원이었지만, 한 달 뒤
유사제품들이 7만9000원에 쏟아져 나와 가격에서 밀리자 D사는
9만8000원으로 내려야 했다.
경쟁업체들이 늘어나면서 7개월 새 가격은 다시 5만9000원 (원제품)
대 3만9000원(유사제품)으로 낮아졌다.
하지만 D사의 원제품은 팔리지 않아 재고는 20억원 어치나 누적돼
있으며, 유사 불량제품이 판쳐 소비자 신뢰마저 잃고 있다.
중국에서 제조원가만 3만원이 넘어 운송비 관세 등 유통 및 영업
비용을 물고 나면 본전밖에 되지 않는 상황이 됐다는 것.
김모 D사 사장은 “애써 새로운 상품시장을 형성했지만 국내 경쟁
업체들이 중국에서 모방상품을 만들어 시장을 파괴했다”며
“중국에서 만든 카피제품의 국내 및 현지 유통을 막을 방안이 없다”
고 하소연했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도 유사제품을 막아내기가 벅찬 상태.
5건의 특허소송을 진행하고 있으나 법적 대응으로 특허권을 보호
받기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중국업체의 카피와 유통은 대응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김 사장은 “초기에는 중국 OEM공장을 철저히 관리해 중국업체들이
카피를 못했으나, 국내업체들이 모방제품을 중국에 발주하면서
중국 OEM업체들에도 나쁜 선례를 가르치고 있다”며
국내의 상도덕을 개탄했다.
그는 또 “중국에서는 특허가 보호받기 어려워 가능하면 출원을 하지
말고, OEM 물량의 생산과 폐기를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고
OEM 발주업체들에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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