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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을 그만둔 사람의 쇼핑몰 창업일기 (4)

주님의 착한 종 2007. 8. 30. 14:49

쇼핑몰을 그만둔 사람의 쇼핑몰 창업일기 (3)

 

출처 : 내가게 쇼핑몰 카페,   글쓴이: 조용민님.

 

(1) 제휴 전략

여름방학.

그 동안은 기본적인 홍보나 판매에만 주력을 하였지만, 방학기간을

이용하여 그 동안 계획하였던 전략을 본격적으로 진행해보고자 하였다.

그것은 타 사이트와의 win-win 사업 제휴 전략.

처음에는 대규모 회원 수를 확보한 다음 카페 등의 커뮤니티와의 제휴를

시도했지만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당연한 결과일수도 있었지만 일단 부딪혀 보자는 마음으로 이곳 저곳

메일을 보내본 것이다.

 

그렇게 계획했던 커뮤니티와의 제휴는 실패하고,

방향을 돌려 웹사이트와의 접촉을 시도하였다.

그러나 마찬가지, 약자가 강자와 손을 잡을 수는 없는 것인가..

엽기상품이라는 아이템을 들고 엽기 컨텐츠를 제공하는 사이트와의

제휴 계획은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비록 내가 약자이지만 강자에게도 이익을 줄 수

있는 제휴가 이루어진다면 함께 윈윈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였고

이 의도를 명확하게 전달하다 보면 받아드릴 곳이 있을 거라 믿었다.

 

수 차례의 시도와 실패를 거듭하던 중,

평소 이용자 입장에서 자주 들어가던 '유머'사이트가 생각이 났다.

아니, 이곳은 그 당시 국내 하루 방문객만 40만 명 정도되는 인지도가

꽤나 높은 사이트였기 때문에 그 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이곳과의

제휴를 요청한다는 것은 감히 엄두를 못 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밑져야 본전인데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각오로 그리 분량이

길지도 않은 내용의 메일을 한 시간을 넘게 고민해서 제휴문의를 하였다.

그런데 얼마 후 비록 긍정적이진 않았지만 예상외의 답장이 온 것이고,

다시 한번 설득을 하기 위해 의도를 더 명확히 밝혀 메일을 다시 한번

발송하였다.

 

대략적인 내용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제공하는 사이트에서 같은 컨셉의

"재미"있는 "상품"이라는 컨텐츠를 제공하고 또한 수익에 대한 수수료를 

지불하기로 한 것.

이렇게 몇 차례 온라인상에서 메일을 주고 받았고, 결국 오프라인 미팅을

갖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사무실을 찾아가기로 한 전날 밤,

내가 가져다 줄 수 있는 이익을 설명하기 위해 한참을 고민하여 종이에

조금씩 적었다.

 

당일 날 아침 일찍 일어나 평소엔 잘 입지도 않던 정장과 서류가방을

꺼내 매어 집을 나선다.

스무 살의 사업 미팅. 말이 미팅이고 제휴지 무슨 면접 보러 가는

기분이었다.

사무실 앞에 도착해서도 화장실에 들어가 몇 번을 거울을 보고

머릿속으로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 ㅋ

 

힘겹게 사무실 문을 열어 직원의 안내를 받아 사장님을 만날 수 있었다.

일에 있어서 어린 나이를 무시하진 않을까? 평소엔 나이를 자주 감추곤

했지만 그 자리에서만큼은 그럴 수가 없었고,

나이를 말하자 언제나 그랬듯이 편견, 고정관념... 그리고 사실 부족한

부분에 있어서는 부정할 수 없었다.

하지만 열정 하나만은 높이 샀는지 성공적으로 계약을 체결하였고,

비록 계약서를 작성하진 않았지만 구두 계약으로 약 한달 후에 진행

하도록 하기로 한 것이다.

 

하루 40만이 방문하는 게시판 위주의 사이트에, 최초로 상품 거래

시스템을 도입하여 단독으로 상품을 판매하기로 한 것.

 

그 때의 기분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이 기뻤고, 지하철을 타고 오는

내내 바보처럼 실실 웃어댔다.

내 생에 온 굉장히 큰 기회라 생각하고 준비하는 한달 동안 정말 열심히

했다.

친구들과 계획했던 여름 휴가도 포기하고, 내 사이트 관리도 잠시 미뤄둔

채 모든 시간과 노력, 비용을 그 일에 투자 하였다.

그 사이트 내에서 시스템이 셋업되면 정상적인 쇼핑몰 시스템을 갖추어

판매하기로 하였고 품목이 다른 타 업체와 단독으로 동시에 입점하기로

하였다.

사이트 내에 정식 오픈하기 전까지 시험 판매를 진행하기로 하였고,

그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제공하며 부족한 물품 사입하는데 남은 돈을

쏟아 부었다.

물론 내 사이트에서 판매함에 있어서도 재고부족은 있어서는 안되지만

타 회사와의 '약속' 이었기에 더더욱 신경을 써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준비하는 동안 얼마 지나지 않아, 온 오프라인을 동시에 기획하는

회사를 알게 되었고 제휴사를 찾는다는 글을 보게 되었다.

문의를 하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역시 사무실을 찾아 뵙기로 하였다.

 

한번의 경험도 있고, 상황이 전보다는 훨씬 좋았기에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회사를 방문하였고 예상보다 많았던 직원 수와 규모에 조금

놀라긴 하였지만 이곳과의 제휴도 좋은 조건에서 무사히 성사시킬 수

있었다.

 

주위에선 작은 쇼핑몰 운영하는데 회사를 찾아 다니면서 제휴를 한다고

하면 '오버' 라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비록 적은 돈으로 창업했지만

일에 있어서 만큼은 큰 "사업" 을 하고 있다는 마음으로 도전 해 본 것이다.

 

계란으로 바위 치듯이 모험을 한 것이 성과가 있었고 모든 일이 술술

풀리기 시작했다.

혼자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는 생각에 사람을 뽑아야겠다는 계획

까지 하고 앞으로 얻게 될 이익에 대해 생각하며 어쩔 수 없는 꿈에

빠져들었다.

 

잠 못 자고, 못 놀고 준비하면서도 주위사람들에게도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부모님께도 자랑스런 아들이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에 하루하루가 마냥 즐거웠다.

 

(2) 좌절 - 돈보다 값진 경험

그런 식으로 제휴를 맺고 한달 가량을 처음 제휴 하기 된 유머사이트

직원과 메신저를 통해 커뮤니케이션하며 준비하던 중.

직원으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안 좋은 소식이 생겼다며...

 

얼굴을 마주보고 있는 것도 아니고, 컴퓨터 대화 창으로 대화함에도 쉽게

말을 못 꺼내는 것이 어찌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사장이 이 일을 취소하겠다고 한 것이다.

순간 당황하여 그 이유를 계속 물었고, 자신도 불합리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사장님의 뜻이라 잘 모르겠다고 한다.

그럼 직접 통화하겠다고 하였지만 미리 얘기를 해놨는지 지금 통화가

어려울 거라느니 하면서 직원이 말을 돌린다.

 

이미 핸드폰 번호를 알고 있던 나는 바로 전화를 걸었고, 처음 전화를

받은 그의 태도는 이전과는 달리 굉장히 불손했다.

무슨 말씀이시냐... 어떻게 갑자기 그러실 수 있으시냐...라고 묻자

"어설프게 하느니 안 하는 것만 못하다"더니 이어서 "솔직히 우리가 먼저

하자고 한 것도 아니지 않냐" 라고 했다.

내 입장을 말하려 했지만 핸드폰 배터리가 없어서 통화를 못한다고 하며

뚝 끊어 버리는 것이었다.

더 이상 전화를 받지 않았고 그것이 마지막 통화였다.

 

무슨 잘못이 있다고 미안한 마음에 도와주겠다는 직원의 말에 그래도

자존심 하나는 남았다고 "필요 없습니다" 라는 한마디 남기고 대화를

끊어버렸다.

 

사실 다른 대가를 바란 것도 아니지만 말이라도 그렇게까지 하지

않았으면 그 정도로 화가 나진 않았을 것이다.

계약이 파기 된 것보다 더 화가 나고 억울한 것은 내 쇼핑몰이 작고

약하고, 내 나이가 어려서 이렇게 쉽게 대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집에 혼자 있던 나는 도저히 분을 참을 수가 없었고 억울한 마음에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정말이지 돈에 큰 욕심도 없었고, 부모님 행복하게 해드리겠다는 마음에

행복한 꿈을 꾸며 열심히 했는데 모두 깨져버렸다.

그 한마디에..

 

순간 이성을 잃었고 정말 무식하고 멍청한 생각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당장이라도 회사를 찾아가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회사를 불을 질러버릴지

아님 깨 부셔버릴지를 고민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자신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 그땐 제 정신이 아니었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니 스스로 생각해도 참 우습다 ㅋ..

어리긴 어린 가보다...

 

정신을 차리고 사무실에 앉아 짧은 시간 동안 굉장히 많은 생각을 했다.

창고에 잔뜩 쌓아둔 재고는 어떻게 해야 하나...

관리 안 해서 거의 반 죽은 내 쇼핑몰을 어떻게 살리나..

자랑하고 다니시는 부모님껜 뭐라고 말씀 드리나...

그저 돈 많이 버는 지에만 관심 있는 친구들한테는 뭐라고 말하나...

 

이제 그만 포기하고 싶었다.

친구들 신나게 노는데 나는 왜 사서 이런 고생을 하고 있나..

정신적인 좌절은 그 동안의 모든 열정을 한 순간에 무너뜨려버렸다.

이런 분통한 마음을 어딘가에 하소연하고 싶었고 평소 쇼핑몰 관련 된

이런저런 일부터 시작해서 제휴에 이르기까지의 운영수기를 올리곤 했던

카페를 찾았다.

 

내 이야기를 주위 사람들보다도 더 잘 알고 응원해 주시던 분들께

분한 심정을 털어 놓으면 조금 나을 것 같았다.

 

떨리는 손으로 감정이 이입되어 마구 글을 써나가기 시작했고,

쇼핑몰을 하기로 마음 먹은 이후 처음으로 포기하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글을 올린 후 우두커니 앉아 사색이 빠져, 수 없이 많은 생각을 했었고

몇 시간 후 내가 올린 글을 확인했을 때, 쇼핑몰 운영하시는 분들로부터

많은 댓글이 달려있었다.

진심으로 응원하고 위로해 주신 사장님들의 한마디, 한마디....

이른 나이에 시작한 사업이라 일에 있어서는 외롭다고 느꼈는데, 

기쁠 때도 또 슬플 때도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게 너무

고마웠다.

 

그런 글을 읽으며 내가 지금 뭐하고 있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며칠간 부모님을 비롯해 지인들로부터도 많은 조언을 듣고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때는 그저 억울하고 원망스럽고 복수해야겠다는 생각만 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군대를 다녀오고.. 다시 일을 시작한 지금은,

이런 생각이 든다.

근본적인 이유는 분명히 나에게 있었다고..

사업에 있어 인간적인 정에 질질 끌려가면 좋은 CEO가 아니라는

그 분의 말을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사람과의 약속을 너무도 쉽게 저버린 그 사람의 행동도 결코 옳은

행동이라 인정 할 순 없지만..

내가 좀 더 경험이 많고 더 많이 알고 더 잘 했더라면 막을 수 있었던

일이라고... 

오히려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거라 생각하고 웃어버려야지.

 

사장님들의 댓글을 읽은 그 날 밤. 잠을 이룰 수가 없어 자기 전에

 그 회사에 메일을 보냈다.

어쩌고 저쩌고 주절주절.. 일주일 내에 당신의 회사를 망하게 할 자신이

있지만 난 사업이기에 참는다고...

분이 가시지 않은데 늦은 밤이라 감성까지 풍부해져 유치하면서도

버릇이 없다.

 

다음 날 아침 일찍 답장이 왔고, 지금도 가끔 그 메일을 열어보곤 한다.

 

나는 아직도 그 답장 내용 중의 한 문구를 지울 수가 없다.

"그런 오기로 한번 잘 되어서 나타나세요.... 그것이 복수일 테니..

그 때 날 우습게 보면 됩니다"

 

아직까지도 항상 그 말을 머릿속으로 떠올리며 그런 오기로 한번 잘

되어서 나타나기 위해 오늘도 늦은 밤까지 야근을 한다.

그런 걸 생각하면 지금 당장, 돈 조금 덜 벌고, 못 놀고, 잠 덜 자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오히려 이렇게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이라 느낄 뿐..

 

열심히 해서, 반드시 잘 되어서, 그 분을 찾아가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이렇게 성공했습니다."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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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 주저리 일기처럼 쓴 것이 상황 전개도 너무 빠르고, 별로 재미는

없네요 ㅎ

온라인을 접고 재고정리를 위해 가판을 한 이야기까지 쓰려는 게 처음

목표였는데, 자꾸 쓰다 보니

길어져서 지루할 것 같아 이것을 마지막으로 하겠습니다^^;;

게시판에 혼자 글 쓰는 것 같아 민망하네요 ㅎㅎ

 

저 역시 아직 매우 부족하고 배울 것도 많고 갈 길이 먼 청년이지만,

저와 비슷한 많은 분들과 허접했던 경험이나마 함께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글을 올립니다.

 

지금은 쇼핑몰을 하고 있진 않지만 현재 내가게에서 회원특혜 지원중인

이런 세상에서 근무 하고 있습니다.

쇼핑몰 운영자의 고충을 해결하고자 하는 회사 취지에 이러한 경험이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네요. 

저 또한 쇼핑몰 천국을 만들어 보려는 게 최종 목표구요.

끝내 쇼핑몰과의 인연을 끊지는 못하나 봅니다 ㅎ

 

오늘도 글을 쓰다가 날이 바뀌어버렸네요;;

상쾌한 기분으로 오늘 하루도 시작해야겠습니다.

모든 사장님. 예비 창업자분들 힘내세요^^

저도 다음에 글을 쓸 땐 꼭 돈 많이 번 이야기 쓰겠습니다!